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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장병을 위한 육군에서 살아남기[최신간][스압]
게시물ID : humorbest_3753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노서방
추천 : 33
조회수 : 13834회
댓글수 : 4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7/31 11:18:36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7/31 11:03:14
 군대 떡밥이 뜸한 틈을 타, 
전적으로 제 경험에 근거해 최신화 매뉴얼 올립니다.
군대 편해졌으니까, 쫄지마시고 지금 입대하세요. 두번 하세요.

아무튼, 모든 내용은 제가 복무한 시기(09년 3월 ~ 11년 1월)에 제가 복무한 부대에서의
있었던 일에 근거했다는 점 알아주시고, 편의상 반말로 진행합니다.





 신세대 장병을 위한 육군에서 살아남기

 상황 : 병영 부조리를 박멸하겠다는 의욕에 넘쳐, 
        소원수리 반영률이 높고, 일이등병끼리는 거의 맞먹으며
        상병장들은 일이등병을 상대하지 않으려하는 보통 부대.



 1. 전입 첫날

 아마 당신은 뭘 어쩌면 좋을지 막막할 것이다.
차라리 상병장들이 달려들어 누나동생아는여자 있느냐고 물어보고, 이것저것 말을 걸면
그게 설사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라도 이대로 멍 때리고 있는 것 보단 나을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신세대 병영문화의 키워드는 '단절과 무시'다. 상병장들은 당신을 귀찮아 할 것이다. 

'혹시 이 놈 자식도 꼴통 아닐까?'
'무슨 말 잘못했다가 영창가는거 아닌가?'
'요즘 애들 다 똑같지. 괜히 엮이지 말고 담배나 펴야지'

 당신은 아무 것도 한 것 없이, 이제서야 입대했다는 것 하나로 
요주의병사, 짐덩이가 된 것이다.

 아마 제풀에 쫄아 각 잡고 앉아있을 테지만, 힐끔힐끔 TV에 눈 돌려도 상관없다.
어짜피 상병장들은 그런 걸로 당신을 갈구기엔 너무 지쳤고, 너무 겁먹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보면, 일이등병들이 사지방이나 당구장에서 놀다 올라올 것이다.
그제서야 당신의 일이등병 선임들은 당신을 둘러싸고 앉아 이런저런 질문을 던질 것이고,
당신 피복을 세탁해주거나 같이 샤워하자고 데려갈 것이다.
그들에게는 쩌렁쩌렁한 소리로 대답할 필요도, 긴장해서 쩔쩔 맬 필요도 없다.
이미 오늘날 군대에는, 일이등병과 상병장이라는 계급으로 이분화 되었다.
다만 그 중에서도 가장 찌질해보이고 병신일 것 같다는 느낌이 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철저히 선임으로 대해라. 그런 놈들일 수록 계급에 연연하는 법이다.


 2. 전투 PX

 해병대나 전경이 아니고서야, 육군에서는 신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가혹행위는
거의 이미 근절되었다.(ex. 똥싸지마라, 물먹지마라, 이거 다 먹어치워라, 움직이지마라 etc)
그 중에서도 엄청난 양의 과자를 강제로 먹이는, 이른바 전투PX는 대체로 그 수준이 완화되었거나 사라졌다.
(나는 2만원어치, 음료수도 사줬다. 아무래도 그냥 순수한 마음에서 먹여준 모양이다.)

 아마 일병이 막 꺾인 선임이 당신을 PX에 데려가 샴푸 폼클렌징 스킨로션 등을 살 수 있게 해주고,
더치페이로 먹을 거리를 잔뜩 살 것이다.
그 선임이 "너 이거 다 먹어야된다? 못먹으면 뒤져?" 라고 말한다 해도,
그냥 웃으면서 "ㅎㅎ 잘먹었습니다. 아, 더는 안들어갑니다"라고 하면 끝.
일이등병은, 서로 존댓말 쓴다 뿐이지 같은 계급이나 다름 없다. 조빱이라는 말이다.
쫄지말고 의사를 당당히 밝혀라. 만약 일이등병이 당신을 위협한다면 살짝 인상을 찌푸리는 걸로 충분하다.
그 놈들도 그런 거 일일이 소원수리 써서 보낼 놈 보내고, 죽일 놈 죽여서 
오늘날 선진 병영문화를 일구어 낸 것이다.

