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가 아닌 점 죄송합니다. 정회원이지만, 닉네임으로 하는 것도 죄송합니다. 뭔가 나이 먹고 이랬다는 게 부끄러워서 닉네임으로 적습니다.
어제 점심시간쯤 아내에게서 전화가 오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전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소리가 시끄럽더군요. '무슨 일 있나? 왜 이렇게 시끄럽지?' 라고 생각하면서 "여보세요?"라고 했더니.. 장모님께서 다급한 목소리로 "지금 2층 집 여자하고 싸움 났으니까.. 빨리 좀 와보소!" 라고 하고 끊는 것입니다.
정말 귀엽고 착한 아내라는 점을 알기에 '싸움'이란 소리를 듣고 무작정 택시타고 달려갔습니다.
회사와 집의 거리가 있으니, 제가 갔을 때는 이미 상황 종료 되었더군요. 그러나 아내의 몸에 난 생채기들을 본 순간!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는 지금 출산을 한지 7주가 지났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람이 '엄마'일지라도 신세 지는 것이 싫어서 아내에게 가능하면 처가에 가지 말라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은 심심하다면서, 엄마하고 외출이라도 할 요량으로 친정에 갔더군요.
처가는 빌라의 1층이며, 그 빌라가 생긴 90년대 중반부터 계속 그 곳에서 살고 계십니다. 그런데 올해 초 2층으로 40대초반의 4인 가족이 이사를 오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정말 '안하무인'이라는 것입니다. 새벽 두 세 시에 뛰는 것은 다반사입니다. 장인어른은 교육자라서, 정말 조용하십니다. 농담이라는 것 자체를 모르실 정도지요. 옛날에 태어나셨으면, 정말 양반도 그런 양반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분께서 너무 시끄럽다고 가끔 2층에 항의를 하셨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워낙 좋으신 분들이라, 그냥 조용히 조용히 말씀만 하고 돌아오셨다고 하더군요. 항상. 그렇게 몇 번 반복되니.. 이제는 오히려 반대 상황이 되었습니다. ""내 집에서 내 애들이 뛰는데... 니들이 뭔 상관이냐?""라고 한 것이죠. 이쯤되니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그냥 포기를 해버리시더군요. 그런데 3층에 손님이 와서 하루 조금 소란스러웠나봅니다. 그랬더니 바로 올라가서 항의를 했다더군요.
식사를 하면서 그런 얘기를 듣게 되니, 이제는 저나 제 아내가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처가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너무 뛰어서 올라갔더니, 2층 아줌마가 나오더니 빼꼼 문 안전바를 채운 채로 내다보면서 "아.. 제가 방금 와서요. 죄송합니다." 라고 하고 말도 안 하고 닫아버리더군요.
헐~ 뭐야.. 그냥 말하기 싫다 이건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뭐 어쩔 수 있습니까? 죄송하다는데.. 하는 수 없이 내려갔죠. 그런데 뭐.. 별로 달라지지 않더군요. 여전히 뛰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날은 참았죠.
