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편했던 최근 반년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며 문득 외로움을 느낀 11월 어제는 갑작스레 연차를 내고 모악산 금산사에 다녀왔다 평일 오전이라 참 한적한 경내 새소리 물소리만이 나를 반겼다 왜 혼자 있는 외로움도 나를 떠난 그대 그리움도 낙엽처럼 쌓여만 가는 것일까 속세도 번민도 감정도 모두 버리는 곳에 나홀로 역설적으로 서있는 것이다 미륵전 본존불이 나를 내려다봄에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일 뿐이었다 아무 물음도 없이 자연한 미소에 무슨 할 말이 있으랴 그 미소에 당신 웃음을 떠올린 나는 무슨 할 말이 더 있으랴 혼자 떠나고 혼자 돌아온 마실길에는 당신 대신 낙엽만이 스산히 배웅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