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의 팩트주의는 정말 위험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너무나도 강력하고, 너무나도 간편하고, 너무나도 쉽게 우리에게 침투하기 때문에...

팩트주의를 벗어던질 수 있을때 일베를 웃으면서 어린아이 상대하듯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절대적인 팩트가 존재하는가?

일베의 팩트주의의 밑바닥에는 '절대적인 팩트가 있다' 라는 것이 있습니다. 즉 '절대선, 절대악'이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절대적인 팩트가 존재할까요?

예를 들어 조선시대때는 계급사회가 팩트였습니다.

만약 '인간은 평등해' 라고 하면 조선시대 베충이는 그러겠지요

'팩트가져와봐' '어라 이거 팩트 아니잖아. 인간은 평등하지 않은데? ㅉㅉ 좌빨들'

(조선시대에도 베충이는 좌빨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저들이 팩트를 요구하는 것은 '진실'을 달라는게 아닙니다.

그냥 '너 나랑 같은 생각하고 있니?' 라는 것을 '팩트 가져와봐' 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베충이가 '팩트가져와봐 ㅋㅋㅋ' 라고 할때 팩트로 대응하는건 베충이의 프레임에 말리는 것입니다.

2. 한마디로 끝나버리는 팩트주의

토론이란것은 서로가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하면서 이야기가 오고가고 해야 합니다.

그런데 베충이는 조금 이야기가 길어지려고 하면 한마디 하지요.

'팩트 제시하셈'

이것은 그냥 이야기 하기 싫다는 것입니다.

여자친구가 '나 오늘은 집에 들어가기 싫은데...' 라는 말이 '나 집에 들어가기 싫어. 그냥 그뿐이야' 라는 의미가 아니잖아요.

베충이가 '팩트 제시하셈' 이라고 하는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나 이야기 하기 싫어' 라고 하면 왠지 쪽팔리고 자기가 진 것 같아 보이니까 '팩트 제시하셈' 이라고 고상하고 뭔가 있어보이는 이 말을 쓰는 것이지요. 그래서 상대가 팩트를 못가져다주면 'ㅉㅉ 근거도 없는 좌좀들' 이라면서 토론 끝내면 되고, 팩트를 가져다주면 'ㅉㅉ 날조된 것이나 팩트로 삼는 좌좀들' 이라면서 토론 끝내면 되니까요.

그런데 무서운건...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건 상대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세계에 빠져 살겠다는 것이지요. 이게 무서운 것이지요.

이런 태도는 상대에게는 별 피해를 안입히지만 자기자신을 파괴하는 행동인데...

뭐 그건 자기가 선택할 일이고

만약 베충이가 '팩트 제시하셈'이라고 하면

'어휴 발리니까 토론하기 싫구나? 힘들었지?' 라면서 그냥 이야기 끊어주는게 서로에게 좋을 것입니다.

3. (자칭)진보세력들까지도 홀려버리는 팩트주의

뭐 팩트주의가 어쨋던지 저쨌던지 그건 둘째고

가장 무서운것은 베충이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자칭)진보세력까지도 그 프레임에 휘말린다는 것입니다.

프레임이란 것은 홈그라운드입니다.

우리가 상대를 공격할때, 상대의 홈그라운드에 가서 싸우는건 미친짓이잖아요?

상대를 오히려 우리 홈그라운드로 데려와도 힘든데, 상대의 홈그라운드에서 싸우는건 자살행위인데...

일베는 '팩트주의'라는 프레임으로 공격을 하였고, 이것이 (자칭)진보세력들에게 먹혔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이야기할때 '어 근데 팩트 없는건 위험하지 않아?'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베충이가 팩트 제시하라고 하기 전에, 이미 우리는 팩트를 가지고 움직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되었을때, 어느 선지자가 나타나서 '국민들이여, 노무현 탄핵을 반대하라!' 라고 해서 우리가 노무현 탄핵을 반대했나요? 개개인이 여러 정보를 찾고 팩트들을 찾고 판단한 결과 '어라? 이건 아니잖아?' 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노무현 탄핵을 반대했던 겁니다.

그러나 기득권은 이렇게 생각하지요.

'우매한 국민들이 저렇게 판단할 능력이 있다고? 말도안돼. 저건 누군가가 선동했을 것이야!'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배후세력을 찾아내려고 맨날 지랄지랄 해대는 것이지요.

뭐 존재하지 않는 배후세력을 찾아봤자 뭐합니까... 굳이 배후세력이라고 한다면 '뇌'가 배후세력이겠네요. 인간들이 뇌를 배후세력으로 지정하고 잡아가세요.

우리는 나름대로 팩트를 찾고 그것에 근거해서 여러 의견을 냅니다.

간혹 팩트는 좀 부족하지만 훌륭한 생각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팩트주의에 들어가게 되면? 이런 생각은 사라지게 됩니다.

팩트주의는 현대판 검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검열이 존재하면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없습니다. 자유로운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검열에 대해서는 크게 외치면서, (자칭)진보세력들이 스스로 팩트주의에 휘둘리는것은... 참... 씁쓸합니다.

4. 결론

팩트주의는 위험하니까

베충이가 왜 팩트를 말하는지 알고, 거기에 알맞게 비웃어 줄때

베충이들은 '어라? 쟤내가 미쳤나 내 공격이 하나도 안먹히네? 어떻게하지?' 라며 두려워 할 것입니다