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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샐러드 (BGM)
게시물ID : humorbest_3809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사미♥
추천 : 23
조회수 : 8094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8/21 06:39:50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8/20 23:11:15
노을이 짙게 깔려 어둑어둑해질 무렵의 어느 저녁, '편의점의 샐러드가 먹고 싶어.' 하고 내 안의 자아가 속삭였다 왜.. 편의점이어야만 하는거야? 냉장고에 오이도 있고 양배추도 있는데. 라며 반문하기가 무섭게 내 손은 이미 지갑을 챙겨들고 도어락을 열고 있었다. 몇걸음을 옮기지도 않았는데 손등에 물방울이 톡, 톡, 하고 떨어졌다. 포슬포슬 내리기 시작했던 비는 어느덧 무서운 기세로 땅을 적셨다 갑작스런 비의 공세에 재킷도, 우산도 없었던 나는 그저 비가 나를 적시는 대로 같이 젖어야만 했다. 어서 오세요. 알바생은 그렇게 말하며 빗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날 위아래로 훑었다. 조금은 수줍어 보이는 그의 귀여운 얼굴을 뒤로 하고 나는 즉석식품 코너로 향했다. 작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닭가슴살 샐러드는 다행스럽게도 딱 하나 남아 있었다. 나는 마지막 샐러드를 집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 그것을 품에 꼭 끌어안았다. 그 때였다. '정말로, 그걸로 되겠어? 여기서 오른쪽으로 두 걸음만 가면, 가쯔오부시 우동 옆에 샛노랗고 향긋한 체다 치즈 스틱이 있어. 사지 않겠어?' 그.. 그래. 체다치즈라면 샐러드의 삼삼한 맛을 잡아줄 수 있을거야.. 자아에게 또 설득당해 치즈를 집고 지갑을 열어드는 나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4,700원이요." 4... 4천 7백원이구나. 현금영수증은 필요 없어요. 포인트카드 따윈 사육하지 않아요. 아무렇지 않은 척 편의점을 나선 내 눈에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무언가가 고였다. 편의점표 체다치즈에선 인생의 쓴 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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