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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분들께 광고업계가 어떤지 알려드리지요...
게시물ID : humorbest_3782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광고업계
추천 : 166
조회수 : 19469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8/11 10:19:58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8/10 22:12:55
내부고발자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비로그인으로 글 씁니다.
노련하신 분들은 ip추적해서 누군지 알아낼 수 있으시겠지만 그러진 말아주세요.

전 광고업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알려드릴께요.




가장 먼저,광고업계를 희망하는 학생분들은 다른 언어 공부해서 한국을 떠나세요.
한국에서는 답 없습니다.

광고업계에서의 베스트에 들어가는 회사들, 자리 없어요.
취직의 커트라인이 높은 개념이 아니라 아예 자리가 없습니다.
2008년부터 한국경제는 계속 불황이었어요.
경제불황이 오면 가장 먼저 박살나는 곳에 광고업계입니다.
2008년부터 광고업계 전체의 정리가 이뤄졌고 미국이 휘청거린 2010년에 대학살이 벌어졌어요.
2010년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광고회사들.. 이제 숨 좀 쉬나 했는데 미국이 또 휘청거립니다...

현직에서 다들 예상하는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대기업에서 바로 수주받는 메이져급 광고회사들을 제외한 중소업체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 죽는다고요.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도 사장이 결단만 내리면 당장 이번 달에 신기루처럼 없어질 상황입니다.
중소업체들이 사라지면 거기서 일하던 인력들이 폭발적으로 쏟아져나옵니다.
현직에서 잔뼈가 굵고 경력이 쌓인 사람들이 광고업계 노동시장으로 쏟아져나오는 겁니다.
2008년부터 이미 그러했어요.
그나마 그 때는 대학교수나 강사, 프리랜서로 경력자들이 국내외로 흘러갔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수준입니다.
광고업계에서 10년 이상 일하고 상까지 받은 사람이 공사판에서 막노동해야 할 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이력서 넣는다... 취직 가능성 0% 입니다.




다음으로, 학생분들은 아마 이런 환상을 가지고 계실겁니다.
특정 광고주가 먹잇감을 던지면 여러 광고회사들이 달려들어 서로 피튀기는 경쟁을 하고
그 중 최고만이 광고주와 계약을 한다.
90년대 이후 한국에선 그런 일 거의 없어요.
여러 광고회사들 모아놓고 먹잇감을 던질만한 광고주가 없습니다.
한국에 그럴만한 자본을 갖춘 광고주들은 각자 자기네들의 마케팅팀 내에서 해결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소회사에 들어가서 경력 쌓으면 큰 회사에 들어갈 수 있겠지. 라는 생각하지마세요.
극소수의 회사를 제외한 한국의 중소 광고회사에서는 경력을 쌓을 수가 없어요.
대기업들은 자기네들이 알아서 자급자족하고,
그 밑에 덩치 좀 있는 기업들은 특정 광고회사와 계속해서 연줄을 이어갑니다.
이력서에 쓸 경력이 되려면 뭔가 큰 건수를 해야되는데 큰 건수 자체가 없는거에요.
광고업계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있죠.
"광고? 너 간판 만들려고?"
..........................
실제로 많은 중소회사에서는 간판 만드는 정도의 일들을 하고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있는 간판 자체가 없는 상황이지만요....






저도 광고업계 일하는 사람으로... 진짜 차라리 전쟁이라도 났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에서 전공이라고 공부해서 취직.. 건강 버려가며 일했는데 지금 회사가 사라질 판이에요..

앞의로의 경제예측..
다른거 없어요. 광고회사들이 순식간에 사라지면 그 뒤 1~3개월 안에 경제는 바닥을 칩니다.
광고업계가 원래 그래요.
경제불황이 예상되면 광고업계는 한 발 앞서서 죽습니다.
그리고 경제호황이 예상되면 광고업계는 한 발 앞서서 살아나요.

지금 현재.
광고업계는 빨간색 자폭버튼 위에 손가락 올려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당장 누를 수도 있고 희망을 가지고 손 덜덜 떨면서 기다릴 수도 있지만
제 경험 상 버튼 위에 손가락 올라가있으면 그것 자체로 이미 죽은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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