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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의 연애담
게시물ID : lovestory_474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덩엉
추천 : 6
조회수 : 113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0/25 18:39:25
백석 시를 읽다가 자료를 찾던 중 흥미로운 연애담이 있어 소개해 봅니다.
1934년 백석의 나이 23..ㅎ
우리로 치면 바삐 대학다니고, 놀기도 많이 노는 시기에
그는 졸업 후 조선일보에 입사하여 본격적으로 작품을 준비하고, 신문사 번역일을 하며 지냈다 하네요.
몰랐는데 그의 전공이 바로 '영어교육'이라는..
나중에 학교에서 영어교사도 했다 하네요.
능력자ㅠ 

다시 연애담으로 돌아가서...
1935년 6월, 그는 친구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어느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 여인의 이름은 '란(蘭)'
당시 그녀는 이화여고의 학생이었는데 백석은 그녀에게 아주 푹 빠져서
그녀의 고향인 통영을 오가며 구혼까지 하는데요.
이 때 슬픈 것은 란의 어머니가 그와 란의 결혼을 반대했다는 사실..
이유는 백석 집안의 가난과 그의 지인들 사이에서 어머니가 기생출신이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도 지금과 다르지 않게 능력과 집안이 결혼의 큰 변수가 되었나보네요..
여튼..그러던 중 어이없게도 '란'은 백석의 친구였던 신현중과 결혼을 하게 되는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신현중은 백석의 절친으로 '란'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등 백석이 '란'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던 인물입니다.
당시 그는 다른 여자와 약혼중이었음에도 약혼을 파하고 '란'과의 결혼을 택했다 하네요..
이 후 백석은 큰 아픔을 겪게되고,
그 심정을 노래한 시가 1938년 4월에 쓴  시 '내가 생각하는 것은' 이라 하는군요.


< 내가 생각하는 것은 >
 
                              백석
 
 
밖은 봄철날 따디기의 누굿하니 푹석한 밤이다
거리에는 사람두 많이 나서 흥성흥성할 것이다
어쩐지 이사람들과 친하니 싸다니고 싶은 밤이다 
 
그렇것만 나는 하이얀 자리 우에서 마른팔뚝의
새파란 핏대를 바라보며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가진 것과 내가 오래 그려오든 처녀가 시집을 간 것과
그렇게도 살틀하던 동무가 나를 버린 일을 생각한다
 
또 내가 아는 그 몸이 성하고 돈도 있는 사람들이
즐거이 술을 먹으려 단닐 것과
내 손에는 신간서新刊書 하나도 없는 것과
그리고 그 <아서라 세상사 世上事>라도 들을
류성기도 없는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내 눈가를 내 가슴가를
뜨겁게 하는 것도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백석과 란의 사진.. 
란도 청초하지만 백석도 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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