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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일지 1 - 전화, 담배와의 전쟁
게시물ID : military_90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할매검
추천 : 5
조회수 : 227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10/20 12:28:26

음칫둠칫 음슴체!!

 

나는 어느 후반기 교육단의 훈육조교였음.

 

매주 각 중대별로 돌아가며 매주 병력을 받고 그 텀은 4주에 한번정도로 그 병력들은 한달 있다가 자대로 가는 체제였음.

 

당시 나는 야수교라고 하는 곳의 훈육 조교였고 운전조교와 훈육조교로 대대가 나뉘었음

 

그리고 병력관리를 하면서 몇몇 큼직큼직한 텀이 있었음.

 

시험기간이라 시간 관계상 첫번째 에피만 쓰겠음

 

다들 야수교 하면 천국이네 뭐네 하지만 내때는 달랐음.

 

훈련소에 있을때 이미 군생활을 반년 정도 한 친구의 인터넷 편지를 받고

 

'야 야수교 전화 담배 다 통제라던데 ?ㅋㅋㅋㅋ' 라는 말에 뭔 개소리야. . 야수교 천국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하다가 가서 소위 멘붕을 겪었음

 

어쨋든 그런 시절을 거쳐 난 훈육조교로 발탁되어 불철주야 열심히 근무 했음

 

그런데 전화 담배가 훈련소에 이어 통제되다 보니 여러가지 문제가 많았음.

 

1. 전화

 

이게 왜 통제되었는지는 온갖 루머가 돌았음

 

그중 하나는 한때 무척 자유로웠던 전화였지만

 

한 교육생의 통화가 사단을 냈다고 하는 설이었음

 

예비역은 알겠지만 PX라는 곳이 있고

 

거기에는 전자레인지라는 것이 있고 냉동 식품이라는 게 있었음

 

그날따라 시간이 남아 돌았던 한 교육생은 친구랑 같이 냉동식품을 돌리는데

 

사실 한봉지만 넣고 4분 정도 돌리는 게 정석임.

 

그 이상의 용량을 넣으면 4분가지고는 택도 없음

 

하지만 그런 이론으로는 한개의 전자레인지로 냉동 3개만 돌려도 10분이 넘게 소요되므로

 

엄청난 눈치와 교육생들 사이에 선임/후임 기수가 존재했으므로 (물론 서로 존대는 해야했지만)

 

전자레인지를 독점 할수 없었음.

 

그랬음.. 전자레인지 선점은 권력이었음.....

 

어쨋든 급하게 돌려서 다 되지도 않은 상태로 꺼내고 아 뭐야 하다보면 이미 다음 순번의 사람들이 열심히 전자레인지 돌리고 있음.ㅁ

 

빼도박도 못하는 거임

 

어쨋든 그런거완 상관없이 다 녹지도 않은 냉동을 우걱우걱 과식 했다고 함.

 

그리고 그 다음날 배아프고 설사한다고 엄마한테 징징

 

엄마가 아들사랑이 유별난건지 아님 고발프로 매니아셨는지는 몰라도 KBS인가 공중파에서 부대로 취재옴

 

그래서 식당과 조리실 검사를 했는데 오히려 청결이 아주 우수한 상태였다고 함.

 

(우리 식당 개쩝니다... 좁지만 깨끗함.. 왜냐고 ? 우리 훈육조교들이 교육생하고 했거든..........못하면 개욕먹음)

 

그래서 그것을 계기로 전화 금지.

 

그리고 우리는 어쩔수 없이 교육할때는 보안을 위해서라고 함. 하지만 이걸 납득시켜야 하는 우리도 정말 괴로웠음.

 

우리도 다 교육생시절을 거쳤기 때문에 그 마음은 십분 이해가 갔지만.. 나도 버텼다고 말할수 밖에.

 

그래서 인지 우리 부대는 편지가 정말 많이 왔음. 점호시간에 각 조교가 담당하는 병력별로 점호를 취하곤 헀는데 편지 나눠주는게 일이었음

 

어쨋든 이것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전화가 가능했던 시기는 내 군생활동안 없었음

 

4주차 마치고 면회외박이 가능했는데 이때도 편지로 부모님께 여부 여쭤보라고 말해야 할때는 내가 진짜 개X끼 된 기분이었지만...

 

전화가 가능할때도 있었고 안될때도 있었고 어쨋든 그때그때 달랐음. 원래 그런거지 뭐

 

 

2. 담배

 

나는 비흡연자라 모르겠는데

 

어쨋든 우리때부터 연초가 안나온걸로 알고 있음.