 상병장은 당신을 PX에 데려가지도 않을테니 기대도 하지마라.
자기를 끍을지도 모르는 잠재적 위험요소에게 자기 돈 써가며 먹여주는 마음씨 좋은 사람은 많지 않다.


 3. 이미지게임

 전입 첫날을 단골 손님은 이미지 게임이다.
보통 "이 중 누가 제일 좆같이 생겼느냐", "이 중 누가 게이인 것 같냐?" 따위의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강요하는 게임인데.
만약에 아직도 이미지 게임을 하는 화목한 내무실에 전입갔다면,
그냥 너무나 곤란하고 쩔쩔 매는 시늉을 하면서 아무나 찝어라.
퍼센티지는 내무실 제일 호구일 듯한 사람 40%,  
맞선임 30%(맞선임 선택불가 핸디캡이 붙는다면, 그나마 계급차이가 덜나는 선임으로), 
두단계 윗 선임 20%, 개말년병장 5%, 상병 5%가 적당하다.

 폭탄 몰아준 호구가 사실 실세였다거나, 실세의 비호를 받는 사람이더라도 쫄 필요는 없다.
말로는 너 꼬였다 좆됬다 해도, 게임에 뒤끝 부리는 거 추하다는 건 자신들이 제일 잘 안다.
앞으로 그 사람 위주로 잘하면 된다.

 하지만 신세대 병영에서는 이미지 게임도 징계대상이다.
실제로 이미지 게임 주도하다가 군장도는 케이스만 4번 이상 목격했다.
아마 당신의 상병장 선임들은, 신병이 들어왔다는 것 자체만으로 깊은 피로감을 느끼고 잠들 것이다.
당신 옆자리의 맞선임이 배겟머리에서 조곤조곤 말을 걸지도 모르지만,
조금 대꾸해주다가 졸리면 걍 자라. 어짜피 곧 맞먹을 상대다.


 4. 교육

 군인으로서 알아야 할 내용에 대해서는 훈련소에서 살짝 맛보았을 것이다.
훈련소에서 배운 내용은 기초 중의 기초로, 군인이라면 모두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아무리 병신이라도 군인이라면 알아야 하는 것으로는
직속상관 관등성명(내무실엔 중대장, 대대장만 나와있는데 참모총장까지 알아야한다)
자기 총번, 자기 군번, 병기본(4개 or 5개 과목), 초병 일반수칙, 
초병 특별수칙(근무나가는 초소별로), 무기 사용시기, 복무신조, 군장 싸는 법,
전시 평시 임무, 주특기 등이고.   
 제대로 된 군인이라면,
병영생활 행동강령, 10대 군가, 임무카드 내용 전반, 대적관 10개 항목,
내무실 청소구역, 각 소대 소대장 혹은 처부장 관등성명.
 에이급이라면,
중대 전 병사 관등성명 및 서열, 중대 간부 관등성명(70% 이상 정도)는 마스터해야 한다.
 여기에 당신이 위병소 근무라도 들어간다면,
당신 부대에서 근무하는 모든 간부 군무원의 관등성명과 차종, 차 넘버에
직속상관과 인근부대 부대장들의 차종, 차 넘버, 얼굴까지 알아야 한다.

 이런 사항들을 일시에 외우기는 대단히 어렵다.
게다가 사람이 긴장하게 되면, 그렇게 외웠던 것도 안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과거 군대의 교육원리는 이러했다.
 "신병이 숙지해야할 내용이 방대하다는 건 알고있다.
  때문에 신병이 하루아침에 모든 걸 암기하고, 제대로 활용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군인이라면 몰라서 안되는 것이므로 어떻게든 외워야 한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 인간은 놀라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존나 갈군다." 

