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일지 xx년 10월 6일 월요일 맑음 병장 김아무개가 3일째 제초작업 지시를 무시하고 맥심을 껴안은채 보일러실에서 자고 있기에 끌어다 베었다. 상병 최아무개와 일병 이아무개가 경계근무지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어 이 역시 참수하려 하였으나 주변에서 만류하므로 곤장 50대를 때렸다. 하사 장아무개가 분대 관리는 하지않고 날마다 찾아와 휴가를 청하므로 곤장 30대를 때려 철원으로 전출보냈다. 군관된 자가 일신의 이득만 꾀하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다. 부대일지 xx년 10월 7일 화요일 맑음 아침에 대대장이 와서 행보관들을 모아놓고 병력의 8할이 휴가 및 부상, 혹은 일이등병이라 이번 춘계진지공사는 파토났으니 일찌감치 기권하고 사단에 사정을 헤아려달라 청함이 어떠냐 하였다. 이에 내가 나서서, "신에게 아직도 삽 12자루와 상병장 열두마리가 있사옵니다. 놈들이 죽기로 삽질을 하고자 하면 살것이고 짱박혀 쉬고자 삽을 놓으면 죽을 것이니 이와같은 각오로 삽질하면 안될 것이 없소이다." 라고 고하고 또한, "신의 야삽이 번뜩이는 동안은 감히 상병장들이 짱박히지 못할 것입니다." 라고 하니 대대장이 진지공사 속행을 허가하였다. 상병장 열두마리를 몰고 뒷산에 올라 한창 삽질할 때 병장 안아무개가 품에서 맥심을 꺼내들고 오른팔 근육을 불뚝이며 숲속으로 숨으려 하였다. 이에, "네 이놈 안가야, 네가 군법에 죽고 싶으냐?네가 오늘 삽질을 아니하고 도망가서 어디에서 살것이냐?" 하니 안아무개가 돌아와 나머지 상병장들을 다그쳐 죽기로 삽질을 하였다. 해질녘이되니 뒷산 200고지가 평지로 바뀌었다. 출처-디시 해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