 

그리고 절대 담배를 못피우게 하다보니 또 온갖 부작용 폭발

 

이것의 유력한 이유는 나름 신빙성 있는데

 

우리가 교육생 병력이 참 많음. 대충 500이라 치면 (사실 더 많지만 예를 들어.)

 

그런데 얘들이 쉬는 시간마다 담배를 핀다고 생각해보면 흡연자 비율 절반이라 치면 250명

 

개들이 흡연구역에서 군기 흐트리며 (담배 필때 자연스럽게 건들거리고 순간 예비군이 빙의하는 모습을 종종 볼수 있음)

 

한번마다 250개의 담배꽁초와 200개가 넘는 침 웅덩이가 생기는 거임

 

하루에 쉬는 시간마다 그런다고 치면 엄청나겠지.

 

그래서 관리가 안되고 그당시 우리부대에서 추진했던 체력 보강 프로그램이 있어서 흡연 불가!

 

하지만 이걸로 정말 힘든건 조교들이었는데

 

혹여나 자기 병력이 담배피운걸 다른 대대 간부한테 걸리는 게 최악

 

(담배 있는지 검사 안했냐 부터 해서 아주 별 개소리를 다함. 안했겠니 ? 그런데 꽁초 얻어서 어디서 라이터 주워서 피고 하는 거임

진짜 담배 숨겨논 얘들은 소수임. 걸리면 정말 사단이 남)

 

그리고 정말 교육생과 훈육조교간의 심리전이 벌어짐

 

나도 이것때매 얘들한테 윽박지르고 협박도 해보고 정말 못할짓 했음. 하지만 확실히 알아야 할건 나도 어쩔수 없었다는 것임

 

대게 심증이 가는데... (입과 머리에서 담배냄새 혹은 손가락에서 담배냄새.이건 아무리 씻어도 건물 내에선 담배 냄새가 전혀 없으니 안날수가 없음)

 

확실한 물증이 없다는 것임.

 

그럴땐 선임들과 혹여 중대장귀에 들어가면

 

이새키 그냥 보내주면 우린 병신되는 거임. 생활관 들어가서 ㅋㅋㅋㅋ 야 안걸렸다 ㅋㅋㅋㅋㅋ 할거라는 거.

 

하지만 다들 알겠지만 몰래 하는 것 보다 잡아내는게 훨씬 힘듬.

 

그런 예민한 상황에서 지내다 보니 진짜 감이 날카로워지디 날카로워졌음

 

사람의 행동 하나만 봐도 느낄수 있었음. (이건 뭐 얘기해보면 아... 아니구나/ 혹은 어 진짜네 로 되긴 했지만 대게 후자였음)

 

어이없는 예를 하나 들자면

 

밥먹고 훈육조교 끼리 모여서 자판기 커피한잔 빨려는데

 

저기 건물 저편에서 교육생 두명이 어색하게 올라오고 있는 것임.

 

그냥 훈육조교들 보면 자연스레 얘들 몸이 경직되니 그런가보다 했음. 그리고 우리 중대 얘들이 아니라서.

 

갑자기 내 옆에 선임이 걔들 부름. 자기 중대 교육생이라고 함.

 

왜 부르지 했는데 대뜸 하는 말이

 

" 야 . 너네 담배폈지"

 

" 아.. 아닙니다"

 

그런데 얘가 너무 당황을 하고 말을 하는 것임

 

우리도 좀 벙 쪘긴 헀음

 

그런데 다음 하는 말이

 

"똑바로 말 안해"

 

"죄... 죄송합니다!"

 

잉 ?

 

진짜로 핀거여씀..ㅋㅋㅋㅋ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 평소 저시키 눈여겨 봤다고 함.

 

면담해보니 왠지 담배 피우는 거 못참을 것 같아서...

 

병력 관리를 거의 자력으로 하다보니 얘들 들어올때 데이터나 특이사항을 아예 문서로 보관하곤 했음. 그게 나중엔 문서적 증거로 남기도 하니까.

 

그걸 위해 면담을 하곤 했는데 그냥 촉이 그랬다고 함.

 

근데 이게 웃어넘길게 아닌게.. 나도 이런적이 몇번 있었음

 

이게 증거가 없으면 몰아세우지 않는데 그냥 단순한 유도 심문에도 얘들이 과민반응하면서 걸려드는 경우가 많았음.

 

직업병인지 군대 있을때는 정말 예민하고 사람들 행동 하나하나의 의미가 눈에 보여서 많이 날카로웠음

 

별로 밖으로 대놓고 드러내진 못했지만...

 

 

 

지금은 그저 커피한잔의 여유를 아는 낙천적인 아저씨...

 

시험기간이라 다음편은 다음에 ..

 

 

 

ps.군사보안 때문에 수위 조절하느라 힘드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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