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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누가 하나 죽기 전엔 끝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시물ID : gomin_4544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꼬무러미♡
추천 : 2
조회수 : 50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0/26 02:36:08

 

나에게 집착하고, 내 인생을 조종하려드는 엄마와

그런 엄마로부터 달아나고 또 달아나봐도 자꾸 엮이게 되는 나.

이 피 말리는 관계는, 우리 둘 중 누구 하나가 죽어야만 끝이 날 것 같은데...

내가 더 죽을 거 같다는 게 고민...

이 와중에 내 나이가 이미 삼십대 중반, 몇달 후면 나 자신 엄마가 된다는 건 유머인가요? 허허허.

엄마는 이제 일흔 되셨는데.

과장 하나 안보태고 나보다 더 체력적으로 정정하십니다.

두뇌 회전도 정말 빠르시고요. 눈썰미도 좋으시죠.

심지어 얼굴도 동안, 60대 초반으로 뵈요.

성격도 급하시고. 대화는 일절 통하지 않습니다.

자기 가치관만이 옳은 분. 자기 취향만이 절대적으로 탁월하다고 철석같이 믿으시는 분.

그에 어긋나는 가치관 및 취향을 가진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다 철이 없거나 또는 멍청해서 그런 거라고 단정.

심지어 명백하게 당신이 잘못하신 경우에는 "그런 적 없다"고 딱 잡아떼시며,

상대방을 거짓말장이로 몰아서 죄책감을 떠안김. 혹은 대화의 화제를 교묘하게 바꿔버림.

(여담인데, 이런 엄마가 너무나도 존경하는 인물은 박정희 대통령입니다.

"강한 리더십"으로 게으른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운 선구자라고 생각하시죠.)

이런 성품이라 친구도 없으시고. 일가친척 중에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 하나 없습니다.

그러나 엄마한텐 그런 게 큰 의미가 없죠. 친구, 친척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요.

관심과 집착의 대상이 나 하나로 이미 정해졌으니깐...

구구절절한 사연은 너무 길고 복잡하여 차마 다 못쓰겠고...

엄마랑 원래는 좀 떨어진 곳에 사시는데, 최근 자주 만날 일이 있었어요.

그래도 날 낳아 키워준 내 엄마니까, 하는 마음으로 내 성질 누르고 견뎠더니,

결국엔 뜬금없는 방광염이 생기더라구요? 병원에 갔더니 세균이 검출되지 않는다며... 심인성이래요 허허허.

방광염 가라앉기 시작하자 곧바로 어깻죽지에 담이 와서 거동도 못할 지경이 되고-

그러던 것이 엄마 가시자마자 싹 나았습니다. 몸이라는 게 참 웃겨요, 마음의 거울 노릇을 하니.

그런데 문제는. 이제 같이 살자고 자꾸 그러십니다.

사실 엄마는 재산이 많으세요. 우리 부부는... 툭 터놓고 말해서 가난합니다.

도와줄테니 같이 살자, 하세요. 그건 엄마의 진심이에요. 도와주고 싶다는 그거.

근데... 우리 부부는 엄마의 도움을 원하지 않거든요. 왜? 말이 도와주는 거지, 진짜

말로, 행동으로, 사람 피를 말리거든요. 

예를 들면, 초강력 돌직구를 하루에도 몇차례씩 날리세요.

(사위더러) "자네가 무능한 걸 어쩌겠어. 내가 먹고 살도록 도와줄테니, 자네는 그냥 내 눈치나 보면서 살면 되지 뭐." 대충 이런 식?

그래놓고 상대방이 상처를 받으면, 뭐 그 정도로 삐지느냐, 그런 성격이니까 사회생활이 엉망인 거라면서 또 뭐라 하시고,

마무리는 병 주고 약 주는 스타일...

"살다보면 힘든 날도 있고 좋은 날도 오는 거니까, 늘 웃고 즐겁고 긍정적으로 살라"며...ㅎㅎㅎ

하아- 필력이 딸려서 뭐라 설명도 못하겠네요.

너무 힘들고 우울해서... 그냥 딱 죽고 싶다는 생각만 도돌이표로 맴돌아요...

뱃속에 있는 아가한테도, 장모한테 너무 상처받아 말수가 줄어버린 신랑에게도, 넘넘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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