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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높았으나 시궁창이었던 현실에 좌절한 제갈량 - (10)
게시물ID : humorbest_3792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丞相
추천 : 12
조회수 : 1916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8/14 23:51:15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8/14 15:25:05

그렇다고 이엄(李嚴)의 그러한 모든 행동들이 단순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행해졌다고 아예 매도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도 엄연한 고명대신이었고 정(正) 고명대신이었던 제갈량에 비해 비록 부(副) 고명대신이었다고는 하나 그 대우나 권력에 있어서 심히 차이가 났었으니 마땅히 그에 따른 합당한 권리와 대우를 요했다고 봐도 될 것 같군요. 

언급하기가 조금 조심스럽습니다만 제 생각엔 결과적으로 이엄의 모든 요구는 수포로 돌아갔다 하나 그 과정에서 결국엔 제갈량의 짜증과 경계심을 사게 된 것 같습니다. 이엄의 요구들은 누가봐도 자신의 사사로움을 위함이었고 동반자이자 같은 고명대신이던 이엄이었던만큼 그걸 감안하여 직위도 올려주며 나름 합당한 처사를 내렸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지만 그 뒤로 갈수록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해오니 제갈량으로선 부담스럽게 느껴졌을 면도 없잖아 있었을 겁니다. 특히나 당시 촉(蜀)의 체제가 제갈량 1인 독재체제로 굳어져 있는 상황에서 이엄이란 정적(政敵 : 이 표현은 좀 과할려나요)이 치고 올라오는 낌새를 보이니 숙청이란 과한표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기세를 좀 꺾어 놓고자 하는 생각도 있었겠죠. 한마디로 제갈량의 권력욕이랄까요. 

그런 마음을 어느정도 품고 있던 차에 이번 5차 북벌에서 실수였다면 모를까 장마를 핑계대며 나중에는 오히려 허물을 자신에게 뒤집어 씌우려 들었으니 본질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고 사감(私感)도 겹쳐서 그걸 문제삼으며 여러관료들의 서명을 얻어 결국엔 그를 탄핵했을 것이고요. 

여기서 제갈량이 이엄을 탄핵하는 표문에서 그동안 이엄이 요구해왔던 것들을 거론하며 문제삼고 비판했던 것을 보면 제갈량이 그때의 일을 어찌 생각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충분히 문제 삼을 만한 일들이었고요.

쓰다보니 이엄을 변호하는 건지 어쩌는 건지 오락가락하는 것 같습니다만, 정리해보자면 비록 이엄이 자신이 생각하는 합당한 대우를 얻고자 일을 벌였지만 이미 최고의 요직에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 그것이 제갈량이 보기엔 충분히 문제가 제기될만한 소지를 제공했고, 때마침 대사(大事)를 그르치는 죄까지 범하니 제갈량의 권력욕이 부른 일종의 숙청 겸, 근본적으로는 나라의 큰 일을 망쳤다는 죄로 인하여 결국엔 삭탈관직을 당하니 자업자득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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