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 음서서 음슴체로 방금 전 겪은 일을 쓰겠슴
안녕하세여 오유여러분, 저는 야간 편돌이만 반년째 하고 있는 평범한 남자사람임
사실 오늘은 반년 편돌이생활 '처음으로' 여성분한테 "어떤 과자 좋아하세요?" 라는 소릴 들었슴.
그래서 양파링을 얻어먹었는데 그 여성분이 아주머니 였다는 건 함ㅋ정ㅋ (아니시라면 죄송합니다;)
여튼 그렇게 기쁜데 뭔가 찝찝한 기분으로 퇴근을 하고 버스를 타러 정류장에 갔슴.
여느 때와 같이 맛폰으로 오유를 보고 있는데 누군가 노골적으로 옆으로 다가와서 제 폰을 들여다 보는거 아니겠슴??
진짜로 깜짝 놀라서 펄쩍 뛰며 그 사람을 쳐다봤는데 단발의 아담한 여성분이 서 계셨슴. 하악; 사실 저는 단발 페티쉬임 ㅎㅎ;
놀라서 두근두근 하고 있는데 그 여성분이 "저기요..." 하는거임... 와 정말로 그때 그 유명한 "안 생 겨 요" 를 듣는 줄 알았슴
두근두근;;; 그 말 듣는 순간 으엌ㅋㅋㅋㅋㅋ저기 버스오는데 이거 포기하고 번호 따고만다! 라고 생각을 했슴.
은 그런거 없고 제게 버스 몇번 타냐고 물어보시더군요. ??? 하면서 버스 번호를 가르쳐 드리니
"혹시 여기서 ㅇㅇ 중학교 가는데 얼마나 걸리나요?" 하심. 걸어서는 못가고 ㅇㅇㅇ번 버스 타고 가면 된다니까
"사실 제가 장애인인데 버스비가 없어서요... 그 학교까지 같이 걸어 가 주실 수 없으세요?"
잘 들어보니 이때부터 말이 어눌하게 들리기 시작했슴.... 표정도 그렇고, 소아마비를 앓으셨나... 생각했슴.
현금도 없고 이거 참 난감해서;; 뭐 제가 타야 할 버스라 한번 찍어드리기로 했슴.
근데 이노무 버스가 15분 간격인데 20분이 지나도 올 생각을 안함... 뻘쭘하게 나이도 물어보고 하면서
띄엄띄엄 얘길 해나가고 있는데 (동갑이었다고!!) 갑자기 딸꾹질 하는 듯한 소리를 엄청 크게 하는거 아니겠슴?
한번 더 놀라서 쳐다보니 틱장애가 있다 하심;; 하... 내심 속으로 여러가지로 고생하셨겠네... 하면서 버스를 기다림
곧 버스가 와서 탔슴. 흐.... 태어나서 처음으로 버스에서 내 의지로 여자옆에 앉아봤슴... 아힝흥행
맨 뒷좌석에 앉았는데 이 여성분이 맛폰을 꺼내면서 "노래 들어요" 하는데 리얼 심장 터질 뻔.
와 설마 여자랑 이어폰도 같이 꽂아보는 구나!!! 했는데 이어폰은 개뿔 그냥 쌩으로 노래 틀고 들으시는거임;;;
벙~ 쪄서 소리좀 낮춰서 들으세요... 했슴... 근데 이 여자분이 포미닛 핫이슈를 계속해서 무한반복으로 들으심...
1분 미리듣기 같은거 였슴. 어쨌든 그러니 자꾸 불안한 생각이 드는거임;;;
제가 내릴 곳은 다가오고 그 여자분 내릴 곳은 제가 내리고 20분은 더 가서 내려야 하는데 혹시나 잘못내리면 어쩌나
집도 잘 못찾아가면 어쩌나... 고민하다가 내릴 곳을 지나쳐버림... 그냥 거기까지 같이 가 드리자 하고 해탈했슴 어헝헝;
노래감상하면서, 헉! 헉! 할때마다 승객들 한테 눈총도 받으며 그렇게 점점 이 여자분이 내릴 곳이 다가오는데
저한테 "안 내리시나요? 혹시 저 따라오시는거 아니죠?" 하시길래(여기서 좀 상처받음, 의심받다니 ㅠㅠ)
"아 내리는 곳 까지 가 드릴게요" 하니까 "아 안돼요... 저 엄마한테 혼나요... 엄마가 모르는 남자랑 같이 다니지 말랬어요.... "
이러시는거 아님?;;;; 와... 대박 벙 쪄서 "그럼 그 전 정류장에서 내릴게요..." 했슴....
그럴꺼면 처음에 왜 나한테 같이 걸어가 달라 한거야 진짜;;
어쨌든 그래서 그 전 정류장에 내려서 그 여자분 잘 내리는거 확인 하고 집으로 돌아왔슴... 하....
(아 참고로 거긴 정류장 사이가 가까워서 그 전 정류장에서 내리면 볼 수 있습니당.)
딴엔 좋은 일좀 해보자 했는데 이렇게 의심도 받고....
또 그 여자분은 휴대폰도 있으면서 엄마한테 전화도 안했나.... 나 그냥 버스비 뜯긴 호갱된건가...
허허허... 지금 상당히 찝찝한 기분임 ㅠㅠㅠ
저 좋은 일 한거 맞죠? 그렇다고 해주세요 으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