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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ㅍㅇ
게시물ID : databox_385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청새치.
추천 : 0
조회수 : 16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8/13 14:07:02
[모두 함께 부르라]

잡초도 시들어간 황무지를 가라 엎어
황금물결 무수히 일렁이게 하리라
금성도 뜨다말은 신새벽에 일어나서
허연 눈길에 첫 발을 내딛으리라
그리고 머뭇거리는 사람들 앞에 나아가
두 팔 벌려 가장 먼저 부르리라
그리하여 머뭇거리는 사람들마저
모두 함께 부르라


[광견]

미친개가 날뛰고 있는데
몽둥이가 서까래뿐인지라
귀 막고 고개 숙일 수밖에
미친 개가 날뛰고 있는데…….


[주인 없는 소포]

아름드리 하늘다리
미리내를 건너님아
가시는길 차시거든
향연으로 옷 한 벌 지으소서


[압록강]

고요한 저 강은 몇이나 삼켰는가
황해는 필시 붉으라
강 건너 묶인 개는 얼마나 자유로운가?
아! 돌 던지면 다을듯만 하거늘


[장작]

석양에 물든 종이를 찬찬히 읽어보니,
차라리 이면지로 쓰고 싶어라.
팬으로 팬 장작은 얼마나 잘 탈탠가?
오마니, 오늘밤도 뜨숩겠습디다.


[세계적인 일상]

투데이의 에프터눈은 무척이나 써니하오.
위키엔드의 웨더도 이러하다면
파크로 테이크 어 워크를 하갯소.
혹여 전주의 코리안 하우스 빌리지에 간다면
시나몬 브래드를 먹어보시오. 허나,
계피빵은 좀 리디큘러스한 맛이 나오.
혹시 당신의 토익점수를 들어도 되겠소?
웁스, 월드 피플로서 부끄럽소.
그냥 찰스라고 불러도 되겠소?
당신도 새종 때문에 고생이 많소.


[벽 그늘에]

저기가는 나그네 나의 눈길을 끄네
그 이름은 박근혜 대통령을 꿈꾸네
시민들을 갈구네 근현대사를 바꾸네
지적하면 발끈해 내 맘에 말뚝을 박은애
모두의 희망을 밟은애 오직 거짓말에만 밝은애
내 이두박근에 실린 발군의 라임을봐 그래


[연필]

연필을 갈대로 만들탠가
바람불어 휘어지느니
부러지는 나무로 만들라
굽은 연필, 살인밖에 더 하겠소?


[밤의 여행]

오늘은 날이 더워 오픈카가 좋겠소
이불은 장롱에 두시오.
안경은 놔두시오. 그곳은
원한다면 모두가 볼 수 있소
여비도 두고 가시오. 단지
상상력만 좀 챙기시오
가서 보고픈 얼굴도 보시오
하늘도 날아보시오
허나, 기념품은
추억만 챙겨오시오.


[흐른 강물을 위한 18번째 오중주]

바이올린이 앏게 흐니끼오.
그 라단조의 통곡은 먹먹하오.
그때, 큰 북이 다른 악기를 깨우는듯 하오.
모두 깨어 제각기 울부짖소만,
한치의 불협화음도 없소. 한(恨)이 목동처럼
그들을 이끄는것 같소. 점차 울림이 고조되고
7음이 불꽃처럼 아른거리오. 기묘하오
점차 큰 북이 빨라지오. 부채질을 하는것 같소
순식간에 화염에 휩쌓이오. 허나
다시 사그러드는 불꽃처럼 악기가
모든걸 쥐어 짜내고 있소. 그 아우성은
이루 말할데 없이 애절하오.
다시금 타오르오 봉화처럼 타오르오
마침내 모든걸 불사지르고는
그들은 침묵을 연주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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