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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입소첫날이 생각남...
게시물ID : military_95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부담됨
추천 : 4
조회수 : 44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0/30 04:35:30

걍 음슴체...

 

내년에 민방위됨.ㅋㅋ

 

근데 아직도 생각나는건...입소첫날...

 

1. 

 

군대 가는게 뭔 대수랴..싶어서 주변에 많이 알리지도 않고...

 

어머니는 가게 일땜에 못오시고

 

나랑 같이 입대하는 친구놈이랑 나랑 둘이서 털래털래 논산갔음...

 

입소식 하기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입소대 정문 앞에서 친구랑 둘이 쪼그려 앉아서 노가리까고있었음.....

 

근데 뒤에서 누가 날 부르는거임....

 

아버지였음;;;;;;;;;;;개깜놀;;;;;;;

 

아버지 지방에서 일하시는데...

 

나한테 연락도 안하시고 걍 오신거임.....

 

그 사람 버글버글한데서 나 어떻게 찾으실려고;;;;;;;;

 

근데 찾으셨음....

 

같이 커피 한잔 하고 ..우리 입소대 들어가는거 보시고는 걍 가셨음...

 

울아버지 무뚜뚝st 최강...

 

마음이 심란해짐...;;;;...

 

2.

 

연병장에서 입소식을 하는데 소지품을 이것저것 갖고온애들이 있었음...

 

손가방이나 쇼핑백같은거....

 

나는 맨손으로 가서 편했는데

 

걔네들은 디게 불편해 보였음...

 

연병장 한가운데 서서 짐 놔둘데도 없지...

 

짐은 바닥에 둔채로 이리저리 옮겨다니고 줄서고 하는데

 

잘 기억은 안나지만 뭐하여튼 엄청 성가셔보였음...

 

나중에 2주차 쯤 됐을때 내무실에서 어떤애가 로션 새거를 하나 꺼냈음...

 

그순간 내무실 모든 애들이 나좀 쓰자 나좀 쓰자 달라들어서

 

새거가 한순간에 다 없어짐...(겨울군번이라.ㅋㅋ)

 

로션주인 그놈은...약간 울라그랬음....약간 미안해짐...

 

하여간 이때 기억땜에......요즘 군대가는애들한테 조언 하는게 있는데

 

'맨손으로 가라'

 

근데 그 '요즘 군대간' 애가 휴가나와서 하는말이

 

요즘 훈련소에선 샴푸 세안제 로션 다 갖고와서 쓰더라...면서 나를 원망하는 눈빛을보였음...

 

난 몰랐지..ㅋㅋ;;;

 

3.

 

정신없이 입소하고 피복수령하고 바로 훈련소로 들어감...

 

(의경이라 훈련기간이 4주밖에 안되니 스케줄땜에...입소하자마자 바로 훈련소로갔던걸로 기억함..)

 

가자마자 저녁밥을 먹었음...

 

배가 무지 고파서 밥을 엄청 펐음..

 

근데..몇숟갈 먹다가 갑자기 마음이 심란해져서 밥이 잘 안들어감....

 

겨울인데다가 배식 끝물쯤에 가서 먹은거라 밥국반찬 다 식어있었음;;;

 

게다가 어제만 해도 친구만나서 술먹고있었는데...

 

오늘은 군인이네....싶은생각에....울적해짐

 

그래서 걍  남길라고 했는데...

 

그때 갑자기 머리를 스치는게...잔반남기면 혼날라나?..혼나겠지?...쳐맞겠지?...

 

군인된지 하루도 안된....전세계의 전 군인들중 가장 낮은 짬찌주제에 잔반남기면 싸가지없다 찍히겠지?...

 

겁이났음....

 

그때부터 꾸역꾸역 먹느라고 체할뻔함....눈물날라함...

 

근데 식당 출구쪽을 보니 다들 잔반 그냥 버리고 가드라...;;;;

 

아오썅....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내무실 들어오니 다시 배고프기 시작함;;;;;;

 

4.

 

담날이 토요일이었나?...기억잘안나는데 군데리아가 나왔음...

 

맛있었음...

 

빵, 스프, 패티, 소스, 샐러드, 삶은계란, 포도잼...

 

포도잼?......뭐지?...

 

이것도 먹으라는건가?...

 

일단 빵에 패티, 소스, 샐러드, 포도잼 까지 다때려넣고 먹었음;;;

 

군대란 참 신기하구나 싶었음..세상천지에 햄버거에 잼을 발라먹는데도 있구나..싶어서.ㅋㅋ..

 

나름 맛있었음...

 

근데 알고보니 원래 빵 2개 주는거라함...하나는 햄버거 만들어 먹고 하나는 잼발라먹고 하는데..

 

그날은 빵이 좀 모자라서 1개씩밖에 안줬다함...

 

아오썅..ㅋㅋㅋㅋㅋㅋㅋ

 

5.

 

아침부터 햄버거 먹고 속이 부대껴서 삶은계란은 남겼음...

 

짬 남겨도 되니까.ㅎㅎ

 

잔반 버리러 가는데 짬통 앞에서 기간병이 막 뭐라뭐라 함...

 

정신이 없어서 뭐라하는지는 못알아듣고....혼자 생각에

 

'아 삶은계란은 만드는데 어려우니까 다 먹어야되는구나...'

 

'아..이제 군생활 1일차인 나같은 짬찌가..하늘같은 취사병느님들이 새벽부터 삶은 계란을

 

막 버릴라고 했구나....ㅜㅜ'

 

그래서 짬통 옆에 서서 계란 까서 또 꾸역꾸역 먹었음...

 

체할라함...눈물남....

 

근데 알고보니 기간병형아가 한 말은..

 

'계란껍데기는 잔반통에 버리면 안되니까 계란안먹을꺼면 껍데기 까서 알맹이는 짬시키고 껍데기는 쓰레기통에 따로 버려라'

 

였음....

 

아오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생각해보면 그 기간병도 혼내는 톤이 아니라 걍 얘기 한건데...

 

내가 괜히 쫄아서 잘못알아들은거임.....

 

근데..체하진않음..ㅋㅋ

 

내무실오니 역시 배고파짐...

 

이때까지는 몰랐음

 

3일정도 뒤엔 내가 계란껍데기는 물론 식판까지 먹을 기세로 핥아먹는 개거지가 될줄은.....

 

6.

 

일과시간에 뭘했는지는 기억안나는데..

 

이것저것 하고 밤이 되서 점호받고 자려고 누웠음...

 

하루가 무지 길게느껴졌음...

 

아이고..이제 드디어 긴하루가 끝났구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이제 군생활 1일째임....

 

앞으로 얼마나 이런날들을 보내야 집에가나...싶은생각에 머릿속이 아득해짐....

 

하지만 이런날은 첫날만 그랬음..

 

담날부터 정신없이 바쁘고....

 

밥때만 기다리고....

 

식은밥?..포도잼?.. 삶은계란?...없어서 못먹고....

 

점호끝나면 피곤해서 쳐자기 바쁘고...

 

자대가면 혼나고 쳐맞기 바쁘고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영원히 끝날거같지 않던 입소첫날밤의 그 아득함은...

 

이렇게 10년이 지나서야 여유롭게 집에서 맥주한잔 하면서 다시 추억해보고있음....

 

곧 입대하는 청년들이여..

 

머리를 비우고 입대하시라...

 

시간은 어떻게든 감....

 

 

덧..

 

훈련소에서 큰걸음 할때 다리와 팔이 같은쪽이 올라가는

 

놀라운 현상을 경험하게될거임..

 

너무 멘붕하지는 마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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