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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 조심) 제가 누굴 좀 찾아요.
게시물ID : humordata_12087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잉여32호
추천 : 2
조회수 : 43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11/06 01:53:18

 



전 세부에서 돌아오는 11월 4일 KE632편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고 있었던 중에
갑자기 무언가 마려움을 느끼고 잠에서 깨었어요.
깁스한 다리를 이끌고 어렵게 화장실에 도착,
마려움을 버리고 나오려는 찰나,
진심 또 지릴뻔 했어요.

화장실 문 앞에 왠 여자귀신 같은 사람이 떡하고 서있는 것이예요.
얼굴이고 조명이고 온통 하얘서 검은 눈동자 밖에 안 보였어요.
시간이 멈추었는데, 그 눈동자를 잊을 수 없음이요.
늦은 비행이라 다들 자는데, 비명 안지른게 정말 다행;;
보는 순간 경끼하고 정신차리니, 사람이었음. ㅡㅡ

일단 나의 목숨이 붙어있는 것에 감사하고 그 사람을 살펴보니,
경끼한 날 보고 그 쪽도 놀랜 눈치였어요.
화장실 옆 쪼그만 공간에서 수건 같은 걸 만지작 대고 있었는데,
그 수건을 잡은 손이 내 경끼를 보고 멈춘 걸 알아챘어요.
아놔, 그 무서운 까만 눈동자는 벌써 아까부터 내 얼굴에 고정된지 오래임;;

하.. 그래도 상대편도 놀란 눈치라 먼저 미안하다고 괜찮으시냐고 했어요.
근데 그 아가씨가 멍 했는지,
내 귀에 아무소리도 안들리고, 그 아가씨 입술만 오물오물 댐.
나도 얼이 빠져서 미안하다,미안하다,미안하다, 회복 주문을 외웠어요.

30초간 이어진 나의 백마법에 겨우 정신을 차린 상대편이 마지막으로
한마디 했어요.놀라게 생겨서 죄송하다고,

아 근데 그 눈 빛은 세상을 뒤집어 놓음.
공포의 그 검은 눈동자는 이미 그안에 우주를 담아서,
그 헤아릴수 없음이 바닥에 쏟아진 이천쌀 한 포대요,
그 깊이가 네 살 아이가 튜브타고 발 안닿는 풀장에 들어갔을때의 비명과 같아요.

링의 사다코에서 SK-II 임수정으로 탈바꿈하는데 이렇게 시간이 무의미할 줄이야.
중국의 5000년 역사의 변검 저리가라임.

그제서야, 그 아가씨 코가 보이고, 입술이 보이고, 얼굴형이 보이고,
.... 명찰도 보였어요.
ㅡㅡ 귀신이 아니라, 승무원이었네요..

자리에 앉아서 다시 잠을 청하는데,
그 분이 쓰는 향수가 무언지는 잘 몰라도,
경끼할때 맡았던 냄새라 뇌리에 싹~ 박힘.
제 코는 이미 공항의 마약탐지견처럼
눈으로 보지 않아도 그 분의 동선을 그릴 수 있었어요. 

마음을 추스리고, 자리에 앉아 승무원분께 커피를 부탁했는데,
그 아가씨가 도와 주셨어요.
한손에 커피를 주고 또 프림이랑 설탕을 주시는데,
아직 진정이 안되시나, 설탕을 계속 떨어뜨리시네요,
제 손에 설탕 놓고, 떨어뜨리고 줍고 다시 놓고, 떨어뜨리고 줍고 다시 놓고..
ㅋ 제가 그만 귀여워서 웃었는데, 설탕을 무릎에 놓고 도망갔네요.

암튼 해는 뜨고, 비행기는 공항에 도착하고,
집에 도착하자 마자 뻗었는데,
그 눈 빛이 중독성 있네요. ㅋㅋㅋㅋㅋ

어떡해야 그런 눈 빛이 나오나 거울 보고 연습해봐도,
이미 찌들은 제 눈은 그런 아우라가 발사가 안됨 ㅡㅡ;;

결론은, 못잊겠네요. ㅎ

그 아가씨의 인상착의는

 

피부는 잘 구워진 백자처럼
하얗고 빛나는 피부를 가짐.
비록 그것이 에스티로더 화이트닝 에센스의 빛 일지라도.

 

눈썹은 늦가을 홍시를 하나달은 감나무의 가지처럼
가늘고 아슬아슬하게 휘어짐.
비록 그것이 바비브라운의 아이라이너 일지라도.

 

손등은 갓 때어낸 목화솜 털 처럼
보들보들한 것이 현실과 몽환의 경계가 없음.
잡아봐야 알겠음.

 

입술은 마치 30년 경력의 참치 조리사 뜬
참다랑어 뽈살 처럼 얇고 그렇게 분홍색일 수 없음.
비록 그것이 랑콤 루즈 인 러브 일지라도.

 

11월4일 KE632 승무원 정ㅁㅁ씨,
한번만 더 보여주시면 안될까요?
이번은 제가 만들어 가는 거지만,
그 다음부터는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임.


혹시 같은 팀이거나 그 분을 아시는 분은 댓글 달아주세요.

 

문제시 자삭.


실패시 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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