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런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글을 씁니다. 베스트 금지 했어요.
바이크 고속국도 진입 찬성 입장 썼다가 베스트에서 반대 먹고 보류로 간 사람인데요. 사실 저는 바이크 탈 줄 모르고, 운전 면허도 없어요.
그런데도 그런 글을 쓴 이유는, 제가 학부 때 교통공학을 전공해서, 우리나라 교통 체계가 얼마나 이상한 게 많은지 알거든요. 바이크 고속도로 진입 불허도 그 중 하나입니다.
지금은 다른 전공으로 박사 과정에 있는데, 해외 갈 때마다 여전히 교통에도 관심이 있어서, 그 나라 교통 체계를 살펴보는데요.
한국처럼 바이크 금지하는 곳이 없습니다.
교통 정책은 키보드 자판이랑 비슷해요. 지금 쓰는 qwerty 자판, 두벌식 자판 효율이 좋지 않지만 그냥 쓰잖아요.
버스 정류장 위치가 차량 혼잡을 초래하는 잘못된 위치라고 해도 그걸 옮기면 근처 상인들이 난리가 납니다. 버스 정류장 앞 임대료가 비싸거든요.
마찬가지로 그동안 고속도로 진입 금지해 온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고속도로 자주 막히고 이상한 놈들 단속도 잘 안 되서 힘든데, 바이크까지 올라온다고?"
이런 생각으로 논리는 둘째치고 본능적으로 거부하게 됩니다. 바이크가 박정희, 노태우 때 무슨 논리로 차단 되었든 말든, 일단 싫은 거예요.
근데 한국은 자유주의 국가잖아요. 언제든 어디로든 자유롭게 여행 갈 수도 있고, 이사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여기는 북한이 아니잖아요.
바이크에 관한 정책은, 만화에 대한 정책, 최근 게임에 대한 정책이랑 비슷합니다. 일단 악으로 분류하고 보는 거예요.
그렇다고 대놓고 악으로 분류해서 금지시키면 국제적으로 쪽팔리니까, 허용은 해 주지만 이상한 규제를 잔뜩 하는 겁니다.
사실 지금 상태로 고속국도를 개방하는 건 불가능해요. 왜냐면, 이상한 규제를 잔뜩해서, 바이크에 대한 건전한 인식이 없고, 완전히 레저를 위한 마이너 문화 또는 배달 문화로 들어가서 이 상태로는 문제만 발생하거든요.
바이크가 활성화 될 수 있는 제대로 된 규제를 만들어야 해요. 예를 들면, 일단 지금 원동기 면허부터 폐지하고 바이크 종류별로 그리고 나이별로 다시 개편해야 하고요. 번호판 장착 및 보험 체계 등 여러가지 손 볼 것이 많아요. 여기 바게 분들도 많이 아이디어를 내주셨고요.
근데 교통정책 하시는 분들이 그걸 모를까요? 교통공단 연구원 분들도 다 아세요. 다른 나라 기준도 다 알고요. 고속도로 진입 금지뿐만이 아니라, 바이크에 대한 정책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지 다 아세요.
바이크 번호판 체계 정비하고 단속만 해도 통학 등 일반 대중교통처럼 바이크 이용을 확대할 수 있고 건전한 인식이 생기는 데, 안 하는 겁니다.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고요. 다 알면서 안 하는 거예요.
이유는 간단한데요. 정부입장에서, 일단 바이크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대중화시키면, 고속도로 및 시내도로 혼잡도가 올라가는 건 기정 사실이고 따라서 간섭으로 인해 주행속도도 감소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교통사고 유형이 생기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고요. 단속 방법도 필요하고요. 이런 일을 마이너들을 위해서 해 줄 리가 없죠. 지금 배달이나 퀵하는 데는 별 문제 없으니까요.
국가가 건전하면, 이런 논의가 잘 이뤄지고, 마이너든 뭐든 불합리한 것은 고치는 게 정상인데요. 그렇지 못해요.
사실 교통 복지는 완전히 선진국의 것이에요. 후진국에서는 감히 넘보지도 못하죠. 복지를 위한 교통 정책은 복지의 끝이고요.
런던이나 스톡홀름 등에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교통 복지 엄청 잘 되어 있어요.
바이크 대중화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정상적인 이용을 위해서 정책을 개편해 달라는 건데, 사람들 인식이 무섭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