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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 기념] 술 마시고 똘짓한 ssuls,
게시물ID : humorstory_3862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수없다,
추천 : 5
조회수 : 74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18 22:41:03
 
 
 
 
 
  1.
  몇 년 전, 형을 만났을 때다,
  때는 3월 말 무렵,
 
  일산 호수공원에 있는 내 지정석이라 우기는 곳에서 술을 마셨다,
  발밑이 바로 호수였는데
  형과 철학 얘기를 하는 와중에 존재, 존재자 뭐 이런 얘기들을 하다
  이것들을 합일시키려면 어째야 하나?라는 얘기를 하며 조용히 점퍼와 신발을 벗었다,
 
  조용히 호수로 풍덩,
  형은 놀라고 나는 오필리어 삘에 빙의돼 이왕 빠진 거 조금 더 즐겨보고 싶었다,
  수영도 하고, 둥둥 떠있기도 해보고,
 
  나올 때는 형 혼자 건져내지를 못해 지나가던 장정 둘이 "도와드릴까요?"라며 나를 건져냈다,
 
  나중에 형한테 혼났다,
 
  "야, 네가 아무리 너를 남동생으로 본다지만 어떻게 남자 둘이 도와주냐 하는데 바로 '네'하냐!"라고,
 
  그 상황에서는 네,라 하는 게 맞는데 왜?
  뭐가 잘못됐다고?
 
  하여튼 추워 뒈질 뻔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언젠가 영등포에서 술을 마셨을 때다,
  영등포를 많이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다녔는데 하늘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문득 영등포의 하늘이 보고 싶어졌다,
 
  "아, 하늘이 보고 싶다."
 
  이 말을 남기고 나는 가던 길 위에 누워버렸다,
  전깃줄에 조각난 하늘들이 왠지 서글프다 못해 황량했다,
 
  3분 정도 흐른 뒤 동생 녀석이 말했다,
 
  "누나, 이제 그만 일어나지?"
 
  나는 힘 없는 한 마리 개가  되어 비칠비칠 일어나 집에 왔다, 흑,
 
 
 
 
 
 
 
 
  3.
  시월 중순이었다,
  여름 휴가도 미룬 채 일을 한 뒤 뒤늦은 휴가를 떠났다,
  자연과의 합일을 바라는 나는 바닷가에서 술을 마시며 파도소리, 파도의 화려한 퍼포먼스, 별들의 속삭임을 듣고. 보고, 느끼다 자연과의 합일을 결심했다,
 
  조용히 옷을 벗고 알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알몸의, 날것(生)의 나와 바다가 별들과 하늘이 만나던 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 뛰는,
 
 
 
 
 
 
 
 
  4.
  책사와 낮술을 마시곤 경포호수를 걸을 때였다,
  가을이었다,
  문득 편하게 하늘을 보고 싶었고 대지의 숨소리를 듣고 싶었다,
 
  길을 가다 책사를 불러세웠다,
  풀섶들의 노래를 가까이에서 듣고 싶다는 말을 한 뒤 누워버렸다,
  그런 나를 지켜보던 책사에게 누워 보라 했다,
 
  서서 보거나 앉아서 보는 것과 다르게 누워서 보게 되는 세상은 참 다르다며,
 
  그 이후 책사는 내게 그날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고 고마운 기억이라 했다,
 
  알면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도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아, 시발, 내가 군주를 잘못 선택했어, 광년이는 상대하는 게 아닌데'라는 깊은 빡침과 깨달음이었을 듯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
  말했듯이 나는 여성용 슈즈를 별로 안 좋아한다,
  발이 미칠 듯이 아프기 때문이다,
  한겨울에 힐 신고 다니는 여성분들을 보면 '대단, 대단' 이 생각밖에 안 든다,
  나는 힐이 무섭다,
  아무것도 없는 평지에서도 발목을 잘 접지르는데 힐을 신으면 발목이 부러질지도 모르겠지만
  무엇보다 발이 너무 아파서 싫다,
 
