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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리 논란 가지고 이상한 쪽으로 자꾸 싸우지 맙시다...
게시물ID : baseball_377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3
조회수 : 52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11/13 01:39:20

누가 뽑히건 간에, 뽑힌 선수들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내가 나가겠습니다'해서 뽑힌 것도 아니고, 시스템에 의해 뽑힌거니까요.


야구란게 비시즌동안 치열하게 훈련하고 컨디션 좋고 나쁜 주기까지 일부러 맞춰가며 시즌개막을 준비하는 민감한 스포츠이다 보니, 각팀 코치진이나 프런트 입장에선 자기팀 주축선수들이 그 중요한 시기에 팀 훈련에 빠져가며 국대에 차출되는걸 마냥 반길 수만도, 그렇다고 국가대표라는 영광을 대놓고 꺼리는 기색을 할 수도 없는 난색을 표하기도 하죠.


때문에 국대 엔트리가 발표되면 굳이 팬들간의 의견충돌을 떠나 각팀 코치진 사이에서도 잡음이 자주 발생했었습니다. 메달 획득을 통한 군면제 혜택이 있는 대회에서는 서로 자기팀 미필 선수를 하나라도 더 넣어달라 경쟁이 펼쳐지고, WBC처럼 그런 혜택도 없는 대회에서는 '왜 우리팀 주축선수들만 이렇게 많이 데려가냐'는 불만도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류중일 감독이 이번 대회 대표팀 감독직을 맡는 영광을 얻기는 했지만, 사실 이게 독이든 성배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지 않습니까?

성적이 잘 나와야 본전이고, 성적이 안 나오면 엄청난 비난을 받고 그때 그 작전은 왜 그렇게 했냐, 그때 그 투수교체는 왜 그렇게 했냐 하다가 결국엔 엔트리는 왜 이렇게 짰느냐까지 별의 별 말이 다 나올게 뻔합니다. 게다가 자기팀의 스프링캠프를 돌보는 것도 포기해야 하니 당장 WBC 이후 시즌 운용도 막막하고 답답한 일이구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잘못된 선택들마저 모두 이해해주고 넘어가자는 말은 아닙니다만, 류중일 감독 혼자서 짠 엔트리도 아니고, KBO에서 미리 시스템을 갖춰뒀다가 함께 선택한 엔트리입니다. 게다가 확정도 아니고 예비 엔트리일 뿐이구요. 어느 포지션엔 사람이 넘치고 어느 포지션엔 사람이 부족하다며 불균형을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자원이 넘쳐보이는 포지션의 선수들이 불완전한 몸상태들이라 일단 많이 뽑아두고 천천히 지켜보며 추려낼 생각일 수도 있고, 부족해 보이는 포지션에 새로운 선수 한두명을 더 포함시킬 수도 있는 겁니다. 각 팀의 이해관계도 고려되었을테구요. 이렇게 해서 나중에 최종 엔트리를 다시 작성하겠죠.


팬 입장에서 이 예비 엔트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비판할 수는 있습니다. 삼팬인 제가 봐도 삼성 소속의 어느 선수는 아직 국대감이 아니라 생각하는데, 포지션도 겹치는데 왜 뽑혔지 싶은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그 선수 잘못은 아니지 않습니까? 단순히 감독이 마침 삼성 감독이라는 이유만으로 자기팀 밀어주기란 비아냥까지 들어가며 내가 응원하던 선수가 비난을 듣는 것을 기분좋게 받아들일 야구팬은 없을 겁니다.


삼성팬들도 인정하지 않습니까. 그 선수 아직까지 국대감이 아니라고, 같은 포지션에 더 좋은 기량의 선수들이 있는거 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걔는 뭐가 못났다, 뭐가 엉망이다 소리를 들으면 또 삼팬 입장에선 발끈해서 '그래도 얘 이러이러한 점은 괜찮습니다, 어려서 그렇지 가능성은 있는 좋은 선수입니다' 변호하게 되고, 그럼 또 그걸 '가능성으로 따지자면 노쇠한 저 선수는 왜 데려가냐, 더 젊고 창창한 유망주가 많은데' 이렇게 받아치고.. 이러니까 자꾸 싸움이 엉뚱한 곳으로 번지는 겁니다.


