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생입니다. 다 커서도 용돈 30씩 받으며 부모님 등골이나 빨아먹는 등골브레이커예요.
30만원이면 대학생이 생활하기 부족하지 않은 용돈 맞지요
그런데 저는 왜 이렇게 항상 모자라다고 생각하면서 힘들어 할까요
지금까지 계속 해오던 알바는 저번 학기를 끝으로 그만뒀습니다. 졸업전시준비와 취직을 위해서라는 핑계로 말이죠
알바 하면서 모아 둔 돈은 컴퓨터를 맞추고, 면허를 따고, 겨울 코트를 사고, 학원에 다니고, 작업재료비로 쓰는 등 굵직한 것들을 해결하는 용으로 사용했습니다. 요즘은 용돈만으로는 생활이 벅차 한 달에 약 7~10만원 정도씩 빼서 썼네요..... 안 그래야 하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 돈은 졸업작품에 모두 쏟아 부어야 하겠죠.
궁금한 것이 있어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주위의 대학생들은 한 달에 얼마나 쓰나요? 그 쓰임새는 어떤가요?
지금까지 모아 둔 돈은 얼마나 있나요?
제 한 달 생활비는 이렇게 쓰여요.
교통비 5~9 (고향 내려갈 땐 9/안 가면 5)
병원 5
생필품 2.5 (자취방이 작아서 소량으로 조금씩 사다 보니 매달 돈이 들어가네요)
책/재료비 4.5
식비 4
데이트 13 (기차 값 포함) <-장거리라 한 달에 두 세 번 만나지만, 한 번 만나면 별 것 안 해도 교통비가....힣)
+시험 4.5 (이번 달, 다음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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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34~38 (+4.5)
휴대폰비용은 다행스럽게도 집에서 내주셔요 감사합니다 어마마마
쓰는 곳을 아무리 줄이고 줄여도, 화장품이나 옷 같은 거 사지 않아도 이미 30만원을 넘어가네요
저 중에 더 이상 줄일 곳이 없어 결국에는 식비를 줄이게 되더라고요. 4만원으로 25일을 먹고 지내네요 ㅋㅋㅋㅋ 도대체 뭘 먹고 지낸 거지
데이트 비용은... 학생답게 뚜벅이로 공원, 도서관, 학교, 청계천에서 놀고 자전거 타고 놀고 하는데도 참
장거리 분들 데이트 팁이 있으시다면 제가 가르쳐주세여 엉엉
여유도 없으면서 항상 예쁘게 꾸미고 싶고, 화장품도 갖고 싶고, 옷도 정장도 사고 싶고, 새로 나온 새 책도 사고 싶고, 재미있어 보이는 영화도 전시도 다 보고 싶은 제가 사치스러운 건가요. 특이체질로 크게 남겨진 흉터도 없애고 싶고 돌아간 뼈도 맞추고 싶고 병신 같은 이 몸뚱아리는 왜이리 성한 데가 없는지
매일 주먹만한 맨밥뭉치 한 덩어리와 1+1핫식스로 끼니 때우고 있자니 조금 서글퍼져요. 종로에는 밥집이 넘쳐나는데 제가 먹을 수 있는 건 없어요. 지금 제일 먹고 싶은 것은 요즘 나오는 파란 아오리와 명란젓 새우버거세트 아이스크림 소주......... 요즘 길거리에 왜 그렇게 패스트푸드점이 넘쳐나나요? 향기롭게 시바....
주위에서는 제가 언제나 여유롭고 호탕한 사람인 줄 알아요. 난 이제 마음에 여유라고는 손바닥 틈새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는데. 부모님도 제가 잘 지낸다고만 말하니 이렇게 생활하고 있는 줄 모르고 계셔요. 사실 한 달 사이에 5kg이 빠졌어요. 1일1식 고행다이어트 효과 좋네요. 가끔 어지럽고 한기가 돌지만 별 문제는 없는 거겠죠. 항상 그래왔으니까.
20이 넘은 나이에도 철없는 딸내미의 마음 한 켠에서는 용돈 5만원 더 받고 싶다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어요. 학비며 생활비며 제게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하면 입 밖으로 절대 내서는 안 될 말인 걸 알면서도 이런 생각하는 저는 왜 이 모양일까요.....
사실 이 모든 것의 해결책은 알바를 다시 하는 것이겠죠? 등신 같은 나는 30%를 탈락시키는 지옥의 졸업심사에서 탈락할까봐 전전긍긍하면서 일을 손에 못 대고 있어요. 장학금은 이미 받을 수 있을 만큼 받아서 이번 학기엔 아무 것도 없어요. 거지학교. 난 지금까지 뭘 했을까.
두서 없는 글 길어서 죄송해요. 그리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3줄 요약
1. 가장 일반적이고도 평범한 한달 생활비는 얼마인가요? 그 내역은?
2. 모아 둔 돈이 있나요?
3. 제가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 맞나요? 30만원... 적은 돈이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전 힘들어하죠?
그냥,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