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사람사는 냄새가 많이 풍겨 그것이 좋아 작년부터 고게를 주 게시판으로 하여 눌러앉게 되었습니다.
글도 고게에만 올리고, 댓글도 고게에만 달고, 추천도 고게글에다만 추천하고 그냥 그것이 마냥 즐거웠었네요.
근데 수많은 댓글을 달다보니, 또 다른 댓글을 쓸 때마다 자꾸 생각하게 되더랍디다.
내가 쓰는 이 글이 글쓴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내가 제시한 방안이 되려 악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등 어느순간부턴가 댓글을 달기 전에 항상 깊이 생각하고 본문을 한 번 더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고게를 하면서 가장 많이 본 댓글은
"힘내세요"
였습니다.
가끔 둘러보면 응원해달라는 고민글들이 참 많이 올라옵니다. 그 글들을 읽으면 그냥 응원해달라고 하고, 정이 많은 몇몇 분들은 추천을 아낌없이 주고요.
근데 어느순간부터 그것이 꺼려지더라구요. 아니, 꺼려진다기보다는 "힘내세요"라고 댓글을 달 때마다 자꾸 무력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단지 글쓴 사람이 겪는 노고에 쉽게 달리는 댓글이 점점 스스로 용납을 할 수 없어서라고 해야되나?
그러다보니 점점 비교적 가볍게 여겨지는 글들만 찾거나, 댓글의 길이가 점점 짧아진다거나, 아니면 다른 게시판으로 이사하다시피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아픔이 무거운 만큼 도움이 되는 댓글을 달 수 없다고 느껴서 그런 걸까요?
가장 쉬이 올렸던 댓글들이 이제는 점점 어려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