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동진
오유에서도 가장 잘 알려지고 대중적인, 영화평론계의 유재석이라 할만한 인물.
워낙 방송, 출판, 관객대담 등등 활동을 왕성하게 하셔서, 만날 기회가 많아 좋은 분입니다.
그냥 보기엔 난해하고 복잡한 영화들을 원만하고 쉬운 어휘로 풀어내는 재주가 정말 탁월하십니다. 믿고 보는 이동진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게 아니에요.
특히 간판코너라 할 수 있는 '영화는 수다다'에서 김태훈씨와의 만담콤비는 정말 일품이여요. 요즘말로 정말 최고의 케미를 자랑합니다.
주요 방송 활동으로는 '영화는 수다다', '금요일엔 수다다'가 있었느나 현재는 종영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cgv의 '더 굿 무비'가 있습니다.
요 근래에는 팟캐스트 빨간책방 말고도 sbs 라디오에서 새벽 2시에서부터 3시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방송을 하고 있는데요. 중년 아저씨같은 실없는 드립이 빵빵 터지는게 일품입니다.
저작으로는 라이브톡 콘서트의 녹취록인 <시네마톡> 시리즈와 영화 촬영장소를 찾아 떠난 기행문인 <필름 속을 걷다> 가 있습니다.
2. 김혜리
영화요정 (이동진 씨의 주장에 따르면). 현직 씨네 21 기자이시며 '영화의 일기'라는 코너를 연재 중이십니다.
이름처럼 매일매일 본 영화에 대한 감상과 사유를 일기마냥 기록한 코너인데요. 워낙 세심하고 유려하게 글을 잘쓰시고,
일단은 평론이 아닌 일기 형식이다보니 기자님 개인의 취향과 주관이 유감없이 반영되는게 쏠쏠한 재미입니다.
글이 그렇게 긴 편이 아님에도 그 분량 안에 상당히 많은 생각을 담으셔서 자주 참고하게됩니다.
매주 화요일 새벽 2시, 이동진 씨의 '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 '주간영화'라는 코너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왠지 장난끼 있는 선배인 이동진씨에게 페이스가 말리는 포지션입니다. 화이팅.
출판 저작중엔 저는 일단 <영화야 미안해>를 읽어봤습니다. 조금 오래된 책인만큼 2000년대 초중반 영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쓰셨는데 재밌었습니다.
이 책에는 단순히 영화론뿐만 아니라 영국배우들의 매력 등등 배우와 연기에 대한 단상도 실려 있는데 읽는 즐거움이 상당합니다.
3. 정성일
영화저널리즘의 대들보.
1990년대 2000년대 초 영화계에 엄청난 기여를 하신분입니다. 영화비평지 키노의 출간부터해서, 전주국제영화제 개최까지.
이동진씨가 대중성을 탑재한 비평가라면 정성일 씨는 깊이로 끝판왕이라고 해야할까요.
진정으로 시네필이라 할만한 분으로, 쓰신 글을 보면 누벨바그 시절의 프랑스의 작가주의 비평을 꼭 빼다 닮은 듯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지지하는 영화를 치열하게 관철해내는 성격입니다. 때문에 보통 애정을 갖고 지지하는 감독들도 정해져 있습니다.
보통 한국 감독은 임권택, 김기덕, 홍상수를
외국 감독은 장 뤽 고다르를 포함한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 전반, 왕가위, 구스 반산트, 아핏차퐁 위타세라쿤 등등을 지지합니다.
이렇게 애정을 갖고 지지하기 시작하면, 그 감독을 엄청 깊게 파십니다. 특히 임권택 감독과는 여러번 인터뷰 끝에 감독론을 담은 책도 내셨습니다.
동시에 국내에서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가장 깊게 파는 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매번 왕가위 감독의 영화가 나올 때마다 관련해서 굉장한 글들을 많이 남기십니다. 직접 인터뷰도 많이 하셔서 왕가위 영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글이 엄청 많이 어렵습니다. (...) 문장도 워낙 길고 복잡하게 쓰는 편이시라 저의 경우 한번 읽어서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요 저작으로는 <필사의 탐독>, <세상은 언젠가 영화가 될 것이다>,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하다> 등등이 있습니다. 이중 <필사의 탐독>에 실린 봉준호 감독의 <괴물> 비평은 명문 중의 명문입니다.
그리고 1990년대부터 2003년까지 심야 라디오 <정은임의 영화음악>에 많은 영화 이야기를 남기셨습니다. 깊이와 양에 있어서 압도적입니다. 이때의 방송분은 팟캐스트에서 구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