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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롤게문학] [재업] 겨울의 뒤엔.txt
게시물ID : lol_3765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인현석
추천 : 7
조회수 : 32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0/14 23:06:02


BGM정보: http://heartbrea.kr/4031738 한 남자가 모니터창을 멍하니 바라보고있다. 드르륵, 하는 소리로 내려가는 마우스휠이 잠시 멈춘것은 '메타가 버린 정글러' 라는 댓글을 보았을때였다. 남자는 클템, 이현우였다. 메타가 버린 정글러라ㅡ..... 덧없이, 소리없이 입속으로 그 단어를 되뇌어 보았다. 자신의 은퇴후, 첫 프로스트 경기가 방금막 끝난참이였다. 2:0의 완패. 라이엇은 skt에 손을 들어주었는가? 란 의문이 생길정도였다. 롤드컵이후, 내가 나가야할것같았다. 자신이 나가서, 좀더 잘하는 정글러가 들어온다면. 그렇다면 팀원들의 실력이 정말 조금이라도 올라가지 않을까? 육식정글러, 초식정글러중 자신의 눈에 항상 들어오는것들은 초식정글러였다. 아무무, 스카너, 마오카이, 쉔... 거짓말같이 이 모든 챔프들은 너프를 먹었고 2012 롤챔스 결승때 결국 이 초식정글러들은 한계를 들어내게 되었다. 한계를 들어냈다는것은, 한계를 깨달았다는것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했다. 자르반, 리신, 녹턴, 엘리스... 미칠듯이 연습해도, 눈이 뻘개질때까지 큐를 돌려도 돌아오는건 관중들의 야유, 커뮤니티에서의 욕이였다. 한계를 깨달았다는것은, 자신의 한계에 부딪혔다는것이다. ㅡ그리고 자신은, 그 한계를 깨버리지 못했다.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다가 바람이 쐬고싶어져 일어났다. 아직 집보다는 합숙소가 편했다. 이상하게 추운 날씨였다. 프로스트, 그 한단어에 알맞는 날씨였다. 아직 가을이 오지도않은것 같은데, 입김이 하얗게 서려나온다. 바보처럼 멍하게 그 입김을 눈이 쫓는다. 그러다가, 주머니에서 울리는 전화기소리에 정신이깼다. [빠랭이] 전화가 온 이유는 곧바로 알수있었다. 아까 그 경기때문이겠지. 뭘 말하고 싶은걸까, 현우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 형이야?" "그럼 형이지, 누구겠냐?" 빠른별, 정민성이 힘없이 웃는다. 그리고 짧은 침묵이 맴돌았다가 민성이 입을연다. '..형....' "어" '...형, 나도 은퇴할까봐...' 아까와는 다른 의미의 침묵이 휘감아돈다. 둘 사이에 얇디얇은 벽이 생기는것같은 착각이 들것같은 차가운벽. "...왜, 아까 그 경기때문에 그래?" '솔직히 말하자면...그래' "져서 그런거야? 아니면 한계를 느낀거야?" '둘다' 가슴이 답답하다. 너만은, 너만은 그러지 않기를 바랬는데. '그냥 아프리카같은데서 방송이나 할까봐...너무 힘들어. 커뮤니티의 반응...관중들의 야유...' 나도, 그것들이 힘들었어. '형이 그렇게 말할때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관중들이 형을보고 손가락질을 하지도않는데 욕을 한다는게 무슨소리인지 이해도 못했는데...지금에서야, 이해가 갈것같아' "민성아" '내가 만난게 유리벽인지, 강철로 이루어진 벽인지 알수가 없어. 