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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사투리 쓰면서 전라도 출신을 비아냥 거리는 인간들에게..
게시물ID : humorbest_3819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세계정복
추천 : 184/22
조회수 : 14621회
댓글수 : 12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8/25 01:04:15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8/25 00:19:42
전라도 사투리쓰는게 유행이라지만 주변에 그런 애들 보니까 나보다 한참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보여서
걍 말 튼다. 

나 12살 때, 경기도로 이사왔다. 이사올 적, 친구들이 그러더라. 
"서울가면 전라도 출신 무시한다니 절대 사투리 쓰지 말아라!" 
근데 말투는 어쩔 수 없더라고.. 뭐, 그래도 괜찮았는데, 간혹 전철이나 버스에서 전라도 출신을
욕하는 할아버지들은 보았다. 그래도 시절의 아픔이니 하고 넘어갔지. 
그러나 두 달 전에, 동네에서 친구 2명하고 술마시는데, 갑자기 "전라도 새끼들은 상종할 놈들이
아니야!"하는 소리가 들리더라. 깜짝 놀라서 봤어. 보니까 동네 특성상 감이 잡히는데, 철도대학
교 애들이야. 모인 사람은 당시 5명 정도? 욕을 계속하더라고. "전라도 애들은 거짓말만 하고, 사
람 뒷통수 치고, 지들 욕심밖에 모른다. 심지어 지들끼리 사기친다더라." "아, 형! 제 친구의 사촌
형의 친구도 전라도 사람한테 사기당했더래요!" "당연하지! 전라도 애들은 상종하면 안돼"

뭐, 이런 식으로 20분 가량 얘기하더라고, 가게가 다 떠나갈 정도로. 내가 전라도 출신인 걸 아는
친구들이 나를 계속 말렸지. 그래서 "야, 그냥 빨리 먹고 가자!" 하고 대충 술과 안주 먹고 나서려
는데...끝까지 계속 전라도 욕을 하더라고. 어느새 2명이 또 늘었어. 

계산을 끝내고 친구 2명이 나가자마자 바로 가서 얘기했어.
"저기, 제가 전라도 출신이에요." 그러니 모두 조용해지는거야. 
"전라도 사람들 욕 그만 하세요!" 하는데, 모두 불장난하다 걸린 아이처럼 고개 숙이고, 아무 말도
안하더라고. 그 때 느낀게, 이 사람들 그냥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전라도사람들을 욕했구나 생각이
들었어. 힘이 빠지더라고. 기분은 진짜 더욱 나빠지는데 화낼 기운도 없어지더라구. 그래서 그냥
나왔지. 근데 기분이 정말 안 좋았어. 정말 화가 나면서 슬펐지.

내 친척 중에 경상도 출신인 분이 꽤 있다. 외숙모, 작은 어머니 포함해서 작은 할머니 두 분까지..
역으로 말하면 경상도에 전라도 출신이 그만큼 친인척으로 있다는 얘기야, 이것들아. 암것두 모르는
니들처럼 경상도랑 전라도랑 그렇게 싸울거 같냐? 아니거든! 뭐, 물론 투표는 예외로 치자.

뭐, 니들은 웃음거리로 전라도 사투리를 쓰겠지만, 나같은 일부 전라도 사람에겐 그게 유머가 아니라
상처로 온다. 나는 아직 30대 초반밖에 안되어서 약하지만, 연세드신 어른들에겐 아직 큰 상처이고, 
아물기 힘든 상처이기도 하다. 왜 연세드신 분들에게 상처인지 말하기엔 좀 힘이 드는 작업이라 넘어
간다만, 도서관에서 수많은 자료를 찾아보면 왜 상처인지 알 것이다. 장난이든 혹은 고의적인 도발이든,
"아따, 성님 힘이 장사셨제"와 같은 말장난은 그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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