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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부지 군대 썰 2(약혐)
게시물ID : military_90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놔다중복
추천 : 16
조회수 : 154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10/20 22:19:23

사람들이 썰을 어떻게 끝낼지 고민한다는 데 난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음.

그래서 그냥 시작함

ㅇㅇ


1.

군대에선 자살이 많다고 들었음.

예나 지금이나 갈굼이나 훈련이니, 사회에 있을 때는 겪어보지 못한 고생들이 많다보니 견디기 힘들어서 그런가 봄.


30년 전 쯤에 자살과 관련해서 해군들 사이에선 불문율이 있었다고 함.


"배에선 절대로 혼자 밤늦게 화장실을 가지 마라."


그 이유가 밤 늦은 시간에 혼자서 화장실 가는 놈 중에 자살이 많기 때문이라고 함.


울 아빠도 배에 있을 때 그렇게 자살한 사람을 본 적 있다고 하셨음.

되게 더럽고 끔찍한 장면이라고 얘기해 주심.

온몸에 있는 배설물들이 배출되고 혀가 입 밖으로 나오고, 눈이 터질것처럼 부풀었다고 하셨음.


아직도 뉴스보다 군대에서 무슨 사고가 있었다, 라는 기사만 뜨면 바로 숟가락을 놓으심. 더는 입맛 없어서 못드시겠다고.



2.

해군들이라면 대부분 수영도 잘하고 멀미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데 거진은 사실임.

물론 그에 해당 안되는 몇프로가 존재하긴 하지만 군생활 하다보면 인간의 한계라는 걸 실감한다고 하지 않슴?

울 아빠도 어릴 땐 멀미 엄청 심하셔서 소풍 갈때도 비닐봉지는 꼭 챙기셨다고 함.


그러나 배에 타서 갑판도 닦고, 훈련도 받다보니 이젠 통통배 타고 태풍이 몰아치는 밤바다도 헤쳐나가실 기세임.

오죽하면 유전인진 몰라도 멀미가 엄청 심한 나보고 해군 자원입대하라고 강력 추천하실 정도임.


그러나 울 아빠도 딱 하나 저얼대로 적응 안되는 멀미가 있다고 함.

그게 바로 피칭.


배가 흔들리는 데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좌우로 흔들리는게 롤링.

앞뒤, 위 아래로 흔들리는 게 피칭임.


흔히들 멀미를 겪는게 롤링인데, 피칭이 일어나면 아무리 적응을 하려해도 강심장이 아닌 이상 견디기 힘들다고 하심.

피칭으로 인한 멀미를 예로 들다면 아아아아주 작은 바이킹이 3초마다 연속적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편함.


언제는 먼바다로 나간 적이 있었는데 피칭이 일어났다고 함.

피칭이 일어나기 전까진 롤링 때문에, 온 해군 선원들이 침대에 보깔고 누워있었는데 좀 나가니 피칭이 일어나기 시작했음.

아부지도 첨에는 뭔가 놀이기구 같아서 일시적 무중력 감에 신났다고 하셨음.


근데 그게 10분이 되고 30분이 되고 1시간이 지나도 끝나지 않자, 차라리 롤링을 내노라고 하실 정도였다고 하심.

아무리 약간의 스릴이 있다곤 하지만, 온몸의 내장이 쿵쿵! 하고 떨어지는데(그것도 한시간 내내) 누가 기분 좋겠음.


결국 세시간동안 피칭을 겪으신 아부진, 지금까지도 바이킹을 안 타심.



3.

울 아부지한테 해군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뭐냐고 물어보면,

하나는 족구 하다 날려먹은 공, 이병 시켜서 가져오게 하다 부대장한테 걸려서 사흘 밤낮을 쳐맞은 사건(울 아부지 군대 썰 1에 있음)하고

등대 실종사건이라고 하심.


어느날, 태풍으로 인해 해상훈련이 취소된 아부지 부대는 출항을 취소하고 항구로 들어오던 참이셨음.

그때 저 멀리 등대에선 한 쌍의 커플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함.(그 당시에 사진을 들고 있는 걸로 보아 부자인거 같다고 하심.)


대충 이런 구조



뭔가 신기한 두 생물의 조합에 열이 뻗치신 아부지 부대는 와, 나 ㅅㅂ 개새끼들 깨져라깨져라 하시면서 이를 가셨다고 함.

물론 내심 바다까지 올 정도의 커플이면 뭔가 저지를 거 같다는 생각에 부러웠다고 하심.(이 대목에서 어무니, 아부지를 흘기심.)


그때, 갑자기 두 사람에게 파도가 몰아쳤고, 순식간에 방파제 너머에 있던 커플들이 사라졌다고 함.

너무 순식간에 지나간 일이라, 부대원 모두 뭐지 ㅅㅂ? 하면서 벙쪄있다가 버뜩 정신 차리고 상부에 보고 올림.


결국 두 사람을 실종된지 일주일만에 발견되었다고 함.

원래는 해경들만 수색했는데 5일 째부턴 인근 해군부대도 수색명령이 떨어져서 아부지도 모래사장 뒤져다시셨다고 함.


여자는 실종된 위치에서 10키로나 떨어진 바다 위에서 거의 두 배 이상 불어난 상태로 발견 되었고, 남자는 바로 밑 방파제 사이에 끼어있었는데, 온몸이 파도에 부딪쳐서 이리저리 찢겨져 나가있었다고 함.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두사람은 어릴 적부터 친구였고, 그 해 대학도 같이 붙어서 축하여행으로 바다에 놀러왔다고 함.

그날 이후로 울 아부진 태풍은 물론이요, 비 많이 온다고 하면 한강 근처도 안 가심.




부디 오유인들도 태풍 부는 날엔 바다 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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