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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바라보는 지구, 1부
게시물ID : freeboard_6290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페리스에리스
추천 : 0
조회수 : 14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0/21 19:50:12









SF/약간의 스압 있음















 달에 실린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가 발견 된 것은 인류가 우주로 진출하고 난 후 2800년 후의 이야기였다.



1.
 나의 이름은 루틴. 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나의 모친은 메시아 코드-04 번이라 불리우는 별의 과학자였다.
 화성의 자전 주기가 불규칙하게 변하여, 이 별에 거주하고 있던 생명체의 45%가 그 반동에 의하여 멸족하였다. 나를 만든 아버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주의 역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하였다. 아버지는 이 행성에 남은 거주민들을 탈출 시키기 위해서 나를 만드셨다.

2.
 내가 건설중인 거대한 모선으로 옮겨졌다. 정확한 데이터 체취와 모선의 건설 조정 비율에 필요한 계산을 뽑기 위해서였다. 아버지는 내게 기분이 어떻냐고 물어보았다. 모른다고 대답했더니 껄껄하고 웃으셨다. 계기판을 손으로 만지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감정을 알 수 있을거다.' 라고. 감정, 감정이란게 무엇이죠 하고 물었다.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매우 아름다운 것.'

3.
 오늘은 아버지가 손님을 데리고 오셨다. 이름은 셀루나, 아버지가 내게 셀루나를 부탁한다 하시면서 다시 모선 건설현장으로 가셨다. 셀루나는 내게 여러가지를 물었고 나는 대답을 했다. 이렇게 긴 대화를 해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4.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간이 의료 시스템에서 집중 치료를 시작했다.

5.
오늘은 셀루나가 찾아왔다.


6.
모선의 50%가 완공되었다.


7.
 E-구획까지 적재물이 실렸다.

8.
아버지가 깨어나셨다.

09.
셀루나가 매일같이 찾아온다. 내게 감정을 가르쳐 주겠다고, 나는 조용히 셀루나의 말에 귀를 귀울인다.

10.
대지가 흔들렸다.A구획 모선에 실렸던 적재물의 일부가 붕괴되었다. 그 사고로 수많은 인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버지는 한탄하셨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무슨 일이 있어도 완성시켜야 한다' 면서 평소와는 다른 표정으로 날 처다보셨다. 나는 처음으로 그것이 '걱정'이 라는 감정이란 것을 알아차렸다. '걱정 하지마세요 아버지.' 라고 대답했더니 아버지가 놀란 표정으로 날 처다보셨다. '셀루나가 빈번히 드나들더니 네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줬구나.'


11.
모선의 80%가 완공되었다.

12.
 모선 완공이 88%에 다다렀을 무렵 또 한 번 대지가 흔들렸다. 건설중인 선체의 15%가 파괴되었다. 응급복구 작업이 진행되었다. 모선의 건설이 더뎌진다. 아버지가 걱정하시는데 ….

13.
 밖이 시끄러웠다.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었다.

14.
모선의 90%가 완공되었다.

15.
아버지가 오지 않는다.

16.
셀루나가 찾아왔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어 …' 나는 그 말 뜻을 이해했다. 유기 생명체에겐 수명이란 것이 있어서 수명이 다하면 가동을 멈추는 것이라고. 그걸 죽음이라고 부른다고, 나는 쓸쓸해하는 셀루나를 보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그저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였다. 기계인 나에게도 수명이 있을까.

17.
 모선이 완공되었다. 탑승이 시작ㅤㄷㅚㅆ다.

18.
 시스템 점검에 들어갔다.

19.
 모선을 움직이기 위해 태양광 에너지 시스템 가동에 돌입했다.

20.
 적재량을 초과한 인원이 탑승해, 어쩔 수 없이 누군가가 내려야 하는 상횡이 되었다. 내부에선 서로 살아남기 위해 싸움이 일어났다. 싸움을 진정시킨 것은 그들보다 어린 꼬마의 울음소리였다.

21.
 적재량 문제가 해결되었다. 그들은 모선에 실려있던 식량의 일부를 챙겨서 내렸다. 그리곤 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남은 생존자들은 부탁한다.' 나는 그것을 시스템 기록에 남겼다. 이것이 셀루나가 말했던 '희생'이라는 걸까….

22.
 모선을 움직이기 위해 엔진을 가동시켰다. 정상적으로 작동하였다.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함내를 체크하면서 이상이 없는지 둘러 본 나는 시스템에 따라 모선을 대기권으로 발진시켰다.

23.
 모선이 대기권으로 돌입했다. 셀루나가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말하였다. '저기 보이는 붉은 것은 대지고, 푸른색은 바다야.' 나는 조용히 이 별의 모습을 기록에 남긴다. 대지가 요동을 치면서 무너져간다. 화염이 대지를 집어삼키고 바다에 땅이 가라앉는다. 잘 있어라 나의 고향아.

24.
 천천히 공회전을 하면서 화성을 뒤로한다. 푸르게 반짝이는 빛이 눈물처럼 빛난다.

25.
 우주에 진입한지 하루가 흘렀다.

