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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덜 부끄러운 이곳에 자작시 한편 올려요.
게시물ID : readers_37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맥콜같은인간
추천 : 7
조회수 : 41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9/29 04:40:35
그날 발걸음.

돌아가는 길이었다.
농구잠바 입고 교회 앞 서성이며
공짜커피 마시는 아저씨와
커다랗고 천박한 낡은 간판.

응 그래. 시장에 가면 나는 그런 냄새.
그런 냄새도 좀 나는 날이었다.
모퉁이 돌아 학교 앞 횡단보도에는
낡은냉장고 냉각기 돌아가는 소리만.

그런것들이 눈에 밟히는.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래서 떠올렸을까.
스무살 철없던 너와의 잠자리를.
말하면 되는 줄 알았던 그날의 호기를.
부끄러운데 떠올리기 싫은데.

스물여덟 돌아오는 그 거리는
스무살에 돌아왔던 그 거리 그자리 그대로
낡은 미영이네 떡집이 서 있는 그 자리에
나는 문득 철없던 그 시절을 감정없이
마주하며.

돌아간다. 어제처럼.
스무살의 내가 거닐었고
스물여덟의 내가 거니는 이 길을 따라.
돌아간다.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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