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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높았으나 시궁창이었던 현실에 좌절한 제갈량 - (13)
게시물ID : humorbest_3806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丞相
추천 : 16
조회수 : 2405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8/20 04:45:31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8/19 09:47:37
제갈량의 오장원(五丈原) 행은 결국 본래 목표였던 장안(長安)을 공략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마의의 말마냥 위(魏)군을 공격하여 승리할 만한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린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실책으로 인하여 사마의가 제갈량을 두고 군사적 재능은 없다라고 평하게 되는 요인이 되었던 것이고요.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제갈량은 포부가 크나 기회를 살펴 대처하지 못하고 꾀가 많으나 결단력이 부족하고 병사 부리는 것을 좋아하나 임기응변이 없으니 비록 대병을 이끈다 한들, 내 계책에 빠져들 뿐이니 반드시 격파할 수 있다." 본격 사마의의 패기라 하겠습니다. 이 말은 사마의가 그의 동생, 사마부(司馬孚)와 편지로 이야기를 주고받고하던 데에서 한 말입니다. 사마부가 전황이 어찌 되어가냐 묻자 이렇게 대답했던 것인데, 제갈량을 여지없이 깎아 내렸던 것이지요. 오장원(五丈原) 어쨌든 촉(蜀)군과 위(魏)군은 오장원에서 대치합니다. 제갈량으로선 어떻게든 한판 싸움을 벌여서 승부를 보려했겠지만 사마의의 위군으로선 구태여 싸울 필요도 이유도 없었겠죠. 그저 가만히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넉넉하게 촉군을 격퇴할 수 있었을테니 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갈량은 사마의에게 도발도 해가며 위군을 끌어내고자 했는데, 익히들 알고 계실 여자옷 이야기가 그것입니다. 근데 당시 위장(魏將)들은 촉군과의 싸움을 갈구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총사 사마의가 줄곧 수비로만 일관하고 있었으니 불만도 자연스레 커졌을 것인데요, 이에 사마의는 제장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겉으로나마 명제(明帝) 조예(曹叡)에게 표문을 올려 싸움을 청하는 모션을 취했습니다만, 당시 조예의 황명을 받고 사마의의 진중에 파견되어 있던 신비(辛毗)란 신하가 사마의의 그러한 속내를 짐작하고 황명을 내세워 제지함으로서 모든 불만을 잠재웁니다. 이렇듯 사마의를 비롯한 위나라 수뇌부가 얼마나 단합되어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고 또한 달리말하자면 그만큼 제갈량의 북벌이 위협적인 사안이었기에 위나라에선 총력을 다해 맞섰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마의는 싸움을 받아주지 않고, 시간만 계속 흘러가자 제갈량은 목우유마(木牛流馬)와 둔전을 통하여 군량을 확보해가며 장기전을 꾀합니다만, 당시 제갈량에겐 이미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으니, 본래 중병을 앓던 제갈량이었고 그 병세는 오장원에서 더욱 악화되어 있었던 것이죠. 다들 아시겠지만 그 병세가 그 지경에 이르렀던데에는 당시 제갈량이 맡고 있던 업무량이 가히 살인적이었다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워크홀릭이었는지는 몰라도 군사훈련, 병량비축, 작전지휘, 전략을 짜는 일 등, 웬만한 행정업무는 일일이 자신이 다 처리했다 하니 상상을 초월하는 업무량이었을겁니다. 또한 당시 제갈량이 어떠했는지는 사마의와 촉(蜀)의 사자(使者)의 대화상에서도 미루어 알 수 있는데요, 사마의가 제갈량의 상태에 대해 묻자, 사자는 "밤늦게까지 일하시고, 곤장 스무 대가 넘는 형벌에 관한 일은 손수 처리하십니다. 그러나 식사는 아주 적게 하시는 편입니다." 라고 답했다 하니 많은 이들이 추측하는 것처럼, 이후 제갈량의 사인(死因)은 과로사로 봐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후 제갈량이 죽은 뒤에 남았다던 방대한 결제서류 더미가 증명해주기라도 하듯 말이죠. 왜 굳이 싱글 플레이를 했는지는 모를 일이나 뭐 그만큼 꼼꼼하고 철저한 성격에서 기인한 행동이었다고 봐도 되겠지만 일국의 승상, 선제에게서 뒷일을 부탁받은 고명대신이라는 타이틀과 중압감이 어쩌면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하게 만들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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