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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올라오는 감기약에 관한 자료와 관련한 개인적인 생각.
게시물ID : humorstory_3218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늘이유머
추천 : 6
조회수 : 24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0/20 11:05:13

간만에 주말당직이라 평일엔 생각지도 못했던 오유를 감상하던중에...

감기와 감기약에 관한 자료가 눈에 띄더군요.

우리나라에선 감기약 처방을 너무 과하게 한다 뭐 이런 내용입니다.

사실 "과하게" 라기보다는...

외국과 비교하면서 "비정상적으로 한다", "미친짓이다" 라는 느낌을 줍니다.

근데요.

웃기는게요.

약을 처방해주지 않으면요.

무능한, 실력없는 의사가 된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감기환자들은 감기 증세가 사라지면 감기가 나았다고 생각하거나,

낫지 않더라도 일이나 업무 수행을 위해서 즉 먹고살기위해서 가시적인 증상완화를 원합니다.(사실 이게 더 중요한 이유인듯합니다)

무지 혹은 혹독한 사회환경 때문이지요.

 

제가 아는 단 하나의 사례를 예로 들자면요.

제 아버지는 내과의사입니다.

절대 약을 쉽게 처방해주지 않으십니다.

환자에게나 가족에게나.

심지어 제가 국민학교 다닐때 어머니께서 지독한 감기몸살로 사경(?)을 헤메실때도 곳 나을거라고 하시면서 그 어떤 약도 주지 않으셨죠.

그때 어머니께서 제게 했던 원망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거의 25년전이지만 기억납니다.

"너거 아버지가 나 죽으라고 저카는갑다." 이러시면서요 ㅎㅎㅎ 그러면서 우시는데 그 당시 굉장히 충격적이었지요. 아버지가 너무 무자비해보였어요. ㅎㅎㅎ

근데 아버지께서도 독감걸리셨어도 약안드시고 그냥 버티시더군요. ㅎㅎㅎ

암튼 당시는(제가 국민학교5,6학년때) 의약분업도 없었고요.

내과는 약팔아 먹고산다해도 과언이 아닐 때였습니다.

내과는 약팔아 빌딩세운다는 얘기도 돌았죠, 의사들 사이에선... 아버지 친구분들께서는 공부 좀 더 해서 내과 갈낀데 이런 농담도 하시고...

하지만 아버지는 정말 필요한 약 아니면 절대 약을 지어주지 않으셨죠.

항상 하셨던 말씀이 "약은 곧 독이라."

특히 노인분들께서 제발 약좀 달라고하셔도 오히려 화를 내셨지요.

그래서 아버지 병원은 망했습니다.(제가 국민학교 5,6학년때요)

말 그대로 망해서 문을 닫았습니다.

약을 안주고 곧 나을거라고 말하면서 푹쉬라고만하니 무능한 의사가 됩겁니다.

어르신이 약달라고 사정해도 오히려 화를 내니 불친절한 의사도 되었구요.

무능하고 불친절한 의사로 소문나게 된 아버지 병원에 환자가 점차 줄어들고 결국엔 망했습니다.

아버지에게 환자란 신체의 일부가 이격된다거나 맹독으로 사경을 헤맨다거나 뼈에 중대한 이상이 생긴다거나 급한 수술이 필요한 뭐 그런 경우만 해당되거든요.

암튼 제 10대 시절에 아버지는 시골에 있는 약간 큰 병원 원장으로 전전긍긍하시면서 빚만 늘리신 기억뿐이네요.

그 병원들 원장으로 가려면 CT나 MRI 기계구매에 대한 빚보증을 서야했거든요.

결국 저희집은 보증빚 갚느라 어머님도 일하시고.ㅎㅎㅎ

저 고등학교때 어머니께서 보증은 부모자식간에도 서는게 아니라고 하실정도였고 저도 부모님께 농담조로 빚상속만은 받지않게해달라고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얘기가 길어졌네요. ㅎㅎㅎ

몇일 푹쉬면 감기는 낫겠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감기 나으려고 몇일 푹 쉴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됩니까?

이런 팍팍한 사회에서는 사회 환경(시스템)이 변화하지않고서는 의사가 처방하지 않으려해도 환자가 증상완화를 위해 약을 찾게됩니다.

너무나도 웃기는 현실이라서 유머글게시판에 적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제 아버지는 환갑이 넘으신 연세에도...

의대갔다가 때려치고 뒤늦게 공대로 간 막내 동생의 학비를 위해서 일을 하고계십니다.

여전히 약은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처방하십니다.

병원에서 비타민제를 팔기는 하는데요.

이번 추석연휴 중간에 (10월 2일이군요) 우연히 아버지 병원갔다가 들은 환자와의 대화.

아버지 : 밥잘먹고 잘 쉬시고 운동도 꾸준히 하이소

환자 : 밖에 있는 비타민먹으면서 하면 더 좋겠지요? (판매하는 비타민제가 진열되어있음)

아버지 : 밥 잘먹고 운동하고 잘 쉬면 그런거 먹을 필요가 없싶니데이.

어머니게 일렀더니 어머니께선...

"아부지는 그게 문제다. 그냥 같이 먹어도 된다카면 좋겠구마는..." 하며 그냥 웃으시더군요.

결론은...

의사나 환자나 모두 먹고살기 힘든 대한민국입니다.

소신대로 살기 힘들고, 밥벌이하기 힘들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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