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언니는 친구들이 그 골목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자 친구들한테 삐져서 그래라 이 겁쟁이들아!저기가 뭐 어떻다고! 하고 소리지르고 친구들이 뭐라뭐라 소리치는 것을 무시하고 그대로 골목길을 들어갔답니다. 친구들이 소리치는게 들리지 않을 때까지, 보이지도 않을 때까지 하늘로 이어져있을것 같은 끝없는 골목을 굽이굽이 올라갔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 새 자신이 어딘지도 모를 곳에 와 있었답니다.
핸드폰을 켜보니 무음모드로 해놔서 눈치 못채선지 부재중 전화는 8통 문자는 20통이 와 있었답니다. 시간을 보니 통금시간에 가까워져 있고 말이죠 . 그래서 언니는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고 흉하게 깨어진 돌계단을 조심히 밟으며 내려왔답니다. 말라붙은 토사물, 여기저기서 나는 고양이 소리를 무시하며 자신을 위로하며 내려 왔답니다.
그런데 언니는 한가지 이상한 점을 느꼈답니다.
야옹 야옹 니야옹 고양이 소리는 많은데 아까부터 조금도 다르지 않은 똑같은 한 야옹소리가 비슷한 거리에서 계속 들리던거랍니다.
야옹 언니는 휴대폰을 보며 고양이 소리를 모른척했습니다
야옹 휴대폰에 왔던 문자들을 하나하나 확인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야옹 미안해...ㅇㅇ아 그러니까 어서와!
야옹 야 그거 하나 가지고 삐치는게 어딨냐!ㅋㅋㅋ 거긴 울엄마가 가면 다리를 분질러 버린댔단 말이야 ㅋㅋㅋ
야옹 야...거기 소문 못들었냐 이 가스나얔ㅋㅋ 어서나와 그만 삐치곸ㅋ
골목한 귀퉁이에서 나는 야옹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언니는 계단위에 멈춰서서 열심히 왔던 문자들을 읽었습니다.
야 진짜 모르냐 니?
어서 좀 나와!!
기다리기도 지친다 이년아ㅡㅡ
계속 언니의 삐침을 타박하는 문자가 이어지고 언니는 문자를 계속 읽어 나갔습니다
야 전화좀 받아!!제발!! 야 거기 미친년 있다고!!!이 미친년아!!!
이 문자에까지 도달하자 언니는 너무 무서워서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답니다.
아까 들린 계속들린 고양이 소리가 실은 사람의 목소리라는 걸 대략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