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똥돼지라는 거 제주도에 놀러가면 가이드가 "제주도 똥돼지 들어보셨져? 헤헤 저 돼지는여- 똥을 먹는 돼지예여-"
하면 호호호 웃고 그럼 가이드가
"진짜로 똥을 먹는다니까여? 헤헤 화장실에서 똥을 싸면 돼지가 우르르 와서 챱챱하고 먹어여- 그래서 오지 말라고 막대기로 쫓기도 해여-"
하면 막 호호호호 웃고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진짜 잔인한 것 같아요.
돼지라고 똥을 먹고 싶겠어요?
식탐 많은 돼지로 태어나서 먹고 싶은 게 많을 거 아니에요 막 생크림 발라진 케이크도 먹ㄱ싶고 따뜻한 밥 한 숟갈을 된장국에 말아서 먹고 싶고.
\그런데 먹을 거라고는 똥밖에 없어!
돼지도 가족이 있고 자식이 있을 것 아니에요. 자식에게 좋은 것 먹이고 싶은 건 부모의 마음이잖아요.
그런데 자식한테 먹일 게 똥밖에 없어!
막내아들이 엄마 엄마 우리는 왜 똥밖에 못먹어? 하면 고개를 푹 숙이고 아들아.. 미안하다.. 하지는 않겠지만 잔인하잖아요!
어떻게 똥을 먹이죠? 돼지들이 오죽 배가 고팠으면 사람이 똥을 싸는데 고개를 들이밀고 킁킁거렸겠어요.
그리고 눈앞으로 꾸리꾸리하고 따끈따끈한 게 똑 떨어지면
그래.. 그래 저거라도 먹고 살아야 내 새끼들 죽지 않게 키울 수 있어.. 생각하면서 우걱우걱 먹을 것 아니에요.
게다가 똥을 먹이는 걸로도 모자라 이름마저 똥돼지야 똥돼지. 누군가에게도 분명 이름이 있을 것 아니에요. 꿀꿀아 라든가.
꿀순아 돼돌아. 근데 똥먹는다고 똥돼지야 이렇게 부르는 게 얼마나 잔인해요.
아 진짜로 물고기만큼 잔인한 게 똥돼지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