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화영왕따사건을 보고 나는 많이 찔리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일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들에 찔리고 있다, 지난 날의 나를 타인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했다.
누군가 한명의 생각에 휩쓸려서
줏대없이, 피해입은 것도 없이, 남들이 싫어한다고 하니 나도 그 사람을 멀리하고.
잘못했다. 나는 정말 잘못해왔다.
나의 정신은 정말 줏대없고 나약하구낭
솔직히, 나는 정말 잘 모르겠다. 도대체 누군가 억울하게 까이고 있을 때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하지?
그냥 반박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
"아니 고작 그런 이유로 왜 이리 그 아이 욕하니.
그 애 행동이 그렇게 나쁜건가 그냥 눈치가 없어서 실수한 것 같은데.
너네 생각 오해일 수도 있잖아.
그 애한테 너네 생각 직접 말하고 풀은 적도 없으면서.
내가 생각하기에는,
걔가 눈치없이 달라붙는 게 싫지만, 붙지말라고 대놓고 말하기엔 너희 자신이 너무 나쁜 거 아니까-
그래서 그냥 밉상이라고 뒤에서 욕할 뿐이었던 것 같다.
결국 애초에 걔가 밉상으로 보이게 된 원인은 잊어버린 채, 너희 그냥 감정만 남아서
걔가 뭘 하든 여우짓이고 밉상이라고 삐뚤게 보는 거 아니니.
너희는 여럿이지만 걔는 너희 덕에 지금까지 혼자야."
요렇게 내 생각을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 그렇게 말하면, 나 역시도 여러명을 적으로 돌리게 되니까
그래서 나 항상 진짜 가식적으로 맞장구치고 그랬다.
또한 그 억울한 사람에게 나는, 화날 일 당한 적도 없으면서
조금씩 막 싫어하는 티내고 좀 멀어지려고 하고 그래서 결국 진짜 멀어지고 그랬다.
진짜 미안하고.. 그런데 더 미안할 일은,
잘못되었다는 걸 잊고
나 역시도 진심으로 그 사람을 밉상으로 여기게 되더라
한달 쯤 뒤에는 나도 진심으로 뒷담화하고 있더라
그런데 어느 순간 뒷담화는 시들해지고
이 일과는 아무 상관 없었던 다른 무리에서
그 사람에 대한 동정론이 막 피어오르면
그리고 왕따를 주도한 무리에게 화살이 점점 꽂힐 듯 싶으면
그럼 그때서야 나, 아.. 정말 미안하다. 그 사람에게 너무 미안하게 느끼고 반성한다.
결국 아주 나중에는 꼭
언제 욕했냐는 듯 모두가 잘 지내는 시기가 반드시 오더라.
그럼 나도 얼굴에 철판 깔듯이 다시 그 사람과 잘 지내려고 하고 그런다.
그 애 눈에는 내가 얼마나 미친년일까?
나는 항상 그런 식이었다.
내가 20년 내내 왕따 한번 안 당하고 살아온 이유가 이건가.
악순환에서 벗어나고 싶다. 도대체 뒷담화를 듣고 있을 때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거징
맞장구도 안 치면서
내 생각 말하면서
욕 먹는 대상에게 내가 하고픈대로 잘 대해주면서
욕도 안 먹는 방법은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