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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함께 써준 누님에 대한 기억
게시물ID : humordata_4119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無念無想]
추천 : 12
조회수 : 68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7/08/15 00:05:04
비가 오고 있는 것을 보니... 갑자기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잡설은 집어치우고 한창 놀고먹기 바빴던 고3 여름의 장마철... 그 날도 독서실에서 한참을 소설과 만화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살짝 잠이 들었다가 깨보니 한창 만화와 낙서와 잡지....(*-_-*)에 빠져있어야 할 녀석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창 밖으로 빗소리가 들린다... 독서실 내의 적막함과 멀게 들려오는 빗소리... 갑자기 시계가 띡띡띡하고 병신소리를 낸다.. 씨끄럽다고 회중시계의 추를 빼버린 이후에 종소리를 낼 시간만 되면 종을 치지는 못하고 태엽만 헛돌며 띡 띡 띡 띡 띡 띡 띡 띡 띡 띡 띡 띡 씨바 조낸 무섭다ㅠ_ㅡ 대충 만화책이랑 뜨거운 바람이라는 이름의 잡지 (빌린거다... -_-)를 급하게 싸들고 밖으로 나왔다.. 비가 온다.. 겁나는 마음에 후다닥 나왔더니 비가 오고 있다는 것을 까먹었다.. 아씨... 그냥 걷자.. 집까지 10분이면 가는데 뭐... 처량하게 비를 맞으면, 교복 안으로 차갑게 흘러드는 빗물을 느끼며 터벅터덕 걷기 시작했다. 안경에 물이 묻다보니 정면을 보지는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걷고 있는데.. 어라? 비를 맞는 느낌이 안들었다. 고개를 들고 옆을 보니, 어떤 누님... 이겠지 투피스 정장 차림이었으니까... 이 씨익 웃으며 우산을 내쪽으로 기울여주고 있었다. "감기 들겠네, 공부하느라 힘들겠네요" .... 순간 뜨끔-_-; "아... 아뇨..." "고3?" "아... 네.. 음.." "나도 몇 년 전에는 고3이었는데.. 그 때가 그립네" 하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진짜 천사같았다.. ... ... 어색... 했지만... 비가 오고 있음에도 그 누님의 체취가 나를 하악... 이 아니라... 기분좋게 느껴졌다. 또래 여자들에게는 느끼지 못하는 연상의 여자의 느낌.... 얼굴이 빨개진다.. *-_-* 10여분을 걷다보니 집 앞이었다. "아.. 저기.. 여긴데요.." 나는 고개를 들어 똑바로 보지도 못한채 겨우내 말을 이었다.. 겨우겨우 눈을 들어 쳐다본 얼굴은.... Oh Thank you GOD!!!! 천사닷! @_@ "응. 조심해서 들어가요, 안녕"이라고 하면서... 오던 길을 되돌아 갔다. 나 때문에 안 와도 될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하니 정말 고맙게 느껴졌고 더더운 천사(얼굴 때문이 아니라...)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도 그 누님에 대한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다. 근처 동네인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님을 이후로 본적이 없었지만, 미소를 지으며 '안녕'이라고 말하던 얼굴은 지워지지 않았다. 어느새 몇 년이 흘러...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을 하게 되었고... 또 다시 여름 장마철이 돌아왔다... 비오는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내가 다니던 독서실, 누님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던 독서실에서 한 여고생이 우산이 없는 듯 힘없이 걸어나오고 있었다. 마침 비오는 늦은 시간, 그때와 같은 독서실 그리고 비맞으며 지친 모습으로 걸어나오는 학생.... 또다시 그 천사 누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 .. 비를 맞으며 힘없이 걸어가는 여고생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 때의 누님처럼 살짝 우산을 기울여 여고생이 비에 맞지 않도록 해주었다... 그 때의 기억을 되돌리며, 그 학생이 나를 알아채고 올려다보는 순간을 기다려 가벼운 목소리를 말을 건넸다. "감기 들....." "아~~~~~~~악" 그 여학생은 도망갔다... 공포의 비명까지 지르며... .. .. . . .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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