그런데 아기를 낳고 쉬고 있는 아내가 얼마 전 항의를 하러 올라갔었나봅니다. 초인종을 누르니 인터본으로 말하더군요. (보통 현관으로 나와서 누구세요? 라고 하잖아요. 의심이 가는 상황이면 저번처럼 안전바를 채운 채로 얼굴을 확인하는 식인데...) 인터폰으로 말하니, 말이 잘 안 들려서 아내는 "1층에서 왔는데 말이 잘 안 들리니까 문좀 열어주세요."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나서는 뭐 흔한 얘기죠. "조용히좀 해주세요. 공동주택이잖아요." 대답도 안 하고 다시 문을 닫더랍니다. 헐~
그리고 어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2층에서 하도 시끄러워서 다시 아내가 올라갔습니다. 집에 계신 장모님은 이미 포기한 상태여서.. 올라가지 마라. 올라가도 아무런 소용도 없다.고 말리셨다네요. 하지만 애기가 잘 수도 없이 뛰고 소리를 질러대니 올라가서 초인종을 눌렀답니다. 여전히 인터폰으로 "뭐예요?"라고 하더랍니다. "1층입니다. 조금 조용히좀 해주세요" 라고 했더니 문을 열더랍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아내가 들고 있던 휴대폰을 뺐어서 복도로 집어 던지고 아내를 집안 현관으로 끌고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폭행을 했습니다. 아내는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서 한 참을 맞았다고 합니다. (지금 팔과 다리는 물론이고 유두에까지 상처가 나서 젖을 물리기도 힘들다고 합니다.) 아내가 덜 맞기 위해 악을 쓰니. 1층에 있던 장모님은 애기를 안고 2층으로 올라갔다고 하네요. 2층 여자는 현관에 아내를 밀치고 목을 조르려고 하더랍니다. 맞고 있다가 빠져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현관을 열었습니다. 시끄러운 상황이라서, 빌라의 다른 사람들도 하나 둘 나오고 있었습니다. 현관문이 열리고 장모님이 계시자, 2층 여자는 애기를 안고 있는 장모님을 밀쳤다고 하더군요. 애기를 안고 있어서, 아내는 더 이상 맞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고, 그 사람들이 뜯어 말려서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고 하더군요.
집 안으로 끌려 들어가서의 상황은 본 목격자가 아무도 없지만, 현관 문이 열렸을 때는 목격자도 있습니다.
그런데 답답해지더군요. 뭐가 잘 했다고 2층에서 먼저 경찰을 불렀고, 저희는 진단서를 끊으러 갔습니다. 그렇게 심하게 멍이 들었는데도 2주 진단이 나오더군요. 그리고 하나도 다치지 않은 그 여자도 아마 2주 진단서를 끊어 온 모양입니다. 병원에 가면 기본으로 2주는 끊어주니까요.
경찰서 지구대에 가서 저도 그 여자를 보았습니다. 더 화가 나더군요. 아내는 온 몸에 생채기가 났는데... 그 여자는 깨끗하더군요. 아니 웃고 있더군요.
진술서 작성이 끝나고 지구대의 경찰은 '이런 사건은 해결 방법이 별로 없다. 그냥 서로 합의하고 끝내는 게 좋을 것이다.'라고 말하더군요. 저도 이것 저것 알아봤기 때문에 같이 진단서 2주면 쌍방이기 때문에 오래 끌어봤자 해결책이 많지 않다는 점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가 그러더군요. "먼저 사과하면, 나도 사과할 요량이 있다." 정말 기가 찰 노릇입니다.
그래서 정식으로 고소를 한 상태입니다. 2층에서도 맞고소를 진행했고요. 그러나 피해자는 저희 쪽이라고 생각합니다. 4층 빌라의 주변 사람들의 층간소음에 대한 서면 동의도 받아 놓았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현재 지구대에서 진술서를 작성 한 것 밖에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후에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상처 하나도 없는 그 여자도 진단서 2주를 끊어왔는데... 어떻게 하면 인실좆을 시전할 수 있을까요? 오유, 현명한 분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세 줄 요약 1. 층간소음 문제로 항의를 하러 올라갔던 아내가 집안으로 끌려 들어가 폭행을 당했다. 2. 같이 2주짜리 진단서를 끊어왔다. 3. 인실좆을 실행하려면 어떤 것을 해야 할까요?
참고로 2층 여자는 진술서를 작성할 때 저번에 제 아내가 올라 가서 항의했던 게 괘씸해서. 올라오자마자 '우발적'으로 때렸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제 아내가 먼저 때렸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하네요. 증거가 없으니.. 답답할 뿐입니다.
정말 이런 글을 올리는 것 조차 부끄럽지만, 많은 분들이 조언을 주십사 해서 추천까지 구걸해 봅니다.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