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가 나하고 농담을 잘해. 생전에 나랑 팔짱 끼고 드러누워서 “아빠, 이다음에 내가 아빠 비행기 태워줄게” 했어. 그 말 많이 하잖아. 딸 낳으면 비행기 탄다고. 한 200번(시신 수습 순서) 전까지는 앰뷸런스 타고 올라왔을 거야. 그뒤부터는 훼손이 많이 돼서 바로바로 올라가야 되니까 헬리콥터를 타고 간 거야. 근데 미지가 나왔는데 그 생각이 딱 나는 거야. 헬리콥터를 딱 탔는데. 아유, 이 자식이 죽으면서까지 비행기를 태워주는구나. 내가 왜 연관을 거기다 지었는지, 그러면 안 되는 건데, 그때 딱 그 생각이 나더라니까. 봐봐, 먼저 나왔으면 앰뷸런스 타고 올라왔을 건데 늦게 올라와갖고 헬리콥터 탄 거, 그것도 비행기잖아. 그죠? 그때 울음이 나더라고. 헬리콥터로 올라오는 동안 내내 관 옆에서 울었어. 와, 이 자식이 죽으면서까지도 약속을 지키려고 그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