  한 번은 오래 전 애인이었던 애가 있었는데
  그냥 지인으로만 지내다 사귀기로 했던 애가 있었다,
  아픈 것도 참을 수 있을 만큼 나는 더위를 싫어 한다,
 
  더워서 단화 대신 샌들을 사서 처음 신었을 때였다,
  나도 여자니까 시원하면서도 조금은 여성적이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기에 샌들을 신었지만 결과는..... 아오.... 흑,
 
 
  발이 아프다 못해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결국 터져버리고 아픔은 참을 수가 없고, 
  결국 강남역 일대를 양손에 샌들 하나씩 들고 맨발로 돌아다녔다,
 
  "야, 유리조각 있으면 어쩌려고?"
  "유리조각이 수만 개 박힌 듯한 아픔을 유리조각 몇 개 때문에 참아야 하냐?"
 
  나는 무모한 것인지 생각이 없는 것인지,
 
 
 
 
 
 
 
 
  6.
  알던 여자애들 중에 공주병이 심각한 애가 있었다,
  중증장애라 일컫고 싶을 만큼 심각했다,
  어느 날인가 술을 마시다 자기 애인에게 너무 함부로 대하는 모습에 그동안 참아왔던 화를 참지 못해 말하고 말았다,
 
  "야, 네가 공주냐?"
  "당연하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리 엄마 아빠의 공주지."
 
  진짜 한 대 패주고 싶었는데 그럴 가치가 없다고 판단,
 
  "그런 공주가 얼마나 왕자들이 안 놀아주면 하인이랑 노냐? 네가 공주 대접 받고픈 건 알겠지만 네 애인을 하인으로 만들지 마라. 공주는 왕자를 만나고, 왕비는 왕을 만나는 거다. 이 말이 뭔지 아냐? 넌 그냥 하녀라는 말이다. 명심해라."
 
  이 말을 한 뒤 벙쪄 있는 그 친구를 두고 테이블 위에 술값을 던져 놓고 나왔다,
 
  아오~!!! 할 말 못하면 속 터지는 인간인데 완전 통쾌 상쾌 유쾌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생각 같아서는 얼굴에 뿌려버리고 싶었는데, 그러면 자존감 상실하게 되고 더 삐뚤어질까봐 그러지 못한 게 조금 아쉽지만 잘 참았다 생각함, ㅋ]
 
 
 
 
 
 
 
  하아, 문제는 이제 나이가 있어서인가 똘짓도 잘 안하게 된다는 게 유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찮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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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술 안 마시고 한 똘짓들도 많아요,
  말투 거슬렸다면 죄송하고, 내가 원래 쓰던 형태로 편하게 썼음을 널리 헤아려주시기를 부탁드릴게요, (__)
 
  더 많지만 더 쓰면 지겨울 듯도 하고 맨붕 오실 듯해서 요기까지만 할게요,
  아힝하잉,
  베오베 보내주셔서 고마워요~ 헤헤,
 
  사실 베오베 가서 좋다기보다는 다양한 의견들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나도 사람인지라 생각의 폭이나 깊이의 한계는 분명 있을 수밖에 없는데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아, 이런 경우도 있겠구나' 이런 것들을 새삼 다시 알게 되거나 '오오오옹~' 이런 것도 있고 해서 고맙다는 인사 남겨요,
 
  추신 : 김멍충이 님, 죄송해 하지 않으셔도 돼요, 나 상처받을까봐 흑기사 해준 거잖아요, ㅎㅎㅎㅎㅎㅎ
           고마워요, 얼굴도 모르는 오크 누나 흑기사 해줘서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
 
 
 
  추신 #2 : 000철학 같은 인간, 또 눈에 밟히면 자존감 박멸시켜주겠음, ㅋ
               왜 펜이 칼보다 무서운가를 알게 되는 '체험, 삶의 현장' 한 번 찍어보죠, 뭐, ㅎㅎㅎㅎㅎㅎㅎ
               [아, 박멸시킬 자존감은 없고 개나 줘버려도 되는 자존심만 있는 건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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