 물론 오늘날 군대에서 이러한 비인간적인 교육법은 사라졌다.
그저 당신의 능력을 믿고 숙지하기를 기다려 준다.
물론 빨리 외우는 게 좋지만, 좀처럼 잘 외워지지 않는다고 해서 걱정하진 마라.
상병장은 후달려서 당신을 갈구지 않을 것이고, 일이등병 들도 태반이 병기본과 근무수칙조차 
암기하지 못해 진급누락을 밥먹듯이 하는 놈들이니까.


 5. 내무생활

 과거 짬 좀 되는 사람에게, 병영 내 내무부조리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해 물었다.
그는 "그런거라도 있어야 짬 먹는 재미가 있고, 시간이 가는 것 같다"고 답했다.
말하자면 사병간의 계급은 별 것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내무부조리나 가혹행위는 군기확립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진이 당신을 가지고 놀 듯, 계급 믿고 까부는 장난인 것이다.

 때문에 내무부조리가 없어진데도, 상병장들의 말처럼 군대가 개판이 되지는 않는다.
내일 모레 입대하는 당신의 부대의 내무생활은, 아마 고등학교 때 학급생활보다 편할 것이다.
군대의 일찐들은 당신을 괴롭히지 못한다. 그냥 병신취급할 뿐이다.

 마치 조선 후기처럼, 계급이라는 개념이 흔들리면서도 여전히 선임들은 그 헛된 권위에 연연하고 있다.
당신은 그들에게 
 "아, 김 상병님. 당구장에 세 놓으셨습니까?" 라거나
 "박 병장님. 리모컨 가지고 있으면 채널 좀 돌리시지 말입니다."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그들에게서 큣대나 리모컨을 빼앗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일이등병 선임들은 당신을 데리고 사지방에 갈 것이다.
사지방에는 계급별로 좌석이 할당되어 있어, 자리를 구하기 쉽다.
물론 선임이 시켜주는 건 없으니 잽싸게 아이디를 발급받고 8시까지 인터넷을 즐겨라.
8시 쯤에 씻고, 8시 반에 청소시작하면 딱이다.

 옛날에는 방송대기라고, 중대본부에서 방송이 하달되면 그 내용을 내무실 선임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어디서 들었을지 모르지만.
당신 상식대로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게 하기위해 설치한 방송 시스템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방송이 들리지 않는 구석까지 기어들어가 짱박힌 선임 잘못이니
그런 조언따위 쿨하게 쌩까면 된다.

 담배는 우수로 피건, 좌수로 피건, 발가락에 꽂아서 피건 상관없다.
경례해야할 사람이 나타나면 주섬주섬 담배를 옮기고 오른손을 눈썹에 가져다 대기만 하면 된다.

 밥도 당신이 먹을 만큼 퍼서, 먹을 만큼 먹고, 남으면 버리고, 다 먹으면 일어나면 된다.
당신 집에서 하던 그대로 하면 좋다.
메뉴가 별로라서 밥을 모두 내다버렸다면, PX에 가라.
예의상 분대장과 당직사관에게만 말하고 가면 된다.


 5. 진급

 당신이 군인으로서 마땅히 알야할 것을 알고, 군인으로서 당연한 체력을 가지며,
군인으로서 평범한 수준의 사격실력을 갖추었으며, 일정한 시간이 흐른다면 진급할 수 있다.
소정의 평가를 받고 합격한다면 그 시간부로 진급이다.
아직도 중대장이나 분대장에게 진급신고를 하는 관습은 남아있지만,
모든 선임들에게 진급신고를 하는 터무니 없는 부조리는 없어졌다.

 내가 복무한 부대에서는, 진급신고 절차로 수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한 큐에 마시는 전통이 있었는데
이전 계급 때의 구질구질한 태도를 씻어버리라는 의미였다.
약 1리터에 달하는 물을 원샷으로 마시는 건 제법 어려운 일로, 가끔 토하는 사람도 있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어서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의식을 치르고 나면, 귀찮다는 듯이 진급신고를 받던 선임의 태도도 진지하게 바뀌고
진심으로 진급을 축하하며 뽀글이를 끓여주는 것으로 신고가 끝난다.
물론 이런 후달리는 가혹행위는, 자연히 사라졌다. 진급신고 같은 건, 
 "아, 정 상병님. 저 이번에 일병진급했습니다. 저도 이제 짬 좀 되지 말입니다ㅎ"
정도로 충분하다.