페이커라는 세글자가 날 쫓아내려 하는것같고, 프로스트라는 세글자의 믿음감이 오히려 날 밀어내려 하는것같아' "...민, 성아" '어디서 나보고 이렇게 평가하더라. 실력이 버린 미드라이너. 실력을 믿고 너무 나댄걸까, 그 실력이 이제 날 받쳐주질 못하는것같아...' 입술을 깨문다. 갈대같이 억센 감정이 가슴안에 휘몰아친다. 볼에 닿는 바람이, 얼마전의 자신을 마주하게한다. 날 보는것같아. 그래, 날 보는것같다. 나도 그랬지. 모든것들을 참기 힘들었다. 게임을 아예 하기싫은적도 많았고, 그냥 죽어버리고 싶을때도 많았다. 하지만ㅡ 하지만 너는, 달라야해. 이기적일지도 모르지만, 넌 달라야한다. 나같은 녀석이 있다는건, 보기도 싫으니까. "민성아...이건 내 욕심...아니, 바램일지도 모르겠는데" '?' "넌 은퇴하지 마라. 무슨욕을 먹어도, 그 어떤 욕을 먹어도 은퇴하지 마라" '.....' "어차피 롤판이란게 그렇잖아. 오늘 욕먹었다고 내일 욕먹을지 아닐지도 모르고, 어제 칭찬받았다고 오늘은 칭찬받을지 모르는거잖아. 어디서 나보고 그러더라, 메타가 버린 정글러. 넌 그냥 실력이 버린거잖아, 메타가 널 버린게 아니라, 너의 자만심이, 너의 오만함이 널 버린거잖아" '형...' "헬리오스도 들어왔잖아. 막눈도 새로 들어왔잖아. ...그래 너, 막눈이랑 계속 째려보지만 말고 같이 치킨이라도 먹으러가라. 그러니까 괜히 우리 숙소 분위기만 이상해졌었잖아" ...갑자기 많은것들이 생각난다. 떠나버린 로코도코. 떠나버린 건웅. 떠나버린 헤르메스. 떠나버린 ... 나, 클템. "넌 달라져라. 나처럼 메타가 버린게 아니니까. 니가 만난벽이 뭔지는 몰라. 유리벽인지 강철벽인지, 그것도 몰라. 그래, 강철벽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넌 달라져라, 그 모든벽을 부숴버려. 오늘 받았던 욕을 잘 기억해둬라. 잘 기억해둬서, 다음 경기때 역빠체란 말이 나오게 만들어. 서포터의 후광에, 탑의 캐리에 흔들리지않는 너만의 길을 만들란 말이야, 알아듣겠어? 나처럼, 그렇게 바보처럼 하나의 길만 수고하지말고!!!! 너만의 길을 만들라고!! 다음경기때, 이 세상 모든 커뮤니티가 너에게 열광할수 있도록!!!" 가슴이 뜨거워진다. 떠나버린 모두에게 해주고싶었지만, 하지못했던 말들아닌가. 혹시 로코도코나 건웅도 이 말을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었을까. 아니, 어쩌면 나에게 하고싶은 말일지도 모르겠지. 나에게, 나약해져버린 나에게 해주고싶은말이였다. 벽따위는 깨버리라고, 새롭게 찾아오는 겨울을 준비하라고ㅡ! "...알겠냐? 다음경기때 경기장에서 지켜볼꺼니까, 이 말 잘 기억해둬" 대답이 들려오지않는다. 대답대신 돌아오는건, 옅게 흐느끼는 목소리. 그리고 잠시 후, 약간 울먹이는 목소리로 민성이 말했다. '...알겠어, 고마워' "알겠으면 게임이나 하러가 임마. 아니, 그전에 빨리 막눈이랑 치킨이나 먹으러 가!" 민성과 현우가 동시에 웃는다. 터져버릴것 같았던 마음이, 굳게 닫혀있던 마음이초겨울의 안개마냥 사그라진다. '...근데 형, 하나 물어봐도 돼?' "뭔데?" 민성이, 조심스레 묻는다. '겨울이 떠난거야, 겨울을 떠난거야?' 현우는 잠시 침묵한다. 그리고, 웃음을 띈 얼굴로 말했다. "봄이, 찾아온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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