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아이들 얼굴을 봐도 다 예쁘고 잘생겼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무튼
다 똑같은 아이들이고 누가 누군지 구분을 못 했거든요
근데 어느 날부터 자꾸 관심을 가지게 되고 광화문이며 청운동이며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까
이제 아이들 얼굴을 몇 명이나마 알아볼 수가 있어요
광화문 천막에 붙어 있는 아이들 이름이 리본에 가려져 있어도 이름을 불러줄 수도 있고
다이빙벨을 보거나 기사 사진을 보면 누구 어머님인지 누구 아버님인지도 알아보게 됐어요
그게 되게 별거 아닌데 배로 더 힘들더라구요
뭔가 남이었다가 우리 엄마 아빠가 된 기분이에요..
창현이 아버님이 김무성한테 무릎 꿇은 사진을 본 이후로 계속 우울하고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히네요
처음엔 아이들 얼굴을 알아보게 됐다는 게 참 반갑고 좋았는데
갈수록 두려워지고 무서워져요 내가 여기에 너무 깊이 들어온 건 아닌가
그렇지만 이미 시작한 이상 끝까지 함께 가야 한다는 묘한 책임감 같은게 드네요
저는 오늘도 광화문으로 나갑니다
11월 1일이 이틀 남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