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대부분을 그 사람과 함께 했었지요 처음 만났을 땐 철 없던 20대 초반이었는데... 어느새 20대 후반이 되어있네요
처음 만날 때 시험준비하는 남자친구라 같이 도서관을 다녔고 겨우 시간 날 때 밥만 먹어도 좋았습니다 공부 스트레스 때문에 예민하기도 했지만.. 기념일은 거의 기억하지 못하고 내가 말해야 알았지만 그래도 사랑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험공부를 접고 취업을 한다고 했을 때도 시험공부할 때랑 같았어요 기념일 같은 거엔 이젠 저도 아무렇지않게 무뎌졌고 약속을 제가 먼저 잡는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주말이 되기 전 항상 제가 우리 주말에 몇시에 만날까를 물어보고 남자친구는 너 편할 때라고 넘겼지요 문자는 보내면 답을 잘 해주었지만 전화는 제 몫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전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차츰 느꼈습니다 너무나 외롭다..... 항상 남자친구 그늘 뒤에 있는 것 같은 느낌.... 남자친구가 있는데 없는 것보다 더 외로운 느낌 그래서 만나면 더 물어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나 어디가 좋아?나 만날 때 좋은거지? 그런 질문을 몇번이고 되뇌이고 답에 위안을 삼곤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남자친구가 본가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 내려와서 친척 집에서 일하는거 도우라고 한 것이지요 남자친구의 본가는 경남에 있고 저는 서울 근처에 살아요 가뜩이나 자주 못보는데 더 떨어지게 되었어요 솔직히 내려가라 하고싶지 않았지만 남자친구에게 더 좋은게 무엇일까 생각해보고 내려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원거리 연애가 힘들긴 하지만 남자친구를 위해 이해하기로 한 것이죠
그러고 내려가기 전부터 주말엔 시간 나는대로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게되면 더 보기 힘드니 그 전에 많은 시간을 보내려구요 그리고 이주전 일요일 남자친구가 점심 먹었느냐고 문자를 보내더군요 내심 같이 점심 먹자는 소리가 아닐까하고 안먹었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돌아온 답변은 밥 먹어 나는 지금 먹고있어 그거에 지금까지 서운함이 터져 남자친구한테 뭐라고 했고 그러고 우리는 싸우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와 사이가 서먹한 상태로 남자친구는 본가로 갔고 저는 그 뒤에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버스를 타고 4시간이 걸리는 그곳으로 갔습니다 남자친구도 순간 놀라는 눈치더군요 그러고 남자친구에게 지금까지의 제 감정과 무엇이 서운하였는지 말했습니다 그 때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제가 자신에게 얼마나 마음을 주고 이해해주는지 알고 있다고
근데 이상하게도 그러고 난 후 모든 남자친구에 대한 감정이 정리가 되네요 솔직히 그때까진 붙잡는 마음이 강했는데 찾아가서 보고 이야기하고 하니 그러한 감정이 다 사라졌습니다 이정도 했으니 난 할만큼 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요 이젠 남자친구의 연락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만약 끝난다고 해도 슬프지 않을거 같습니다 슬프지만 지금 제 상태는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