 만약 당신이 평가에 탈락해, 진급 누락되었다고 해도 그리 걱정할 것 없다.
당신 주위의 일이등병 선임들은 제때 진급한 사람보다 한 두달 누락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고
복무기간 단축의 영향으로 병장은 달지도 못하고 전역하게 될 사람도 제법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6. 복무태도

 신세대 장병의 감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구세대 선임들과 간부들은
당신에게 근거없는 적의를 보일 수도 있다.
선임이나 초임하사 급은 가뿐히 보내버릴 수 있겠지만, 중사 이상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빨라도 그 부대에서 2,3년은 굴러먹었고, 많은 경우 5,6년까지도 조지고 앉았던 사람들이다.
그만큼 아는 사람도 많고, 온갖 편법과 규정에 익숙한 그들에게 밉보이는 건 대단히 곤란한 일이다.

 우선 한가할 때 복무규정을 완독해라.
복무규정에는 근무 투입절차나 요령부터 관물대 정리까지
대단히 시시콜콜한 모든 규정을 정리한 FM 매뉴얼이다.
군대에서 추억 만들 생각은 일찍암치 접어버리고, 규정대로 한다면 꼬투리 잡힐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나름 FM으로 복무 중이라 해도, 간부에게
 "어디 한번 규정대로 해봅시다!"
같은 말은 삼가는게 좋다.

 그들은 굴러먹은만큼 영악한 자들이라, 규정대로 당신을 끝없이 괴롭힐 수 있다.
그저 마주치지 않게 조심하고, 간부와 함께 있는 자리는 최대한 빨리 피하는게 좋다.



 7.[번외] 군생활 힘들게 하는 법

 당신을 귀찮아하고, 두려워하며, 골칫거리로 여기는 상병장급 선임들에게 
끝없는 인내와 선의로 다가가라.
물론 새파란 신병이 쓸데없이 말을 건다면 "저리꺼져"라는 대답밖에 듣지 못하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짬 좀 되는 사람이 말을 건다면, 성심성의껏 그리고 재밌게 대답해라.
당신이 개념 충만하고 왠지 웃기는 놈이며 사회에 있을 때 같았으면 말이 좀 통했을 것 같다고
여겨진다면, 가끔씩 당신에게 말을 걸 겄이다.
상병장들과 대화가 최대한 길게 이어지게끔 최선을 다해라.
여자 꼬신다고 생각하고. 미연시에서 호감도 쌓듯이 차근차근 친해져라.

 당신의 상병장급 선임들은, 상병장이라는 이유 만으로 중대장에게
문제의 소지가 있는 병사 취급을 받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상병장들과 어울리는 순간, 그 블랙리스트에 등재된다.
상병장들과 친하다면 같은 문제에도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일이등병 선임과는 고향 친한 선배 정도의 대우만으로 충분하다.
존댓말만 쓴다면 한없이 편하게 대해도 상관없다. 
만약 그들에게 불만이 있다면
 "김 일병님 이러지 좀 마십쇼."
라는 식으로 당당히 말해라.

 만약 상병장급 선임들과 트러블이 있거나,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가혹행위를 받는다면
아까 끝없는 구애로 어떻게든 친해진 상병장급 중에서도 가장 친한 사람에게 조용히 상담 받는다.
상담할 때 태도는 자학적이고 의존적일 수록 좋다. 예를 들자면,
 "홍 병장님이 자꾸 이래저래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어떻게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뭣보다, 솔직히 내가 이 정도도 못 참아내는 놈이가 싶어서 누구한테 말도 못하겠고
  제가 잘못할게 있으니까 그러실텐데 뭘 잘못했는지 직접 물어보기도 무섭고.
  저 진짜 이런 말 유 상병님 아니면 할 사람 없습니다."
 모든 잘못은 내게 있고, 병장님이 하시는 말씀은 한 점 틀림없으며, 내가 믿을 사람은 당신 뿐이고
당신이 나를 돌아봐주지 않는다면 세상에 내 편은 아무도 없는 거다.
 이런 취지로 호소한다면, 말로는 근성없다고 갈굴지는 몰라도 그걸 일러바치거나 방치하진 않을 것이다.
당신에게 악감정이 없다면, 해소는 못해줄 지언정 PX에서 만두라도 사줄 것이다.

