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쓰니까 다들 안 읽고 넘기는거 같아서 짧게 다시 써봐요.
임요환의 전략은 간단히 이렇게 요약됩니다.
1. 자신이 높은 패를 가지고 칩을 먹음으로서 말이 아니라 실제로 다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우위를 점한다.
2. 최대한 패스를 굴리면서 이상민을 비롯한 다른 유저들의 칩과 가넷을 빼낸다.
3. 은지원/노홍철/조유영은 필요하다면 자신이 먹은 가넷을 뿌리면서 살려준다.
4. 가진 가넷도 없고, 이상민이 가넷까지 줘가며 살려주지도 않을 유정현은 결국 잘못된 숫자들을 먹고 죽는다.
뭔가 이상하죠? 저런 전략이 나온 이유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마이너스경매는 가넷게임인데 이상민의 가넷은 압도적이다.
2. 이상민을 제대로 견제하려면 모두가 합심해야 하는데, 유정현은 이상민의 편이다.
3. 그러니까 이상민은 가넷만 퍼내는 선에서 견제하고, 유정현에게 생징조차 못주도록 아예 꼴찌로 떨궈버리자.
(참고로 7화, 8화 유정현의 전략은 가넷게임이니 가넷이 많은(=단독우승이 유력한) 이상민을 돕고 남는 징표를 받자였습니다.)
즉 메인매치는 임요환의 승리입니다.
제대로된 신뢰를 만들지 못해서 큐브를 충분히 돌리지 못했고, 그래서 이상민 가넷을 얼마 못 퍼냈기에 완승까지는 아니지만, 유정현을 떨군다는 전략은 성공했으니까요. 이상민 입장에서 8화는 66.6%의 가넷 보유에 2:4의 상황이었다면, 9화는 40%의 가넷 보유에 1:4가 되기 직전이었죠.
그리고 저 전략의 마무리는 데스매치입니다.
유정현이 상대를 고르는 과정에서 임요환의 인터뷰가 스쳐지나가죠. ‘(데스매치는)그냥 100% 저. 이생각 밖에 안들어요’ 즉 대놓고 유정현을 찍어내서 유정현을 꼴찌로 만드는 동시에 어그로를 끌고, 결국 유정현이 데스매치에서 자신을 지목하면 아예 탈락시킨다는 계산이죠.
근데 유정현은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노홍철을 찍었고, 결국 살아남았습니다. 그것도 무려 20개의 가넷을 보유한채로...
결국 저 데스매치 한판으로 인해 메인매치의 결과는 빛이 바래고 오히려 이상민-유정현 팀의 힘만 강해진 결과가 된거죠.
8화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겠네요.
‘임요환은 유정현을 너무 만만하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