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라도 일기식으로 남겨 누군가에게 이 답답한 마음을 들려주지 않으면 제가 미칠것같아서 그냥 남겨봐요 ㅠㅠ
어제 나는 허리가 넘던 긴 머리를 단발로 잘랐다.
여느때와 같이 너는 아침해가 밝은 6시경 귀가를 했다.
2시넘어 잠이 들었지만 인기척이 느껴진 나는 잠에서 깨어 지금 들어왔어 라며 인사를 했다.
-오늘 쉬는날이네.
-그래 나도 오늘 쉬어.
-너때문에 잠 깼잖아.
-나는 조용히 들어왔는데 또 내탓이네?
가볍게 피식 웃어가며 결코 무겁지 않은 분위기. 평소와 같이 시덥잖게 내뱉은 대화들. 어제 이별을 했던 사람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서로 그렇게 한참을 평소와 같이 아무말없이 핸드폰만 바라보다 나는 갑자기 조용이 눈물을 흘렸다. 그 소리를 들은 너는 한숨을 쉬었다. 사실 괜찮은 듯 괜찮지 않지만 익숙해지려 하는 것뿐이었다.
가만히 지켜보던 너에게 어제부터 준비했던 나의 이야기를 건네보았다.
-나는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하지 않았던게 우리문제의 시발점이고, 이제부터 나를 더 소중히 생각할거야. 그 날 그일이 없었더라도 우리는 언젠가 이렇게 됐겠지. 나는 충분히 매력있는 사람이라고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될 수 있을때 네 앞에 당당하게 서고싶어. 미련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다시 시작 할 수 있을까…
-그럴수도 있겠지…
-내가 그럴 수 있을 때까지 제발 다른사람만 생기지마라. 그러면 나는 내가 너무 미워질것같아.
-그것또한 너를 위해가 아니라 나에게 맞추는 것이라 약속 해 줄 수가 없어.
-그것도 그렇네.
-그리고 네가 너의 매력을 알고 너를 사랑 할 수 있게된다면 아마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거야.
-…..... 이제 이사갈 때까지 쉬는 날도 안 맞아서 식사한번 힘들텐데 오늘 어디라도 가자.
-그래.
-미안해. 밤새 일하고 와서 피곤할텐데… 오늘 아니면 시간이 없네.
-알았어.
밖은 바람도 잔잔히 하늘도 새파랗게 구름한 점 없었다.
한 달간 두차례의 태풍이 지나간 날씨는 긴팔에 조금 쌀쌀함을 느낄정도로 온전히 가을에 접어들고 있었다.
마치 이별의 폭풍이 지나간 다음의 우리와 같이 고요하고 잔잔했다.
나를 앞질러 한 걸음 먼저가는 너의 뒷모습을 보며 사진을 찍듯 하나하나 새겨갔다.
걸음걸이 뒷모습 조금 길어버린 머리 믿을 수 있었던 듬직한 어깨.
훗날 너와 함께 걷고 있는 지금 이 길이… 이렇게 슬프지 않기를..
나는 또 기도하고 기도하며 함께 걸었다.
이렇게 또 우리는 이별을 담담하고 일상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었다.
이별을 받아들이기 위해 떠난 하루의 일과는 평범한 연인과 같았고 너와 멀어지기전과 같았다. 즐거웠다.
네가 혼자 떠날 집의 인테리어등을 이야기하며 잡담을 하는 동안에도 이렇게라면 이별도 잘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잠시 착각을 했다 .
하지만
너의 옷을 골라주며 두번다시 이런 시간이 오지 않겠구나. 훗날 나 말고 다른 여자가 너의 옷을 골라주겠구나. 너는 밝은색이 더 어울려하며 너의 얼굴에 옷을 대 줄 사람이 내가 아니겠구나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