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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법사를 키우지 않는 이유
게시물ID : humorbest_3791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이드데이
추천 : 65
조회수 : 7406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8/14 19:05:48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8/14 17:54:26
때는 바야흐로 나님이 중3? 고1시절이였을 때입니다. 당시 던파는 2D게임의 혁신이라 불리우며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어 한참 흥하던 시기였습니다. (대충 미들오션에 공어가 헤엄치고 아몬 하층 상층 세파로타 하층 상층 미들오션 등등이 있던 시절입니다.) 클로즈 베타때부터 던파를 하여 세번째 주시자의 눈을 가지고 있던 골수 던파 유저인 나님으로선 그런 현상을 흐뭇하게 생각하며 그날도 여느날과 다를바 없이 피씨방에 출근도장을 찍던 그런 평범한 어느 날이였습니다. 그날도 던파를 하기 위해 단골 PC방에 들어섰습니다. 거기는 2층과 3층이 따로 구분되어 2층은 흡연석, 3층은 비흡연석이라서 담배냄새가 안나서 좋았거든요. PC방에 들어서자 여느때와 다를바 없는 광경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매일마다 피시방에 죽치고 않아 리니지 프리섭을 하는 죽돌이 아저씨 군단 4~5명, 서든어택을 하며 소리치던 2,3학년 선배형들. 맞고 사천성 포커를 치며 입에 담배를 문 사람들 등등... 저는 그런 사람들을 힐끗 쳐다보며 제 자리로 가기 위해 이동하려는 찰나, 제 눈에 무언가가 포착되었습니다. PC방에서 죽치고 리니지 프리섭만 하던 아저씨 군단 중 한명이 던파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오, 매우 이례적인 일이였습니다. 리니지 프리섭 말고 다른 게임을 하는 모습을 한번도 못봤던 나님으로선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던파라니. 던파가 아무리 황금기라지만 당시에 PC방에서 던파하는 사람은 많이 없었습니다. 저는 신기한 마음에, 또 던파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반가운 마음에 아저씨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큰 터닝포인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 아저씨는 대충 40대 중반정도의 얼굴에, 머리는 반쯤 벗겨지고, 반바지, 슬리퍼에 후줄근한 흰색 난닝구를 입고 있었으며, 그 아저씨의 모니터 옆에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히 쌓여 있었습니다. 얼마나 PC방에 오래 있었던지 머리에는 기름마저 번들거리며 그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모니터를 보았습니다. 오오. 알프라이라입니다. 당시 무자본 런쳐를 키우며 척2킹 한번 가보는게 소원이였던 나님으로선 그렇게 그사람이 멋져 보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캐릭터를 봅니다. 마법사입니다. 음. 그럴수 있습니다. 왜냐면 마법사는 짱쎄고 짱긔여웠거등요. 아바타를 봅니다. 남자들의 로망이며 지금은 부르는게 값이라는 1차 메이드복 세트입니다. 무기를 봅니다. 오오. 저 자태는 틀림없이 어퍼 엘리멘탈 스태프가 틀림없습니다. 저는 어느새 존경에 찬 눈으로 그 아저씨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저씨는 제가 보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한듯 시크하게 키보드 자판을 두들기고 있었습니다. 저는 자연스럽게 채팅창으로 시선이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그 채팅창에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에헷 ㅇ ㅅㅇ" 으아니 이럴수가 이럴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아저씨의 만행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ㅇㅂㅇ" "ㅇ ㅅㅇ//" "> ㅅ< 흥" 맙소사. 일어날 수가 없고 일어날 리가 없으며 일어나서는 절대 안될 상황이 제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40대 중반정도의 얼굴에, 머리는 반쯤 벗겨지고, 반바지, 슬리퍼에 후줄근한 흰색 난닝구를 입고 있었으며, 머리에는 기름이 번들거리고, 모니터 옆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히 쌓여있는 그런 사람에게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제 눈앞에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후 저는 주로 사용하던 ㅇㅅㅇ, ㅇㅂㅇ 등등의 표현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덩치는 곰만한 고등학생이 그런 이모티콘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버틸수가 없더군요. 지금은 다 추억이 된 옛날 이야기지만, 지금 그아저씨는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아마 그정도 근성이면 만렙 엘마 여러개 만들어 놨겠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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