삼성팬들의 입장은 이겁니다. '그 선수 아직 국대 깜냥 못되는거 잘 안다. 그래도 그렇다고 너무 못났다고 앞날 창창한 우리 유망주 까지는 마라' 딱 이거에요. '얘 그렇게 못난 애 아니다'일 뿐 그렇다고 얘 국대감 맞다고 우기는 거 아닙니다. '얘 가능성 많은 유망주다'일 뿐 그러니까 국대 좀 끼워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국대감 아닌거 잘 알지만 그렇다고 무슨 센스도 없고 엉터리에 엉망진창 선수라고 까지는 말아달라는 거지, 얘 국대감 맞다고 변호하는거 아니라는 거죠. 이 선수가 뭔 잘못이라고 그렇게까지 '엉터리 실력'이라 까여야 하는 걸까요? 뽑히고 싶어 뽑힌 겁니까? 그렇다고 류중일 감독이 혼자 엔트리 작성했나요? 국대 엔트리작성은 항상 그래왔듯 각팀 간 이해관계를 조정해가며 여러 코치들과 KBO가 협의해 뽑아왔습니다. 이해못할 엔트리가 작성됐다고 해서 거기 포함된 선수를 센스도 없고 야구도 못하고 얘보다 나은 애들이 즐비하다는 식으로 비난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국대감 아닌거 아니까 그렇게까지 욕하지는 말라고, 그렇게까지 막장 선수는 아니라고 변호하는 걸 왜 '얘 국대 포함될만한 실력 갖췄다'로 받아들이는지, 아직 어려서 지금 좀 부족한 거지 앞으로의 가능성 큰 유망주다 하는 말을 왜 '유망주니까 국대 포함시켜줘야 한다'로 받아들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러다보니 결국 다른 선수들을 끼워넣어 vs놀이로 번지고, 니 선수가 낫네 내 선수가 낫네 논리도 없는 감정 싸움이 벌어지고, 어그로꾼이 끼어들어 슬그머니 가만있던 애먼 선수를 끌어다 욕먹이며 여러팀 선수, 여러팀 팬들이 다 욕먹고 기분나빠지는 상황이 나는거죠.


누구랑 누구랑 실력비교 해가며 싸우는거 고만합시다. 삼팬인데 거기 언급된 몇 선수들은 내가 응원하고 변호한 삼성 그 선수보다 뛰어난 성적을 올려왔던거 부정안합니다. 엉뚱하게 끌려와 괜히 욕먹은 어느 선수와 그 선수 팬들은 가만히 잘 있다가 웬 날벼락을 맞은 겁니까. 삼성팬분들도 더이상 그 선수 다시 데려와 욕하고 비난하고 하는거 그만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그로꾼 하나때문에 괜히 두 팀 팬 간에 의 상할까 겁나네요. 삼성의 '그 선수', 아직 여러모로 미숙하고 국대감으로는 기량이 부족한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번 국대 포함되길 바라지도 않습니다. 국대는 어린 선수들 마냥 경험쌓으러 가는 곳이 아니니까요.(국대 현 감독이 우리팀 감독이기에, 삼팬 입장에선 더더욱 이번 대회에서 '누구누구의 성장' 이런거 보다 무조건 좋은 성적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이 당연히 더 큽니다. 우리 감독 욕먹는거 싫으니까요) 또한 가능성 있는 유망주라 해서 그 막연한 가능성만 보고 국대 차출되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팀 팬들에게는 소중한 선수인데, 마치 한창 방황도 하고 고민도 해가며 열심히 자라고 있는 조카같은, 동생같은 선수인데 이 선수가 욕먹는게 마냥 기분 좋지는 않다는 거, 딱 그것 뿐입니다. 단지 국대감 기량을 못 갖췄(는데 원치않게 거기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뭔 실수덩어리에 가능성도 없고 센스도 없고 누구누구보다 비교해서 못하고 못났고(설령 그게 사실일지라도) 이런 말을 듣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말입니다.


이걸로 더 싸우지 맙시다. 삼팬분들도 너무 발끈해서 다른팀 선수 공격하는 거는 자제해 주시고, 다른팀 팬분들도 이점은 알아주세요. 삼성팬들이 그 선수 변호하는건 '그러니까 얘는 국대 포함될만한 거다'라는게 아니라 '국대감 아닌건 알지만 그정도까지 까일 정도는 아니다'라는 소리란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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