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 여자입니다
저는 내 인생을 거의 주눅들은듯 살아온 것 같네요
분명 남들이보면 남 부러울 것 없는 집이라고 볼 것 같아요
부자는 아니지만 돈 걱정 없이 살아왔거든요
어릴 때부터 엄마와 할머니가 미친듯이 싸웠어요.(거의 할머니의 일방적 화 였지만;)
제가 보는 앞에서 엄마한테 칼 들이대면서 싸운적도 있어요
싸움의 이유는 하나. 바로 저희 집에 아들이 없기 때문이에요
저와 언니 둘만 있거든요
할머니가 저 가졌을 때두 여자라고 밝혀지니깐 지워버리고 다시
아들로 될때 까지 임신하라고 강요했데요
엄마는 물론 거부를 했고, 그때부터 할머니는 엄마를 공격했어요
현재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상태입니다
그래서 엄마는 늘 날카로웠고 우울했어요
그리고 당연히 저희를 돌봐주거나 사랑할 여력이 없었네요
아빠 같은 경우는 솔직히 잘난 사람이에요
회사일에만 매진하느라 가정은 하나두 안 돌본 사람입니다
그리고 역시 아들이 없어서 아직도 엄마를 원망하고요
저랑 언니는 아빠의 기대 수준에 못미치는지 신경도 안써요
대신 아빠 돈으로 이렇게 대학까지 나온건 감사히 여기고 있어요
비록 아빠는 저희 학교를 질낮은 학교라 보지만요
(서울 4년제 대학인데도, sky에는 못끼거든요)
항상 주눅들어 있었고, 이런 성격이 학교에서도 나타났던것 같아요
남들에게 다가가는 법을 잘 몰랐고, 대화하는 법도 잘 몰랐던거 같아요
유치원 때부터.
그러다보니 그냥 명목상 친구들만 쭉 사겨왔었나봐요
그러니까, 그냥 반 친구인데 같이 몰려다니는?? 그런 애들이요
고민이라던가 같이 있으면 재밌고 즐겁고 이런 친구가 아니라요.
사실은 고1때는 반에서 은따였어요
거의 얘기하는 친구가 한명 두명이었거든요
그 당시엔 제가 몸이 안좋아서 학교를 자주 못갔어요
근데 공부는 항상 반에서 5등안엔 들었어요
아마 애들은 재수없다고 생각하겠쬬
제 성격도 붙임성 있고 철판깔고 다가가는 성격두 아니라
밥 먹을친구도 없어서 혼자 자는 척 했었어요
고2때 올라가서는 같이다니는 그룹이 있었는데
그 그룹이 반 애들이 다 기피하는 별루 안좋아하는?
그런 그룹이었어요.
근데 웃긴건 전 그때도 '그래도 난 최소 쟤네랑 급이 달라' 라고 생각했었던거죠
"난 그래도 키도 크고, 호감형 얼굴에, 공부도 5등안에들고
고2때 애들이랑은 거의 두루두루 다 친하잖아." 라고 생각했어요
반면 그 애들은 솔직히 공부도 운동 어느것 하나 다 못했던 애들이네요,,,,
얼굴도 호감형도 아니고 키도 엄청 작아서 애들이 얕잡아 봤어요
하지만 뭐 저도 마찬가지로 지질해 보이는 애 중 하나 였죠
이제 어른이 되고 나니
당연히 고등학교때 그렇게 명목상 친했던 애들이랑은
첨엔 1년에 1번 가량 만나더니 이젠 만나지두 않네요 ㅎㅎ..
이제 성인이 됐어요
어디 동아리라던가 단체에서 노는건 좋아하지 않았어요
술을 먹어야했거든요. 저는 술을 못먹고 또 잘 못노는 거 같아요
그러다보니 대학교 인맥도 남은게 없고
대학교에서 사겼던, 정말 오래 사귀었던 남친에게는
많은 상처를 받은채 헤어졌습니다
이젠 졸업을 앞두고 있는 반백수의 여자네요. 취업도 못했구요
연락하는 사람두 없이 학원만 왔다갔다하면서 살고 있어요.
사람들은 그러더라고요
니가 적극적으로 다가가면 바뀐다구요. 마음을 열라구요.
근데 성인이 되고 나서는 저도 나름 노력을 했어요
그래서 어디 가도 '성격 참 둥글둥글하고 싹싹하다'라는 얘기 많이 들었어요
동갑이든, 선배이든 아니면 일했던 알바 사장님이든요.
동아리에서 왁자지껄하게 노는 분위기에 못어울리기 때문에,,
나름대로 사람들에게 연락도 자주하고, 만날 약속도 계속 잡았어요
그런데 어느날 깨달은건, 그 사람들은 제가 연락안하면 안한다는거에요
저쪽에서 먼저 만나자거나 연락한적이 없다는 점이죠
그들은 제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구나 라는 생각에
연락을 한번 안했더니 그쪽에서도 영영 연락이 없더라구요
친구들 많은 사람들 보면 너무 부러워요
저도 진짜 친구라고 여길 만한 친구가 한명 있어요
그런데 그 친구는 한국에 없어서 만난지 오래됐네요
전 많은 친구는 없어도 되요
그냥 한명의 좋은 친구라도 갖고 싶고,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싶은데.
왜 없을까요.. 마음이 너무 공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