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로도 반년을 더 시달렸지만
당시엔 무섭기도 했던 사람이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 그랬다는데..
난 한참 스토킹을 당하고 있었어.
그 넓은 캠퍼스에 과는 물론 계열도 다른데
수도 없이 마주치게되는 신기한 존재..
그때 넌 내게 무슨 말을 건내려했을까..
그런 방해가 없었다면 이후로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졌을까..
숫기도 없고 당시로선 확신도 없던 내가 결국 잘못이지만..
난 아직도 생각나.
우리 사이에 파고 들어 그 이상한 여자애가 한참을 떠들어대던 이야기.
무슨 하이틴로맨스에 흔히 있는 스토리더군.
아무튼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봤을 때
내게서 멀어져 반쯤 돌아선 너의 모습.
이내 등을 보이며 복도 끝으로 사라지던 너..
얼마후 이런 일도 있었지..
미리 말하자면 그날 난 기분이 안좋았어.
가정적인 문제라 상당히 심각했다.
어디 아프냐며 다가와 말을 걸어주었지.
아마도 처음 우리가 정상적인 대화를 나눴던 순간으로 기억한다.
난 끝내 표정을 밝게 고칠 수 없었다.. 기분이 너무 안좋았어.
많이 아파 보인다며 약사러 가자던 너..
그러면서 점점 다가와 밀착되는 너의 몸..
잘못된 기억일 순 있지만.. 그때 네 가슴이 내 한쪽 팔꿈치를 스쳤던 거 같기도 해.
어쨌거나 내 어두운 마음이 그 날은 문제였고.. 또..
너도 스토킹 당하고 있었던 걸까..
그 녀석 생각난다..
다가와 껴들더니.. 내게 무어라 말을 건냈었지.. 기억은 안나..
그리고 내가 좀 비겁했다고 생각하는데..
걔랑 몇마디 하다가 그걸 핑계로 해서 난 자릴 피했지..
불편했어.. 내 기분 때문에..
2학기 중간쯤에 내가 학교를 그만두고
..
난 네 집 주소를 알고 있었어.
두 번인가 세 번인가 주변을 어슬렁거린 일이 있지.
답답해서 밤거길 방황하다 마치 목적지처럼 다녀왔었다.
몇 년의 세월이 흘러 잊혀져가는데
우린 뜻밖에 버스 안에서 만났지.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지.
버스 안이고 사람들도 많아 좀 민폐가 있었지만..
어떻게 지내냐는 말에 난 대충 얼버무린 것인데
완전 좋아하며 기대감을 보이던 너..
그 즈음의 난 여자 앞에서 뻥도 많이 늘고..
숫기 없던 과거의 그런 남학생이 아니었다.
그리고 원래 목적지에서 대화를 끊고 그냥 내린 건..
세월이 얼만데.. 너에게도 짝이 있을 거 같고
며칠후면 먼데로 이사가야했거든..
하지만.. 그 날 이후로..
이불 뻥뻥차며 아쉬워하고
꿈에선 그 버스 안에 너와 나 둘이 더 긴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수많은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이렇게 널 기억하며 글을 쓰는 건..
간밤에 꿈을 꿨지.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거기엔 네가 있었어.
우리에게 많은 기회가 있었을 때
남자답게 다가가 서로의 마음 확인해줄 수 없었던 건..
간단히 말해 내가 찌질했기 때문이지..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