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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으로부터 4년 전부터 ASKY와 함께했다!
게시물ID : humorstory_3788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잉여를위하여
추천 : 0
조회수 : 29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10 01:16:42

잉여라서 개념이 없으므로 음슴체

  때는 바야흐로 2년 전 고등학교 2학년.

뚱뚱했던 외모때문에 불우했던 어린시절을 보냈던 탓에 대인 기피증 및 여성 혐오증이 심했던 본인은 조금씩 조금씩 나아진 덕분에 조용히 지내기 시작한 시절... 중학교 3학년 동창 여학생을 학교에서 마주쳤음.

  "오, 오랜만이네."

  "어라, 너 잉여(가명)구나? 오랜만이네."

  자그마치 2년 전에 같은 반 급우였던 여자애임. 털털한 성격이라, 내 여성 혐오증을 없애는데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여자애다. 찌질했던 본인에게 먼저 다가와준 여자애랄까. 아무튼, 나랑 그 여자애는 복도에서 한참을 떠들었다. 설마 같은 학교일 줄이야. 그렇게 한참을 떠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여자애가 쌩뚱맞은 말을 꺼내들었음.

  "아, 너 아직도 걔랑 사귀냐?"

  "응? 뭐라고?"

  "걔량 사귀냐고. 초코송이(가명)."

  "??? 내가 걔랑 왜 사귀니. 그냥 친할 뿐이었는데."


  ...이야기는, 그러니까 바야흐로 4년 전으로 흘러감. 그 때 까지만 해도 본인은 아직 여성 혐오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시절임. 그래서, 여자애를 완전히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까이 다가오는걸 좋아하는 것도 아님. 이게 위에서도 말했듯이 뚱뚱했던 외모 때문에,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돼지라고 놀림받던 시절이라 그랬음. 그래서인지, 녀석들이 놀림 반 충고 반으로 내던지는

  "얌마 이 돼지색1꺄 좀 씻어라 ㅋㅋㅋ"

  라는 한마디도, 내겐 그저 개소리로밖에 안들렸음. 남자와 여자를 불문하고, 모두 나를 돼지라고 놀리던 시절이라, 내가 하는 멍청한 행동들이 전부 정당화 될 줄 알았던 시절이라, 지금은 이불을 뻥뻥 차고싶은 시절이랄까... 아무튼, 좀 싫었던 시절임. 여러모로.

  아무튼, 이 불우한 시절을 뒤로하고, 내 인생의 첫 행복기라고 할 수 있었던 중학교 3학년의 시기가 왔음. 이 때의 특징이라 함은, 기존의 급우들 중에서 15명 정도는 날 놀렸었는데, 이 때에는 단 한명밖에 날 놀리지 않았음. 그리고, 무엇보다 여자애들이 날 돼지라고 놀리지 않았음. 먼저 다가와 주는 애도 있었고, 내 멍청한 유머도 깔깔거리면서 웃어줬고, 내 음침한 취미(오타쿠짓임.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도 존중해줬음. 그런데, 그 중에서 '초코송이(가명)'라는 여자애가 있었는데, 걔한테 멍청한 유머를 진짜 많이 했음.

  학기 초에는 초코송이랑 조금 싸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중에 가면 갈수록 내 멍청한 농담도 그냥 미소지으면서 넘기거나, 혹은 같은 멍청한 농담으로 받아쳐 주곤 했던 그런 애임.

  "...그래. 조금 친하긴 했는데, 사귈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뭐 특이한 점은 안느껴졌냐? 롯x월드때 말야."

  특이한 점? 나는 다시 생각에 잠겼음. 아무튼 반 애들이랑 대체로 싸우지도 않고 잘 보냈는데, 중학교 3학년 말에 졸업 여행이랍시고 롯x월드로 가게 됬음. 지하철 역에서 걸어서 20~30분인 주제에 지하철도 별로 이용도 안하고, 같이 갈 친구도 없었고, 위치도 몰랐기 때문에 딱히 갈 이유가 없었던 곳인데, 난생 처음으로 가게 되었던 지라 은근 기대가 됬음. 무서운 놀이기구는 못타겠지만서도, 그래도 같은 반 친구들이랑 가는 두번째 유원지였음.

  참고로 첫번째는 중3 초에 갔던 에x랜드였는데, 학교에서 강제로 3시에 집에 돌아가게 했는데(시간 연장 요청하면 5시까지 타고 갈 수 있었지만, 그건 부모님의 반대로 거절당함) 하필 11시부터 비가 와서 아무것도 못타고 3시에 씁쓸하게 집으로 돌아감.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5시에 집으로 돌아가던 애들도, 자기들이 집에 돌아가게 됬던 그 순간에 하필 비가 그쳤다 함.  이 때문에 우리 학년이 저주받은 학년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음(특히, 신종플루때문에 학교 축제가 취소된건 빼놓을 수 없음. 중학교 마지막 축제는 그렇게 허무하게...).

  잡설이 길었고, 아무튼, 난 잠실역으로 애들이랑 같이 가서 유원지의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여자애들이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그 소리가 점점 더 커지더니 내 쪽으로 점점 가까워짐. 자세히 보니, 여자애들이 나한테 막 와서, 어떤 여자애를 앞에 세움. 누군가 하고 봤더니 초코송이임. 근데, 얘가 평소의 초코송이 헤어스타일이 아니라, 긴 생머리에 구불구불한 모습에 화장까지 했음. 뭐랄까, 진짜 예뻤달까. 아무튼, 애들이 나한테 갑자기 질문을 함.

  "야, 잉여(가명). 얘 어떠냐?"

  "음... 예쁘네."

  내 대답에, 여자애들이 아까 전보다 더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함. 깔깔거리는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세삼 여자애들이 놀러올 땐 저렇게 꾸미고 온다는 사실을 세삼 깨닫게 됬고, 그대로 다른 애들이랑 놀이기구를 타러 가버림.

  "그래. 걔 엄청 예쁘게 꾸며왔었지.근데 그게 왜?"

  "하... 너 존123나 답 없다..."

  "???"

  "고자새123끼."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 여자애는 사라짐. 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제자리에 멈춘 채,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곰곰히 생각함.

...그리고 나서야 내게 드높은 ASKY의 기상이 흐른다는 사실을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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