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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야스쿠니와 박근혜의 5.16
게시물ID : sisa_3828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로.
추천 : 13
조회수 : 46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4/27 11:44:50

요즘 한참 뜨고있는 정치블로거 '다람쥐주인'님의 블로그에서 글을 퍼왔습니다.

원문링크 : http://daramjui.tistory.com/52

 

아베의 야스쿠니와 박근혜의 5.16

 

<양국의 우경화를 이끌고 있는 두 정치인>

 현해탄을 사이에 둔 동지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편집·보도국장 초청간담회에서 "(일본의) 우경화는 동북아시아 뿐 아니라 아시아 전반과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어 일본으로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망언에 대한 대응입니다. 어제 자리에 있던 많은 언론인들은 박 대통령의 말을 듣고 헛웃음을 지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우파 정치인인 박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우경화'라는 말은 김정은의 입에서 나온 '빨갱이'만큼이나 어색합니다.

 

지난 23일 일본의 현역 국회의원 168명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동아시아 여러나라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이날 참배를 주도한 아베 신조 총리는 침략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져 있지 않으며 국가와 국가 간 관계에서는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차원이 다른 수위의 망언으로 주변국들에게 충격을 안겨 줬습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죽은 전범들의 망령을 기리는 행위가 정상적으로 보일리 없습니다. 그러나 이웃나라 일본은 이같은 정치인들의 자극이 표로 연결되는 나라입니다. 90년대초 진보정치가 사실상 전멸한 이후 마땅한 견제장치조차 사라진 일본사회에서 우익정치인들에게 역사왜곡 망언은 손해볼 것 없는 꽃놀이패입니다.

 

정확이 이야기하면, 우경화라는 것은 우익정치인들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우경화된 국민들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자민당이나 새누리당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정당이 아니기 때문이죠. 집권한 우파정당이 자신감을 갖고 우경화를 시도할 수 있는 이유는 자신들에게 표를 준 우경화된 국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정치인들의 망언은 지난 12월 총선에서 우익세력이 압승을 거둔 이후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현상은 한국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경화의 공포는 현해탄 건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박 대통령이 임명한 대한민국의 각료들은 하나같이 5.16을 쿠데타라 부르지 않았고, 몇일 전 공안검사출신의 법무장관은 "표현의 자유 제한할 수 있다"며 국민들을 겁박했습니다. 그들이 머리를 맞댄 첫 국무회의에서는 구애3회 처벌, 과다노출 처벌 같은 국민들의 기본권제한이 우려되는 법안이 나왔습니다. 이미 우파정권 5년을 보낸 대한민국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우경화는 그 농도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기시 노부스케(왼쪽)와 박정희. 출처 한겨레>

'가업'으로 물려받은 우경화

 

∙일 양국의 우경화는 모두 과거의 부정, 역사의 왜곡으로부터 시작됩니다.

 

(5.16은) 평가가 엇갈리니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 - 박근혜 대통령

(침략은)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 아베 총리

 

 

 

이들의 유사한 화법은 양국의 우익세력이 과거를 대하는 태도를 잘 보여줍니다. 이미 명백하게 역사의 평가가 끝난 범죄에 대해 얄팍한 수사를 늘어 놓는 그들의 모습이 판에 박은 듯 닮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5.16과 아베의 야스쿠니는 다르지 않습니다.

 

아베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은 닮은 점이 참 많은 정치인입니다. 지난해 나란히 양국의 행정부 수반으로 선출된 두 사람은 양국의 대표적인 우파 정치인입니다. 잘 알려진 대로 아베 총리의 외조부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A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이며,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는 5.16쿠데타의 주범 박정희 전 대통령입니다. 일본을 패망에 이르게 한 전범 기시 노부스케는 1957년 총리에 올랐고, 5.16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유린한 박정희는 1963년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이미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한일 양국에서 우익세력의 향수를 자극하는 보수의 아이콘으로 살아있습니다.

 

아베는 할아버지의 태평양전쟁과 동아시아 침탈을,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의 5.16쿠데타와 유신체제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우경화를 ‘가업’으로 물려받은 셈입니다. 선대 극우정치인들의 정치적 자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직계자손들이 양국의 정치를 이끌고 있으니 한국와 일본의 정치적 우경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입니다.

 

배타적 민족주의의 강화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 아베 내각의 과거사 왜곡은 선대의 업보이기도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과 기시 노부스케는 1965년 굴욕적인 한일협정체결의 주역입니다. 박정희 정권은 일제침탈에 대한 면죄부와 경제지원을 맞바꾼 한일협정을 국민들의 엄청난 반대속에서 날치기로 통과시켰고, 이로 인해 대한민국정부는 일본정부에 공식적으로 배상을 요구할 명분을 상실했습니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일본과 맺은 굴욕적인 한일협정은 지금까지도 일본 보수세력이 역사를 왜곡하는 빌미를 주고 있다. 한일 협정당시 일본과 박정희 대통령 사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기시노부스케 전 총리는 현 아베 총리의 외조부로 박정희 대통령은 협정체결이후 기시에게 일등수교 훈장을 수여했었다. 선대 때 맺은 굴욕적 협정이 지금의 한일관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한 치열한 자기노력이 박 대통령에게 요구된다.

 - 4.23 민주통합당 정성호 수석대변인

 

정성호 대변인은 일본의 우경화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결자해지의 자세를 요구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에게 그럴 의지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녀의 아버지가 통치하던 시대지금보다 반일감정이 훨씬 강했던 시절이었음에도 박정희 대통령은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과 손을 잡고 공생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인접국가와의 역사∙영토분쟁은 자국내에서 배타적 민족주의를 강화합니다. 이것은 아베 정권에게나 박근혜 정권에게나 결코 나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적절한 시기'에 발생하는 양국 간의 긴장 관계는 궁지에 몰린 국내정치의 돌파구가 되기도 합니다. 지난해 일본의원들의 '독도방문 쇼'나 그이어 벌어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은 그것들 간의 관계를 잘 보여줍니다. 이런 이유에서 평화헌법 개헌이나 독도 영유권과 관련한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은 그것들의 실현가능성과 무관하게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21년째 이어지고 있는 위안부할머니들의 수요집회>

 

양국의 우경화는 전체주의, 국가주의의 강화라는 점에서 그 속성이 같습니다. 일본은 외치(外治)에서, 한국은 (內治)에서 형태가 다르게 표출됐을 뿐이죠.죽은 전범들의 무덤을 참배하는 것과 살아있는 국민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맥락이 다르지 않습니다.

 

연일 보도되는 아베 총리의 망언에 분노하면서도 일본의 우경화를 규탄하기가 꺼려지는 이유는 내 허물을 모른 채 하고 남의 허물을 비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 나라 우경화도 못막는 상황에서 남의 나라의 우경화를 어찌 막을까요? 이럴 때 쓰는 속담이 있습니다.

-내 코가 석자다-

 

http://daramjui.tistory.com/ 정치블로그 <다람쥐주인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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