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델포이 신전에 신으로부터 신탁이 내려왔습니다.
"인간중에 소크라테스가 가장 지혜롭다"

소크라테스는 이 신탁을 듣고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사람인데 내가 가장 지혜롭다니 그럴 리 없다" 라고 생각하고
각지를 돌아다니며 자신보다 지혜로운 사람을 찾습니다.
그러나,
소위 지혜로운 자 - 소피스트 - 라고 하는 자들과 논쟁을 해 본 결과
그들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 냅니다.
소크라테스는 깨닫습니다.
"인간이란 본래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존재로구나. 그런데 저 사람들은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그렇다면 저 사람들보다는, 내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는 내가 더 지혜로운 것이 맞구나"

어떻습니까?
인간은 본래 무지한 존재입니다.
근데 시게에서 베스트 오는 글 보면,
토나올 정도의 오만으로 점철돼 있는 글이 많더군요.
"우리는 조리있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다"(너희는 조리있는 생각을 못하는 사람들이다)
"특정 정당/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전부 세뇌된 것이며 그런 의견은 가당치 않다"(우리 의견과 다른 것은 모두 틀리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진지하게,
당신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그 많은 사람들이 다 빠가들이라구요?
당신들이 그 많은 사람들보다 훨씬 우월한 사람이라도 됩니까?
그 사람들은 머리가 나빠서, 생각이 없어서, 뭘 몰라서 그런 의견을 갖게 된 거라고 말할 참입니까?

인간은 무지한 존재이지만 그렇다고 생각하는 걸 멈춰서는 안 되겠지요.
하지만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은 경계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서,
최소한 이해하려는 노력만큼은 보여줘야 할 것이 아닙니까.

의견을 펼 때에는,
"너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만 이러이러한 면에서 내 의견은 이렇다"라고 말해야 하는 겁니다.

"너의 의견은 바보 병신의 의견이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조낸 똑똑한 사람들이니 바보 병신인 너는 저쪽 가서 놀거라"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오유 유저들의 대다수가 특정 방향으로 편중돼 있다고 할지라도,
오유는 유머사이트지 특정 정당 홈페이지가 아니란 겁니다.
다수와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을 쫓아낼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정 그런 사람들이 보기 싫으면 본인이 떠나시면 됩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거라구요.
절이 싫다고 해서 중이 그 절을 허물고 거기다가 나이트를 지어서야 되겠습니까?

제목 : XX보거라
내용 한줄요약 : 너 꺼져
이런 글이 추천받고 베스트까지 가 있길래 답답해서 끄적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