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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축구의 미스터리
게시물ID : humordata_381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똥별
추천 : 11
조회수 : 134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3/11/08 21:45:41
퀴즈 : 세계 축구계 4대 미드필더 중 하나, FIFA 랭킹 5위권인 축구 강국의 주장, 5회 이상 소속팀의 우승을 이끈 주역, 세계에서 5번째로 비싼 이적료를 기록했지만, 그럼에도 '실패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선수. 과연 그는 누구일까. 정답은 아르헨티나의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29.첼시)이다. 완전히 밀어버린 빛나는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으로 강렬한 인상을 풍기며 데이비드 베컴·지네딘 지단·루이스 피구(이상 레알 마드리드) 등과 함께 중원의 최강자로 손꼽히는 인물. 뛰어난 기량과 화려한 경력만을 놓고 볼 때 그는 분명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에겐 '실패'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고 있다. 경력과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순 위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베론은 '세계 축구계의 미스터리'로 여겨지기도 한다. 도대체 왜일까. ▲데이비드 베컴과의 악연 아닌 악연 베론은 지난 1996년 이탈리아 세리에 A 삼프도리아에 입단, 유럽 축구계에 발을 들여 놓은 뒤 여러 구단을 거치면서 성공을 거듭했다. 2000년 소속팀 라치오를 세리에 A 우승으로 이끈 뒤 4500만 달러(약 52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로 프레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할 때만 해도 그의 앞에 거리낄 것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이후 그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 스타였던 데이비드 베컴 때문이다.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가 이미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던 터라 베론은 '사족(蛇足)'처럼 여겨질 뿐이었다. 폭발적인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팀의 보배로 자리매김한 베컴과 비교되는 탓에 베론은 본연의 실력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게다가 베론은 세리에 A 시절 활발한 공격 가담으로 측면 공격수 구실도 해내는 공격형 미드필더였는데 아일랜드 축구 영웅 로이 킨이 이미 완벽하게 그 역할을 하고 있어 설 자리마저 잃어버렸다. 어쩔 수 없이 수비진을 맴도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갈수록 무뎌지기만 했다. 결국 '몸값이 아깝다'는 비난을 한몸에 받게 되고 벤치 멤버로 전전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2002~2003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레미어리그를 석권했지만 그는 '주변인'에 불과했다. ▲악몽 2002 한·일 월드컵 베론에겐 명예를 회복할 좋은 기회가 있었다. 바로 지난 해 열린 한·일 월드컵 무대였다. 아르헨티나 주장으로 출전한 그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일거에 명예를 되찾을 각오였다. 잉글랜드·스웨덴·나이지리아 등과 한 조를 이뤄 '죽음의 조'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16강 진출은 문제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경제적으로 큰 곤란에 빠진 조국에 한줄기 희망과 기쁨을 안겨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물론 그 중심엔 베론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베컴이 이끄는 잉글랜드와 한 조에 속해 그동안 겪은 설움을 떨칠 기회도 될 듯싶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베컴은 또다시 그의 발목을 잡았다. 본선 첫 경기인 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에서 베컴은 페널티킥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아르헨티나에 쓰디쓴 패배를 안겼다. 베컴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는 동안 베론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하다가 후반 교체되기까지 했다. 이후 베론은 나이지리아·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무뎌질 대로 무뎌진 그에게 아르헨티나 공격의 실마리를 쥐게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스웨덴에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TV를 통해 전해지며 전 세계 축구팬의 가슴을 아프게 했지만 베론의 모습은 화면에조차 잡히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그에겐 비난만이 2003~2004 시즌을 맞아 그는 친구이면서도 줄곧 그의 발목을 잡아 왔던 베컴과 작별한다. 베컴이 '지구 방위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함에 따라 베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자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베론을 버렸고 절반으로 깎인 몸값으로 신흥 명문 첼시에 새둥지를 틀었다. 물론 베론은 러시아 석유재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야심찬 스타 영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첼시에 합류했지만 여전히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매경기 다른 포메이션을 구사하며 베론을 여기저기에 기용했다. 게다가 과외 훈련까지 지시했다. 다른 선수에 비해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적은 '천재형 플레이어' 베론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조국 아르헨티나도 여전히 그에게 등을 돌린 모습이다. 칠레와의 2006 독일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기 위해 모처럼 고국을 방문한 그에게 팬들은 '배반자', '영국인'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경기 도중 베론이 볼을 잡을 때면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베론은 차분하게 명예 회복을 준비하고 있다. 첼시의 우승을 이끌어 2년 연속 프레미어리그 우승을 노리고 조국의 2006년 월드컵 우승을 위해 발톱을 갈고 있다. 그는 "나 자신의 명예는 생각하지 않겠다. 나는 팀의 구성원이기에 팀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작성자 : 일간스포츠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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