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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밥, 멜랑꼴리한 대낮에
게시물ID : art_38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르트르
추천 : 2
조회수 : 59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6/11 19:14:25
밥, 멜랑꼴리한 대낮에

내 마음 한없이 고요했던 그날 밥,
쫄깃해진 심장을 웅켜쥐고 
가벼워진 주먹을 흔들다가 문득 
혀가 꼬부라진 나무들이 으스스 우는 소리를 들었다오
밥, 자네와 자네의 흔적과
자네가 남기고간 배설물들을 치우며 
나는 왜 이리도 온 몸이 가려웠는지
자네에게 할 말이 있었다오 밥

멜랑꼴리한 이 대낮에 
나는 어제의 여인을 다시 만났고 
혀가 꼬부라진 나무들은 노래를 불렀다오
온 몸이 찢어질 정도로 
소리들은 거뭇 거뭇 도로에 묻었고 
어제의 나의 여인은 치맛자락을 살짝 올리며 
윙크를 날렸었다오 

그런데 밥, 그건 아는지 모르겠소
내가 자네의 흔적과
자네가 남기고 간 배설물과 
자네를 거리에서 치워내며 
얼마나 많은 나무들의 눈물을 함께 지워야 했는지
나무들이 묻혀 놓은 노래를 지우기 위해
내 사랑하는 여인의 치맛자락을 찢어
내 얼굴과 함꼐 닦아야 했는지

이 멜랑꼴리한 대낮에 밥,
나는 자네가 그리웁고 
내 여인과 헐벗고 누운 상태에서도 밥,
나는 자네가 그리웁고 
나무들이 으스스 울다가 혀가 꼬부라져도 
나는 자네가 그리웁다는 사실을
왜 지금에서야 깨달았는지 
나는 잘 모르겠소

여인의 품 안에서 잠드는 지금에서야 
나는 자네가 거리에 묻은 노래였고 
혀가 꼬부라진 나무였고 
또 자네가 곧 나였다는 사실을
내 스스로를 뒤집어 보고서야 깨달았소 
밥, 내 여인의 품 속으로 들어오시오
이 멜랑꼴리한 대낮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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