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나는 딩거 유저다.
게시물ID : lol_3853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북치는청년
추천 : 5
조회수 : 87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10/25 14:24:41
나는 시즌2 말기에 롤을 시작하게 되었다. 재미있었다.
 
나에게 맞는 챔프를 찾기 위해 이것저것 다 해보는 와중에 친구가 '수정의 상처' 한판 해보자고 하였고,
 
어디선가 이 맵에선 하이머딩거가 꿀이라길래 처음으로 해 보았다.
 
 
 
신선했다. 그리고 재미 있었다.
 
바로 이거다! 싶었고 나는 본격적으로 딩거를 파기 시작했다.
 
물론 온갖 시행 착오를 겪고 여러 트리를 시험해보면서
 
그 와중에 괜찮다 싶은 템트리와 특성, 스킬 트리를 정한 후 일반 게임을 돌렸다.
 
 
 
처음에는 고전 했지만 익숙해지고 요령이 생겨 조금씩 전적이 좋아지더니
 
처음으로 5연승도 해보고 더더욱 빠지게 되었다.
 
한 번 나도 랭겜에 도전해보자! 라는 마음이 생길 정도로. 
 
문제는 배치고사때 거의 매번 팀원들이 
 
'미드 딩거?! 그래 트롤하자 이히히히히'
 
이래주시는 덕분에 브론즈 3에 배치되었다.
 
 
 
멘붕하고 일반겜만 돌리다가 어느덧 시즌 3가 되었다.
 
슬슬 지겨워지던 와중에 뭐에 홀린듯이 랭겜에 다시 한 번 도전했고,
 
역시나 최소 3판에 한 번씩은 딩거 한다고 트롤하는 종자들을 만났다.
 
 
 
꾹꾹 참고 달래가며 서폿 수준으로 와딩을 하고
 
아무리 감자탕 등뼈마냥 쳐 발려도 탈주 한 번 안 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열심히 했다.
 
 
 
 
 
여기서 싸면 안 그래도 인식이 안 좋은 하이머딩거 이미지가 더더욱 나빠질 것이고
 
그렇게 놔둘순 없다는 나름대로의 사명감을 가지고.
 
 
 
 
물론 그래도 작정하고 적의 메자이나 비술의 검 스택을 쌓아주는 트롤 종자들이 둘 셋씩 있으면 어쩔수 없었지만
 
조금씩 조금씩 승리를 거두며 티어를 올려갔다.
 
수문장이라는 갈아마셔야 마땅할 존재의 트롤링도 뼈저리게 겪으며
 
다시 랭겜을 시작한지 일주일 만에 나는 골드를 찍었다.     
 
 
 
기뻤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언랭 & 브론즈일때는 무척이나 대단해 보였던
 
그 골드도 5티어라서 그런지 몰라도 트롤의 비율은 심해때와 별 다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지능적으로 트롤하는 경우는 훨씬 늘었다.
 
그리고 여전한 고인 인식의 하이머딩거.
 
 
 
내 나름대로 딩거 인식 좋게 하려고 어떠한 욕과 비난을 먹어도 멘탈 챙기고 
 
왠만하면 킬도 양보하고 더티 파밍도 거의 안했지만 이쯤되니 매우 화가 났다.
 
여기까지 왔으니 플래티넘도 한 번 노려보자 하는 마음에 시간 나는대로 랭겜에 매진했다.
 
 
 
하지만 역시 플래티넘의 문턱은 높았다.
 
골드 1까지는 비교적 수월하게 올라왔지만 이쯤되니 심해충들과는 플레이가 확연히 달랐다.
 
컨트롤, 센스, 딜 계산, 버프몹 시간 계산 등등. - 근데 사실 멘탈은 그리 큰 차이가 없다는게 함정 -  
 
무엇보다도 상대방 대부분이 딩거 스킬을 알더라.
 
