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머래도 전체 구성을 보면 정환이가 주인공이고 덕선과의 러브씬도 더 찰지고 감동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남자 주인공 중에 정환이의 방송 분량이 제일 많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환이가 메인 남자주인공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정환이와 덕선이가 결혼해야 마땅한 것일까?
내 생각에 그것은 매우 잔인하지 않나 싶다. 택이 같은 상대적으로 좀 덜 비중 있었던 사람은 늘 주변을 맴돌던 타자로서 주인공의 들러리만 되어야 하는가? 나는 그것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된다. 곧 이런 모습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승자독식 구조의 정치 구조와 사회 구조가 소수기득권자들의 유익만을 위해 돌아가는 것과 다를바 없어 보인다. 기업총수는 90%를 가져가되 나머지 10%를 100명의 직원들이 근근히 나눠 먹는 구조가 합당하다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런 구조가 하물며 드라마에까지 그대로 투영되어 메인 주인공만 해피엔딩이면(나머지는 다 어찌되든 상관없이) 만족할 만한 결말이라고 해야할까?
여기 오유 유저들을 봐도 거의 8 : 2 정도로 정환이가 덕선의 짝이어야지 않느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나는 이 부분이 염려된다. 냉철한 지성의 오유 유저들마저 나도 모르게 기득권의 논리와 다를바 없이 편승해 나간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말이다.
물론 정환이가 안스럽긴 하다. 그러나 항상 주인공이 다 먹는 걸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은 더 무서운 일 아닐까? . 그래서 나는 메인 주인공을 가차없이 버려버린 작가의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