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여귀는 거의 만국공통 사항일테고,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베르세르크 황금시대 극장판 3부작을 꼽고 싶네요.
이걸 본 게 대략 제작년 추석 즈음인데 새벽에 채널 돌리던 도중 운 좋게도 애니박스에서 1편 부터 방영하고 있던 걸 놓치지 않아
끝까지 보게 되었네요. 보면서 자꾸 빠져드는 게 왜 베르세르크가 명작 반열에 드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문제는 이거죠 이거.
베르세르크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3부작을 줄줄이 보게 되었다가 이 편에서 진짜 기분을 몹시 버렸습니다.
졸작이냐? 아닙니다. 좀 과장스런 면이 있는 국내판 포스터의 광고 문구엔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편 입니다.
다만 너무 잘 짜여져서 그렇달까요. 클라이 막스로 달아오르는 지점에선 눈쌀을 찌푸리면서 봤고 마지막 장면에선 한없이 허무해지는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잔인함의 수위가 높은 것도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기분이 더러워지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제 덕력의 깊이가 조금 되는 만큼 세상에 이런 종류의 애니메이션이 많이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러 찾지 않을 뿐이지...
다른 분들의 말씀에 따르면 악의 꽃도 이런 부류에 속한다고는 하는데.. 그건 신기하게도 약간 끌리긴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