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정환이 감정선을 따라가도록 연출된 스토리 때문도 있지만, 저는 반대로 택이 감정선을 먼저 던져줬어도 정환이 감정에 몰입 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환이에게서 저의 모습을 봤으니까요. 망설이고 고민하느라 중요한 것을 놓치는 모습, 미숙해서 실수하고 오해를 만드는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정환이의 마음에 동감할 수 있었어요. 물론 답답하다 느낀 부분도 많았지만..ㅋㅋㅋ (특히 분홍셔츠...)
정환이란 캐릭터가 가진 커다란 줄기만 보면 현실의 내 모습과 닮은 면이 많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고 더 리얼하게 감정이입 했네요.
택이는 현실적이라기 보단 이상적인 것에 더 가까운거 같아요. 따뜻하고 배려심 많고 어른스러우면서도 부드러운 애정.. 마냥 완벽하기만 했다면 좀 부담스러웠을텐데, 헛점이 있어서 내가 감싸줄 수 있는 부분도 있잖아요. 서로 품어줄 수 있는 관계라는 느낌까지 주죠. 거기다 필요할땐 남자다운 모습도 보여줘요. 만약 제가 덕선이었대도 택이를 선택했을거 같아요. 이 이상 더 이상적인 사람이 또 어딨겠어요. 누구라도 마음이 끌렸을 거예요.
반면 정팔이는 마음은 크지만 어리숙하고 서투르고 망설이는 캐릭터였어요. 츤데레 캐릭터지만 현실적인 츤데레였죠ㅋㅋ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정팔이 같은 사랑을 해봤을 거예요.
그래서 전 택이를 좋아하면서도 정팔이랑 잘 되길 바랬어요. 응팔 보는 내내 메신저 프사는 택이면서 어남류를 미는 아이러니를 보여줌ㅋㅋㅋ
택이가 내가 사귀고 싶은 이상적인 남자였다면, 정팔이는 또 다른 저였어요. 비록 내 사랑은 망했어도ㅠㅠ 정팔이는 이루길 바랬는데.. 쩝..
여튼 정팔이가 보여준 감정과 사랑은 제가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었기에 더 쉽게 몰입 했던거 같네요. 응팔은 끝나지만 정팔이가 행복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도 어디선가 정팔이 같은 사랑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또 다른 정팔이들도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