 후임을 대할 때는, 정도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놈은 이 정도는 장난으로 받아들인다는 확신이 있을 때만 장난을 걸어라.
만약 후임이 즉각 애드립을 치지 못하고 당황해한다면, 즉시 사과하는 것이 좋다.
비록 사과하는 것이 쑥스럽거나 자존심 상한데도 영창가는 것 보다는 나은 선택이다.
 만약 성공적으로 후임에게 짓궂은 장난을 친다면,
상병장들은 당신을 용감하다고 평가하고 일이등병과 상병장 사이의 연결고리로 여길 것이다.
비유하자면, 어려운 난이도의 퍼포먼스를 크리티컬 히트 시킨 것으로 
호감도 대폭 상승을 노려볼 수 있다.

 무엇보다 파벌을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군대에도 미묘한 파벌이 있는데, 보통은 신경쓰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자칫 쓸데없는 개드립치다가 크게 당하는 수가 있다.

 늘 앞주머니에 소원수리 용지와 볼펜을 구비하고 다니는 저승사자들은
자기들끼리 특히 친하고, 상병장들은 그들을 중점적으로 경계한다.
만약 당신이 저승사자 라인을 탔다면, 상병장 과의 유대관계는 포기하는 것이 좋다.
리벤홀트 암살단과 우호적 평판을 만들었다면 비밀결사대와는 적대적일 수 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상병장들과 친해졌다면, 당신의 머리 위에는 사냥꾼의 표식이 달려있다고 보면 된다.

 세치 혀로 사람을 보내버리는 이 두려운 종족들은 일정한 행동양식을 보인다.
그들은 늘 자기들끼리 은밀히 모여 다음 표적을 정하는 회의를 개최할 장소를 물색한다.
주로 영외 종교행사나 PX, 간담회, 창고 지역, 성가대 등 종교행사 스탭으로 몰려다니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동지나 수하가 될 재목을 찾아다닌다.
당신이 전입왔을 때 가장 먼저 접근한 사람은 아마 맞선임이거나 데스노트의 소유자일 것이다.
그들은 신병을 달콤한 말로 꼬드기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며, 중대에서 조심해야 할 사람을
알려주면서 고정관념을 박고 이간질을 부추긴다.
때문에 상병장 라인을 탄 당신은, 먼저 신병에게 접근해 리스크를 부담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먼저 접근하는 사람 중 괜찮다고 여겨지는 놈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신병에 대한 접근성과 설득력은 그들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상병장 라인 내부의 파벌을 신경쓸 필요 없다.
독재 사회에서는 민주인사나 종북인사나 모두 한 목소리를 내듯이,
소원수리의 등쌀에 상병장들은 하나로 뭉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신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경우를 대비해,
적어도 원사, 준위급 간부들과는 가능한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원사, 준위는 모든 계급 중에서도 가장 공략하기 힘든 계급으로,
주임원사가 아니고서야 당신이 하는 모든 행동에 불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병장에게 접근한 것 처럼, 끝없는 인내와 사랑을 가지고
그들의 모든 명령에 진심으로 따르고, 늘 존경한다는 듯한 태도를 품고, 맞장구를 쳐라.

 평소에 문제가 많다거나 태도가 나쁘다고 회자되는 병사가 아니고서야,
아부에 장사없는 법이다. 모든 생활상식을 총동원해 예의를 갖추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미친듯한 아부를 퍼부어라.
적어도 원사, 준위에게는.
평소에는 그다지 도움을 받지 못하겠지만, 징계 위원회가 열린다면 
그들의 말 한마디가 중대장의 생각을 바꿔놓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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