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일요일이 가장 싫었음
뭐 병장때야 일요일이 좋지만, 쫄병때는 일요일이 진짜진짜 싫었음.
이유는 영화관람하라고 본부에서 영화를 한편 틀어주는데,
쫄병은 필수 참석해야했기 때문.
내 개인적인 신체적 문제점은 양반다리를 잘 못한다는 거임.
양반다리 자세가 안정적이지 않고(무릎이 많이 위로 올라감)
한 1분만 양반다리하고 있어도, 바로 피가 안통해 다리에 쥐가 남.
근데 영화 내도록 양반다리를 하고 영화를 봐야 하니 그게 한여름 태양아래서 쉴새없이 삽질하는 것보다 싫었음
(쪼그려 앉는거도 잘 못해서 잡초뽑는것도 진짜 힘들었음)
그렇다고 화장실을 자주 가는것도 눈치보여서 결국 두시간 영화면 한시간 참고 화장실가서 다리풀고
또 한시간 버티는 지옥의 코스였음.
또 싫었던게 일석점호
우리는 점호를 9시부터 시작해서 10시까지 진행함.
실제로 간부가 와서 하는 점호는 10분도 안걸리지만
간부 오기전 30분정도 존나 갈굼이 시작되고
간부 왔다가서도 취침시간까지 갈굼
역시 그때 자세는 양반다리에 쉬어자세.
뭐 윗선이 가끔 빡치는 날에는 계속 차렷자세 ㅡ.ㅡ
그렇게 힘든 양반다리 1시간이 지나고 나면
윗선에서 '자자'라는 소리가 나오면
총알 같이 일어나서 이불을 깔아야 함
침상 위에서 까는건 있을수 없고
침상 아래로 내려가서 깔아야 하는데...
다리에 쥐가 날데로 나서 움직이는거 자체가 고통인데
거기서 어물쩍 거릴수는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이불깜
개인적으로 뜨거운걸 싫어해서 국도 잘 안먹고, 찬밥을 선호하고, 겨울에도 맨바닥에 이불하나깔고 그냥 잠
근데 겨울의 침상바닥은 뜨거울때로 뜨거워
꼼짝안하고 있으려니 거기가 불지옥
양반다리자세가 나에겐 많은 힘을 요구하는 자세라
땀은 폭포수처럼 내림
한번은 간부가 날 보더니
너네 나오기전에 얼차려 준거 아니냐고 쟤 왤케 땀을 많이 흘리냐고 말했음
그날 밤에 땀 흘리는거때문에 폭풍갈굼
우리부대는 내무부조리가 좀 심한편이었음
심지어 침상에 올라가고 내려오는 방법이 있었고
거기서 벗어나면 안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