26.
 1억 5천만km 정도 떨어진 이웃 행성으로 행선지를 정하였다. 저 멀리 보이는 푸르른 별은 과연 이 거주민들이 살 수 있는 곳일까 …. 환경이 불안정 하다면 더 먼 곳으로 나가야한다.

27.
 모선 안에 탑승한 탑승자 전원이 수면모드에 들어갔다. 모선을 점검하기 위해 몇 명만이 깨어있었고, 나머지는 의식 동결에 들어갔다.
 

28.
 에러가 생겼다. 엔진의 출력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모선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엔진 출력을 낮추고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29.
 엔진 가동을 멈춘 후 나흘 후 원인을 찾았다. 우주에서 느껴지던 불규칙한 파동, 역장이 서서히 가라앉이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모성으로 되돌아가도 되지 않을까 ….

30.
 셀루나가 말하였다. '아마 돌아가도 소용 없을거야….' 셀루나가 말을 잇기 시작했다. '화성의 대기권이 매우 옅어졌어. 아마 거주하고 있던 사람들도 ….' 그렇게 말하면서 말 끝을 흐렸다. 셀루나에게 물었다. '어떻게 알 수 있는건가.' 셀루나가 슬퍼 보이는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너는 안 들리니, 저 별의 목소리가.' 나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화성의 진동 주파수가 점점 옅어지고 있음을. 나의 고향은 그렇게 죽어가고 있었다.


31.
 화성에서 미약하게 들려오던 주파수가 끊겼다. 그 날 셀루나는 울었다.

32.
 셀루나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31.
 의료 시스템에서 집중 치료를 받던 셀루나가 내게 부탁을 하였다. 
 "루틴 부탁이 있어."
 나는 말해보라고 하였다.
 "나 뇌가 굳어가고 있어. 새 행성에 정착하기 전에 죽을지도 몰라."
 "…."
 "지금부터 의식 동결에 들어간다고 해도 살 수 있을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어. …."
 "…."
 "만일 내가 죽게 된다면, 날 우주 밖으로 내보내줘."
나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로부터 2일 후 셀루나는 의식동결에 들어갔다. 나는 그 구획만 따로 분리하였다.


32.
 모선이 드디어 지구와 근접하였다. 문제가 생겼다. 태양과 지구의 중력에 붙잡혀서 착륙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33.
 모선에 깨어있던 사람들 일부가 비행정을 타고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34.
 다음날 비행정이 출발하였다.

35.
 조사를 위해 무인 비행정을 지구로 내려보냈다.

36.
 수 일간의 조사 끝에. 정착해도 문제가 없음이란 판단을 내렸다. 다행이었다.

37.
 의식 동결에 들어갔던 사람들의 의식을 깨우기 시작했다.

38.
 비행정으로 거주민들이 지구로 내려갔다.

39.
 모선에 남은 것은 나와 셀루나 뿐이었다.

40.
 조용히 지구 주변을 돈다. 행성 밖에서 날아오는 운석이 이따끔 부딪힌다. 다른 구획의 에너지 효율을 낮추고 보호 시스템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41.
 꽤 오랜 세월동안 날아오는 운석을 대신 맞았더니 모선의 주변에 곱디 고운 입자가 쌓였다. 모듈 시스템으로 털어내도 쌓이기에 청소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나자 두터운 흙이 쌓여버렸다.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행성 같아졌는 걸.

42.
 지구에 내려간 거주민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 궁금해져서 무인 비행정을 조사차원으로 내려보냈다.

43.
 충격적인 결과가 도착했다. 지구에는 화성 거주민들의 뇌를 퇴행시키는 바이러스가 있어서 대부분이 뇌가 퇴행이 된 상태에서 그 행성의 환경에 걸맞는 모습으로 진화를 한 것이었다. 그들은 서로를 '사람.' 혹은 '인류' 라고 부르면서 그 넓은 행성에 퍼져서 다른 언어를 쓰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 

44.
 지구에서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 조사정을 내려보내는 것을 포기하였다. 지구에 정착하지 말고 다른 곳으로 가야했던걸까. 혼란스러워졌다.

45.
 셀루나의 호흡이 미약하게 끊겼다가 다시 이어졌다.

46.
 오랜 시간동안 지구의 주변을 빙 맴돌았다. 조사정을 다시 내려보냈다. 예전보다 다소 안정 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문화를 꽃피우고 있었다.

47.
 또 다시 분쟁이 일어났다.

48.
 신기한 현상을 목격하였다. 인류는 분쟁을 거듭하면서 '성장' 하고 있었다. 문명은 예전보다 훨씬 더 발전하였다.

49.
 그로부터 반 세기 후 인류가 모선의 표면에 도착하였다. 통신을 도킹하였다. 다른 모습으로 진화를 하였지만 거주민들의 후손은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50.
 지구 주변에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가 띄워졌다.

52.
 인간이 만들어 낸 우주선이 우주에서 활동을 하였다. 나는 조용히 그것을 지켜보았다.

53.
 셀루나의 미약한 호흡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54.
 저 멀리 보이는 나의 고향은 붉은색의 빛을 내뿜으면서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후속작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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