(심해때는 딩거 W스킬이 논타겟인줄 아는 사람이 꽤 있었을정도)
 
거기에 수문장이라는 이름의 개썅놈아이들도 여전히 있었고
 
무엇보다 2, 3판 걸러 대리기사로 의심되는 이들을 만나 고통 받았다.
 
 
 
골드 1에서 서식한지 어언 한 달째, 마음을 비우고 습관대로 랭겜을 돌리는데
 
나도 모르게 정신 차려보니 골드 1 올라와서 처음으로 플래티넘을 향한 승급전을 하고 있었고,
 
아군 원딜님의 버스를 타서 플래티넘을 찍게 되었다.    
 
 
 
기뻤다.
 
다들 고인이라 욕하고, 내가 픽하면 트롤 하겠다는 아군 트롤들을 수 없이 겪으며 고통 받았지만 
 
결국 딩거 주포로 플래티넘을 찍다니.
 
지금까지 받은 멸시와 셀 수없는 오욕과 굴욕의 역사가 생각나 안구에 습기가 차올랐다.
 
딩거를 주 포지션으로 플래티넘까지 왔으니 더 이상 딩거한다고 무시당할 일 없겠지
 
하는 생각에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다.
 
 
 
근데 세상은 정말 X 같다는 사실을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브론즈 5티어가 헬게이트고 실버 5티어가 지옥, 골드 5티어가 연옥이라면
 
플래티넘 5티어는 무간지옥이었다.
 
더 이상 내려갈데도 없고 나는 플래 찍었으니 다른 놈들 못 올라오게 해야지!
 
하는 수문장들은 물론이고 여전히
 
'딩거 픽?! 그래 트롤하자 헤헤헤헤헤'
 
하는 놈들도 3판에 두 세명씩 만나곤 했다.
 
 
 
게다가 가끔씩은
 
'어라?! 딩거 주포로 다이아1 이신 그 페이즈킬러님 하고는 템 & 스킬 & 룬 & 특성 트리가 전혀 다르네?!
 
고로 넌 트롤이야!!! 자 다 같이 트롤하자 헤헤헤헤'
 
......이런 놈들도 만나더라. 
 
 
 
거기에 아무리 봐도 '아 저 새퀴는 대리기사로 올라왔구나' 싶은 아이들도 추가.
 
눈 앞의 유능한 적군보다 등 뒤의 무능한 아군이 더 무섭다는 것을 더더욱 뼈저리게 느꼈다.  
 
 
 
지금까지 딩거하는 덕분에 멘탈이 상당히 단련 되었다고 자부 했는데 결국 제대로 멘붕했다.
 
한 번 스턴 빗 맞추면 도주기도 없고 발이 극악하게 느린 딩거 특성상 망할때는 처참하게 망할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4점 가까이 되었던 딩거 평점도 어느덧 3점 미만이 되고,
 
60~65%를 왕래하던 승률도 어느덧 55%로 뚝 떨어졌다.
 
 
 
'그래, 주포를 딩거로 플래 찍은 것만 해도 어디냐 하......' 
 
 
습관적으로 계속 랭겜을 돌렸지만 왠지 흥은 커녕 집중도 힘들었다.
 
그러다가 티어라도 좀 올려 놓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 정줄 잡고 하다보니
 
신기하게도 연승하고 승급전에 성공해 플래티넘 4티어에 안착했다.
 
'그래 내 손가락은 나쁘지 않아, 멘탈만 챙기면 다이아도 노려 볼만해!!!' 
 
 
 
문제는 그 이후로 정말 거짓말 같이 7판 연속
 
'딩거?!!! 그래 트롤하자 헤헤헤헤헤헤'
 
하는 넘들을 만났다.
 
그것도 한 게임마다 한 명이 아니라 최소 2명씩.
 
4티어로 올라가자마자 연패하고 다시 5티어로 강등.
 
롤은 참 X같은 게임이야.
 
 
 
PS. 딩거 리메이크 된다고 하던데 난 솔직히 상향만 시켜줬으면 좋겠는데......
 
      확실히 다루기 힘들긴 하지만 알고보면 꽤나 매력적인 챔프인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